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페넬로페 Jul 31. 2023

나의 ‘때’

오늘을 보내며

어쩌다 보니 우리는 그 ‘때’에 이를 때가 있어요. 어쩌다가 찾아오는 것이라 갑작스럽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우리는 그 ‘때’를 경험하며 인생의 다음 챕터로 넘어가는 것이겠죠. 우리가 수필이나 위인전기를 읽는 이유도 그들이 겪은 다른 ‘때’를 알아내고 우리의 ‘때’를 준비하려는 게 아닌가 싶어요. 우리가 일상에서 누군가의 슬픔을 보며 나의 슬픔을 준비하기도 하고 누군가의 성공을 보면서 나의 미래를 준비하는 것처럼 말이에요. 그래서 나름대로 준비된 누군가들은 갑작스러운 그 ‘때’를 침착하게 마주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당황스러운 ‘때’라는 것은 다양한 것들의 ’ 때‘가 동시에 오는 것이 아닐런지요. 신이 내 인생을 가지고 장난을 치는 것도 아니고, 슬픈 일, 기쁜 일, 도전의 기회, 고통 등을 동시에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죠. 이럴 때 모든 상황에서 느껴지는 감정을 동시에 표출하거나 움직여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데…


안타깝게도 보통의 경우 슬픔이 모든 감정을 이겨내고 사람의 감정을 잠식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다 똑같지 않다면 다행이라고 하겠지만 적어도 저의 경우 슬픔이 모든 것을 승리해 버려 큰일입니다.


플로라가 병마와 싸우면서 스테로이드 주사를 30분만 늦게 맞아도 동공이 풀리는 걸 보면서… 눈물이 멈추지 않는 저를 발견할 때가 그렇습니다. 울지 않는데 눈물이 흐르니 슬픔이 제 감정을 다 가둬버린거겠죠. 동시에 이제 막 말을 시작한 제 아들은 갑작스럽게 문장으로 된 말을 하며 옆에서 웃기도 하고 저와 대화를 시작합니다. 그저께는 계속 눈물이 흐르는 제게 23개월 아들이 다가와 ‘엄마 울어?’라고 하는데 제가 느끼는 감정은 기쁨이었었나요… 아니면 슬픔이었을까요.


한 공간에서 함께 살아내는 우리가 서로 다른 때를 경험하는 게 또 다른 슬픔입니다. 무슨 병이라도 걸린 것처럼 플로라만 보면 자동적으로 흐르는 눈물이 자의적으로 멈추지 않습니다. 그래서 솔이는 잠시 시댁으로 보내졌는데요. 솔이는 그 안에서 또 어떤 때를 경험하게 될까요. 주말동인 감정을 조금 추스르면 제가 경험하는 슬픔의 때도 조금은 성숙해져 동시에 찾아온 모든 때를 현명하게 처리할 수 있을까요?


어쩌다가 갑자기 마주한 이 ‘때’는 또 언제쯤 지나가게 되는 걸까요.







작가의 이전글 나와 그녀의 시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