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누크 님은 나중에 카페 하시려고 여기서 일하시는 거예요?"
함께 일하는 젊은 친구 한 명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모든 동료가 나보다 젊다. 많이) 쉽지 않은 대답일 거라 생각했는지 답을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서둘러 덧붙였다. 내 답은 즉각적이었다.
"아니요. 카페 하려고 하는 거 아니에요. 돈 벌려고 일하는 거예요."
잠깐 뜸을 들이고 한 마디를 더했다.
"언젠가는 글을 쓰고 싶고요."
나이를 먹고 바리스타로 들어와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아저씨의 모습이 그 젊은 친구의 눈에는 어떻게 보였을까? 카페를 창업하기 위한 경험이나 노하우를 쌓기 위해서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겠다. 그 친구의 질문이 나를 출발점으로 데려다 놓았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 물었다. '난 왜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것일까?'
커피가 좋아서? 물론 커피가 좋다. 커피를 내리고 마시는 것이 즐겁다. 하지만 그건 일이 아니어도 된다. 내가 카페에서 일하는 이유는, 아무리 생각해도 돈을 벌기 위해서다. 돈을 벌기 위한 방법은 많지만 카페에서 바리스타로 일하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잘하는 일 중에 하나이기 때문이다.
소설가 장강명 씨가 직업의 기준에 대해 이야기한 걸 들었다. 첫째는 생계유지가 되어야 하고, 둘째는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했다. 내가 지금 하는 일이 이 두 가지 기준에는 부합하는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직업은 그릇과 같은 것이어서 자신을 담을 수 있어야 한다고 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여전히 고민이 있다. 카페, 그리고 커피라는 것이 나를 담을 수 있는 그릇인가? 그 말은 내가 이것을 '정말로' 좋아하는가? 내가 하는 일에 가치를 둘 수 있는가? 하는 부분과 연결이 되는 것 같다.
하지 않아서 모르는 것과 해봤는데 '이건 아니네'라고 아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지금 난 그 세 번째 기준을 알아가는 길 위에 있다. 그래서 오늘도 카페로 일하러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