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차오름 Apr 25. 2023

나를 알기 위해 남을 알아야 한다

내 취향은 새콤달콤 과일향과 꽃향기가 버무려진 커피다. 그렇다고 항상 그런 커피를 원하지는 않는다. 모든 것엔 때가 있고, 모든 물건엔 용도가 있듯, 상황에 따라, 기분에 따라 다른 커피를 선택한다. 취향, 이라는 것은 보통의 경우에 선택하는 것이지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종종 가던 카페에 들렀다. 항상 산미 있는 커피를 주문하곤 했는데, 날씨 탓인지 묵직하고 쓴맛을 마시고 싶었다. 산미 있는 커피도 맛있었는데 묵직한 커피도 상당히 괜찮았다. 각 카페마다 잘하는 대표 음료 하나쯤 있기 마련이지만, 일반적으로 하나가 맛있으면 다른 음료도 맛있는 경우가 많다.  


다시 카페에서 일을 하면서는 다른 카페에 갈 일이 별로 없게 됐다. 바쁘기도 했고, 휴일엔 체력 충전을 위해 쉬는 날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매일 그냥 마실 수 있는 커피를 돈을 내고 먹는다는 사실이 아깝게 느껴졌다고나 할까? 커피를 해서 번 돈을 다시 커피를 마시기 위해 쓴다는 것이 이상하기도 하고. 물론 이런 생각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같은 업종의 다른 업체를 경험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즉, 내가 있는 곳의 커피만 마시면서 맛있다고 하는 것은 기준 없이 최고를 외치는 것과 같다. 나를 알기 위해 남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먼저 주변에 있는 카페를 다녀보기로 했다. 이 작은 투자는 궁극적으로는 나를 위한 것이다. 언젠가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자리에 있게 된다면, 지금의 경험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안되면 그냥 맛있는 커피 한 잔 마셨다고 생각하면 되고.


그나저나 이 집 커피 맛있다. 오늘은 출근 후에 커피를 마시지 않아도 되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가장 맛있는 커피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