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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펜크래프트 Jun 03. 2024

그러나 아름다운, 몽블랑 아가사 크리스티 만년필

저는 현재 몽블랑 만년필은 다섯 자루만 가지고 있어요. 사실 좀 더 있었는데 만년필이 너무 많으니 자주 써주지 못해 잉크가 안에서 말라붙더라고요. 자주자주 순번을 정해서 돌려가며 억지로 쓰는 것도 뭐하는 짓인가 싶었어요. 현타 와서 몇 자루 방출하고 현재 남아 있는 녀석들이랍니다.

가장 좌측 펜부터 하나씩 리뷰해볼까 해요. 먼저 나올 만년필은 몽블랑 작가 시리즈 한정판 아가사 크리스티입니다. 이 만년필은 저와 태어난 해가 같고 저의 태몽이 뱀인데 뱀을 두른 만년필이라 '이건 운명이야!' 했던 펜이에요. 이베이를 할 줄 모를 땐 국내에 나올 중고를 목이 빠지게 기다렸었는데 이베이 하는 법을 알고 나서는 새 제품을 비싸게 주고 구매했어요. 불안한 중고보다는 안전한 신품이 낫다 생각하거든요. 아주 깨끗한 상태의 펜을 받으니 기분이 매우 좋더라고요.




몽블랑은 1992년부터 작가 시리즈 만년필을 출시했는데 아가사 크리스티 만년필은 1993년에 출시된 시리즈예요. 아가사 크리스티 만년필은 아주 클래식하고 심플하게 생겼어요. 1920년대 몽블랑의 초기 디자인을 복각한 형태라 그래요. 



뱀이 캡을 감고 있는 형태의 클립 장식이에요. 아가사 크리스티는 많이들 아시는 것처럼 추리소설을 많이 출간한 작가죠. 작품 대부분에 독살이 들어 있어 장식으로 뱀을 사용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뇌피셜이에요.

이런 클립을 몽블랑 매장 가서 최근에 보셨다고요? 아마 그건 아가사의 디자인 컨셉을 복각한 루즈앤느와 만년필일 거예요. 아가사 크리스티가 몽블랑 146에 대응하는 크기(파커로 따지면 듀오폴드 센테니얼, 펠리칸은 m800)라면 루즈앤느와는 그보다 훨씬 가늘답니다. 몽블랑 145정도 느낌이에요. 같은 펜인줄 알고 구매하시면 낭패를 볼 수도 있으니 주의하세요.



몽블랑 아가사 크리스티 만년필 클립 속 뱀의 두 눈은 루비 보석입니다.


아가사 크리스티 한정판 만년필인 만큼 작가의 서명이 당연한 듯 있어요. 캡에 있는 뱀은 925가 써있는 걸 보면 알 수 있듯 스털링 실버 재질로 되어 있습니다.

스털링 실버(sterling silver)는 925 실버(925 silver) 또는 925 S 라고도 불리기도 한다. 이 92.5%, 다른 금속(일반적으로 구리를 사용함) 7.5%가 함유된  합금이다.

순은(Fine silver)에 비하여 강한 스털링 실버는 주로 귀금속 및 액세서리, 등에 사용되고 있다. ( 출처 : 위키백과 한국어 )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몽블랑이 아가사 크리스티 만년필을 3만 자루 생산하려 했는데 2만 자루 정도 생산했다고 합니다. 제 펜은 17689번째 생산된 펜인가봐요.

버메일이라고 은장 말고 금장 아가사 크리스티 만년필도 있는데 그 제품은 상위 버전으로 4810자루(몽블랑 산의 높이)만 생산 되었어요.



잉크를 채우는 노브 부분에는 헛돌지 말라고 그런 건지 세로로 홈이 파여 있어 잉크를 충전하기 위해 돌릴 때 아주 편합니다. 요즘엔 왜 이런 센스를 보여주지 않는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노브 아래쪽에 중결링이 하나 있어 아름다운 미감을 전달해줍니다.


닙에는 몽블랑, 750, 18K라는 글자가 음각되어 있어요. 가운데는 칭칭 감은 뱀 하나가 혀를 낼름거리는 것처럼 각인되어 있고요. 뱀의 혀에서 나오는 독 같은 느낌이 들 수 있도록 동백문구점 제비꽃 만년필 잉크를 넣어 써요. 진한 보라색이랍니다. 독은 보통 채도가 낮은 연두색이나 보라색으로 표현되곤 하죠.





닙에는 몽블랑, 750, 18K라는 글자가 음각되어 있어요. 가운데는 칭칭 감은 뱀 하나가 혀를 낼름거리는 것처럼 각인되어 있고요. 뱀의 혀에서 나오는 독 같은 느낌이 들 수 있도록 동백문구점 제비꽃 만년필 잉크를 넣어 써요. 진한 보라색이랍니다. 독은 보통 채도가 낮은 연두색이나 보라색으로 표현되곤 하죠.





저의 트레이드 마크 구도로 지정하려고요. 캡과 같이 닙을 비스듬히 보여주는 구도 아주 마음에 듭니다.

폰으로 대충 찍은 사진이지만 잘 전달이 됐기를 바라며 다음 펜으로 다시 찾아올게요!

다음에 여유가 생기면 카메라를 이용해 꼼꼼히 새로 찍어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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