[작심312일차] 내 얘기

by 김연필

#1

술에 취해 기억을 잃는 날이 많아졌다. 심지어 기억나지 않는 시간도 길어졌다. 술을 습관처럼 마시고 있다. 제대로 고장났지싶다.


#2

이틀간 24시간을 넘게 잤음에도 불구하고 피곤이 쓰나미처럼 계속 밀려온다. 담배 한 개피, 술 한 잔이라도 몸에 넣으면 그 순간 피곤이 온몸을 뒤덮는다. 숨을 쉴때 등 전체가 쑤시고, 음식을 조금만 먹어도 가슴이 답답하고 호흡이 거칠어진다. 수시로 심호흡을 해보지만 등만 더 쑤실뿐이다. 암 따위에 걸린건 아닌가 싶다.


#3

무섭지는 않다. 이대로 삶이 끝나도 괜찮다. 다만, 기왕에 끝날 삶이라면 끝이 언제인지는 알고 싶다. 남은 시간을 더 욕망하며 살고 싶다. 후회 없는 욕망을 추구하고 싶다.


#4

어느날 내가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면, 슬퍼하지 마. 끝까지 모른척 해야해. 지금까지 그랬던것 처럼 계속 그래야만해.


#5

그래, 몸도 마음도 머리도 고장났다.


#6

슬픔을, 아픔을, 어둠을 노래하라.


#7

이렇게 혼자 계속 있어도

너는 연락조차 없을 것이야.

나는 그렇게 철저히 혼자인게야.

나만 혼자인게야.


#8

기대같은거 이제 하지 않아.

아무도 믿지 않을거야.

나조차도 믿지 않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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