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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용선 Feb 21. 2022

원시 기독교회의 모습

- 사도행전으로 추측할 수 있는 초대교회

 로마의 국교가 되기 전의 기독교를 초대교회 또는 원시 기독교라고 부릅니다. 교회의 성격에 입각해 사도교회라 부를 수도 있겠지만, 이 용어는 자칫 아르메니아 정교회와 혼동을 가져올 수 있어 피하겠습니다. 원시 기독교회의 모습이 묘사된 문서는 거의 없으며 복음사가이자 전기작가인 루카(Luke)가 집필한 루카복음과 사도행전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안식일 전날 처형당한 예수의 시신을 수습한 사람은 공회의원 요셉이라는 사람이었는데, 갈릴리에서부터 예수와 함께 온 막달라 마리아, 야고보의 모친 마리아, 요안나 등의 여성들이 그를 따라가 무덤의 위치를 확인하고 향료, 향유 등 장례비품을 준비합니다. 안식일이 지난 다음날, 이 여성들이 무덤에 갔을 때는 예수의 시신이 사라진 뒤였습니다. 무덤에 남아 있던 천사들에게 예수의 부활 소식을 접한 여성들은 이 소식을 베드로 등 다른 제자들에게 전합니다.

 예수는 이후 베드로, 요한, 야고보, 토마 등 남자 사도들에게도 나타나 자신이 새로운 육체로 부활했음을 확인시킨 뒤에 40일 동안 그들과 함께 활동하시고 나서 다음과 같은 말씀을 남기고 승천합니다.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의 끝까지 이르도록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

  참고로 유대인에게는 에녹(창 5:24)과 엘리야(열하 2:11)의 승천 전설이 있었습니다. 에녹은 하느님과 평생 동행하던 사람이었고, 엘리야는 하느님께서 바알을 숭배한 북왕국 아합 왕과 그의 아내 이세벨을 준엄히 벌할 때 크게 들어 쓰신 선지자입니다. 이세벨은 하느님의 예언자들을 학살한 악녀입니다. 루카는 승천 장면 묘사에서 예수의 재림을 언급합니다. 

  "여러분 가운데서 하늘로 올려지신 이 예수님은 하늘로 가심을 본 그대로 오실 겁니다."

  군중은 예루살렘으로 돌아와 조직을 정비합니다. 베드로, 요한, 야고보, 안드레, 빌립, 토마, 바돌로매, 마태, 야고보(알패오의 아들), 시몬(열혈당원), 유다(야고보의 아들) 등이 거기 있었고,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와 여자 사도들과 예수의 동생들도 함께 있었습니다. 배신하고 자살한 이스가리옷 유다를 대신해서 12사도의 빈 자리를 맡을 사람으로 맛디아가 선출됩니다. 그리고 며칠 뒤 오순절에 마르크의 다락방에 모였을 때 초대교회의 시작이라고 할 만한 큰 사건이 벌어집니다.


  다락방에 모여 기도하는 군중에게 성령이 강림합니다. 하늘로부터 홀연히 급하고 강한 바람 같은 소리가 나더니 그들이 앉은 온 집에 하느님이 기운이 가득하며 마치 불의 혀처럼 갈라지는 것들이 각 사람에게 하나씩 임합니다. "나는 너희에게 물로 세례를 주거니와 이분은 불과 성령으로 세례를 주실 것이다." 세례자 요한의 예언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모인 사람들이 성령의 힘으로 타국의 언어로 기도하는 신비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오순절을 지내기 위해 예루살렘에 모인 많은 사람들이 이 사건을 목격하고 당혹스러워할 때, 베드로가 일어나 예수의 부활과 성령의 강림을 선포했습니다. 

  "예수는 여러분 건축자들이 버린 돌로서 집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습니다. 다른 이로써는 구원받을 수 없으니 천하인 가운데 구원받을 만한 다른 이름을 우리에게 주신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 자리에서 회개하고 물세례를 받은 사람이 3,000명이나 되었고, 그렇게 초대교회가 형성되었습니다. 믿는 사람들은 모든 물건을 함께 사용하고 사유재산을 처분하여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눠 썼습니다. 토지를 팔아 사도들에게 맡기는 부자가 있는가 하면, 그 와중에도 처분한 땅값 일부를 감춘 아나니아와 삽비라 부부 같은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때 사도 베드로는 공동재산이 되었다고 해서 남의 것이 되는 게 아니고 그 재산을 사용할 수 없게 되는 것도 아닌데 속였으니 사람을 속인 게 아니라 하느님을 속인 거라며 진노합니다. (심지어 두 사람은 죽습니다. 하느님이 죽였다기보다는 제풀에 죽습니다.) 사도들에게 표적이 따릅니다. 그들도 예수님처럼 기도로써 가난한 사람들의 병을 고치고 악령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자유로워지게 하는 등 이적을 행했습니다. 


  로마에 부역한 관리들과 종교 지도자들은 시기심이 가득해져 사도들을 감옥에 잡아 넣기에 이릅니다. 사도들이 감옥에 들어가자 하느님의 사자가 그들을 풀어주기도 합니다. 제사장들과 율법학자들은 예수를 지난날 대중을 선동하던 사람들과 같은 부류로 여겼습니다. 로마의 지배를 받는 이스라엘 군중에게는 독립운동 지도자들도 있었고 대중을 선동해 자신들의 이익을 취하던 자들도 있었겠지요. 사도들의 증언을 믿고 예수 그리스도를 구원의 주로 받드는 사람들이 빠른 속도로 불어났습니다. 사도들은 말씀을 전하는 역할에 집중하기 위해 교회를 관리하는 사람들을 엄선하기도 합니다. 이들은 스테판. 필립, 브로고로, 니가노르, 디몬, 바메나, 니골라 등으로 이들 가운데 스테판은 말씀을 전하다 성난 군중이 던진 돌에 맞아 기독교 사상 최초로 순교합니다. (루카는 그 순교현장에 훗날 바울로 개명하여 사도로서 맹활약할 사울이 있었다고 증언합니다.)


  예루살렘 교회에 본격적인 박해가 일고, 바리새파 사람인 사울은 사이비에 이단으로 보이는 그리스도인들을 체포하는 데 적극 협력합니다. 하지만 그는 다마스커스과 근처를 지날 때 하늘에서 빛이 내려오는 환시 속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접하며 이방인들에게 말씀을 전하는 사도로 부르심을 받습니다. 사울은 베드로를 비롯한 사도들과 만나 그들과 동료가 됩니다. 유대인은 이방인을 부정하게 여겨 대화하기조차 꺼려했고, 그리스도인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사울의 합류를 전후하여 사도들은 이방인을 향한 하느님의 뜻을 헤아리고 공식 회의를 열어 이방인 전도를 공식화합니다. 

  "하느님은 사람의 외양을 보지 아니하시고 각 나라에서 하느님을 경외하며 의를 행하는 사람은 다 받아들이시는 줄을 깨달았습니다."

  그리스도 교회는 지역을 중심으로 발전했습니다. 유대인 그리스도인은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모이고, 인근 지역인 데살로니카, 고린토, 안디옥, 골로새, 라오디게아, 에페소 등지에 교회가 생겨났습니다. 요한의 형제 야고보는 좀 이른 시기에 순교했고, 다른 사도들도 하나둘 로마의 칼날에 쓰러져갔습니다. 이방인을 위한 전도에서 활약한 주요 인물로는 바울 외에 바나바, 실라, 디모테, 마르크, 아폴로 등이 있습니다. 


  사도행전에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서기 66년부터 73년에는 유대독립전쟁이 있었습니다. 유대 지방은 아그리파의 통치 기간(서기 41년부터 44년)을 제외하고 로마의 직할지였습니다. 유일신 숭배자들인 유대인들은 그리스계 로마인들과 끊임없이 마찰을 일으켰습니다. 열심당원 곧 젤럿당은 예루살렘 성전을 통해 착취를 일삼던 제사장들을 암살하고 성전세 명목으로 작성된 채무문서를 불태우기도 했습니다. 서기 66년에는 급기야 전쟁이 일어났고, 이 전쟁은 서기 70년 티투스의 로마군이 예루살렘을 함락시키고 유대인 저항군을 진압함으로써 끝이 납니다. 이 반란전쟁의 패배로 유대인들은 나라를 잃고 로마 전역으로 퍼져나가는데, 이것이 디아스포라의 시작입니다. 이런 시대적 환경 속에서 그리스도 교회는 그후로도 200년이 넘도록 동족과 로마 양쪽으로부터 박해를 당하며 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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