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글게]

보통의 삶

by Pengtree

둥글게.

"둥글게 둥글게 살아라. 내 손주"

할머니께서는 늘 어린 손자에게 이렇게 말씀해 주셨다.

그 말은 내면 깊숙한 나만의 공간에서 내 삶의 길잡이였는지 모른다.

어쩌면 나와 아버지를 키워보신바 그 누구보다 우리를 잘 아시는 할머니의 선견지명 일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삶의 결정적인 순간에 '둥글게'를 떠올린다.

참는다. 인내한다. 좋은 관계를 유지시킨다.

또는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인가.


절제와 단단함.

행동에 대한 절제는 보통의 삶과 지속 가능한 생활력을 키워주웠고, 지금의 보통 삶을 이끌었다.

어린 나이에는 기질이 꽤 다혈질에 급하고 날카로웠다.

그것들은 삶의 고통과 아픔들을 재료로 대장장이의 망치질처럼 끊임없이 제련되어 깎이고, 평평해졌다.

그리고 곧 단단해졌다.

단단함은 무조건적인 이해와 수렴이 아니다.

조직과 사회의 불공정함과 불합리는 보통의 삶을 살고자 하는 자그마한 꿈을 쉽게 흔들었다.

이때 단단함은 지금 당장의 고통과 서글픔이 있을지라도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고,

올곧지 않은 사회 권력자를 생각 없이 추종하지 않고 그릇됨을 거절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하였다.

그것이 곧 보통의 삶이라고 또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무와 유.

부족함(無)를 지향하며 가짐(有)를 최소화하는 보통의 삶을 살도록 모두는 노력해야 한다.

유(有)의 힘은 곧 무(無)에서 표현되기에 무 안에서 유는 내 것과 네 것이라는 선을 만든다.

그 선이 탐욕과 불균형을 만들어 서로 간의 불편함과 불행의 시작을 알린다.

그래서 무(無)의 추구는 곧 변혁된 삶의 평온함을 이끈다.

보통의 삶은 개개인이 무를 지향하여 '부족하지만 행복함'이라는 가치를 만들어 낸다.


보통의 삶.

보통의 삶 지향은 서로를 둥글게 둥글게 살 수 있게 하는 상호 간의 힘이 될 것이고,

사회의 불공정을 공동의 힘으로 이겨낼 수 있을까라는 상념을 정리하여 줄 것이다.

태어나서 무, 살면서 유, 죽고 나서 다시 무로 돌아가는 순리는,

가지지 않았을 땐 행복, 가지기 시작하면서 고통, 모든 걸 내려놓고 떠날 땐 평온이라는 진리로 승화된다.


다시 둥글게.

그 오래전 나의 할머니는

몸소 경험으로 진리를 깨닫고,

나의 아버지에게 그리고 또 나에게

둥글게 둥글게 살라고 하신 것이다.


인생이 고통이라면,

그것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은

살면서 무리하게 가지려 하지 말고, 나누는 삶으로

즉, 보통의 삶을 지향하면서 사는 것.



*빚은 조각 : '할머니', '올바른 선택', '그릇됨'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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