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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은채 Mar 28. 2024

이유식 겁먹지 말아요.

아이를 위한  맛있는 여정

제가 운영하는 수제이유식 매장은 오픈과 동시에 지역구에서 열렬한 호응을 얻었습니다. 10평 규모의 작은 매장에서 주문고객수 6000명을 돌파하며 믿을 수 있는 수제이유식매장으로 9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믿고 먹일 수 있는 이유식을 만들자'라는 모토로 지금까지 수제이유식과 유아반찬을 조리하고 있어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식재료 선택과 준비, 식단개발은 물론 식재료의 궁합과 아가들이 잘 먹는 맛을 찾기까지 끊임없이 연구했습니다. 그 결과 식재료를 끓였는지 쪘는지에 따라서도 아가들의 입맛이 달라지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아기가 100일이 지나 이유식을 시작할 때가 다가오면 많은 엄마들이 긴장을 합니다. 이유식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지요. 이유식을 직접 만들어 먹이려고 하면 어떻게 먹여야 할지부터가 고민이에요. 이유식을 구매해서 먹이려고 결정했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유명한 시판 브랜드이유식을 구매할지, 수제이유식을 구매해야 할지 고민을 해야 하지요.

이유식을 직접 만드느냐 안 만드냐  어느 것을 구매하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양육자의 관심과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이유식을 만드는 시간에 아이와 눈맞춤하고 아이와 소통하는 시간이 더 중요하다고 여기는 부모님들이 훨씬 많아진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유식을 언제 먹이는지도 중요하기에 아이의 얼굴만 보아도 아이의 컨디션을 잘 알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항상 아이를 잘 관찰해야겠지요?


모든 부모의 소망은 아이가 잘 먹고 건강하게 자라는 것 일거예요.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내 아이지만, 내 아이 입에 들어가는 이유식이 특히 신경 쓰이는 건 당연한 거죠. 이유식은  아이의 성장에 필요한 영양을 공급하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에요. 모유나 분유만 먹던 아이가 곧바로 밥을 먹을 수 없으니 이유식으로 준비운동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생각해 볼까요? 다리근육이 하나도 없는 사람이 마라톤대회에서 뛸 수 없잖아요. 일단은 다리의 힘을 길러야겠지요? 이유식을 먹으며 턱의 근육을 사용하고 이로 자르고 혀도 움직이며 두뇌와 감각기관이 발달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가 먹는 이유식을 잘 관찰하고 아이의 성장발달 정도에 맞춰나가는 것이 이유식의 가장 중요한 점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유식은 아이들이 성장하는 과정이며 하나의 훈련인 것이죠. 이유식을 먹는 아이가 마라톤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선수라면 양육자는 트레이너 코치인 것입니다. 이유식조리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이유식을 먹이는 양육자의 역할이 되는 거예요.


저는 출산과정에서 병원생활을 오래 했어요. 폐부종과 장기감염 c형 감염 등. 치료가 길어져 아이가 생후 4개월이 되어서야 온전히 제 품에서 키울 수 있게 되었죠. 아이를 제 두 손으로 안던 날 아이 배냇저고리가 젖도록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선명합니다. 초유는커녕 모유를 한 방울도 먹이지 못한 미안함과 죄책감에 이유식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이유식을 먹이겠다고 다짐했어요. 이유식 관련 논문과 책은 모조리 찾아가며 공부를 시작했어요. 그런데 이유식은 이론만으로는 완성되는 게 아니었어요. 아무리 영양성분이 우수한 식단이라도 아이가 안 먹으면 안 되잖아요? 아이가 먹는 이유식이 부모에게도 아이에게도 완벽한 이유식입니다.


지금까지 카카오채널에서 이유식을 주제로 상담을 나눈 아가들의 명단이 3000명이 넘습니다. 방문상담과 전화상담까지 포함하면 5000건의 이유식 상담을 진행해 왔어요. 이유식전문점을 운영하며 이유식플래너로 이유식전문상담가로 지금껏 쌓아온 노하우를 풀어보려고 합니다.


제가 쓴 글을 읽고 직접 이유식을 조리하는 양육자들은 이유식 단계에 따른 조리방법을 익히고, 식단에 대해 고민하는 양육자들에게는 궁합에 맞는 재료로 맛과 영양이 뛰어난 이유식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유식을 구매해서 먹이시는 양육자분들에게는 이유식단계와 이유식 용량 이유식을 먹이면서 발생하는 수많은 상황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유식 시기를 두려움보다는 고마움으로 미안함보다는 기쁨으로 보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앞으로의 제 글이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아가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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