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도 다이어트가 필요해

삶의 그릇을 디자인하다

by 펜 끝

건축과에 입학했지만 생각과는 많이 달랐다. 말랑말랑한 감성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하루에 열두 번도 넘게 ‘잘못 들어왔구나’ 싶었던 것 같다. 졸업은 해야겠고, 나름의 생존 방식을 찾아야 했다. 그때부터였나 보다. 내 눈을 사로잡은 건 외국 서적 속 멋진 집들이었다.


잘 꾸며진 공간들을 보며 침을 흘렸다. 온갖 인테리어 잡지를 스크랩하고 책을 사 모았다. 프랑스, 영국, 미국의 인테리어 스타일을 동경했고, 있는 그대로 모방했다. 그 모방이 나만의 디자인으로 바뀌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여기는 프랑스도, 영국도, 미국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 시절 내가 입에 달고 살던 단어들은 지금 생각하면 허세에 가깝다. 눈에 보이는 대로 마구 집어삼킨 디자인은 국적 불명의 스타일로 쏟아져 나왔다. 지금은 외국어를 섞지 않으려 애쓰고, 가능한 한 쉬운 단어와 명확한 표현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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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디자이너이자 수필 등단 작가. 공간을 다듬듯, 삶을 기록합니다. 펜 끝으로 마음이 닿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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