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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펜바스 컬처뉴스 Aug 07. 2017

효리네 민박은 왜 이렇게
인기 있을까?

Entertainment - 펜바스 컬처뉴스

요즘 월요일 아침이면 항상 뉴스에 등장하는 TV 프로그램이 있다. 요가 동작부터, 소소한 집밥 레시피, 아름다운 제주도의 풍경까지 뉴스들은 앞다투며 ‘효리네 민박’과 관련된 기사를 쓴다. JTBC의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 ‘효리네 민박’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사진 출처: JTBC

2000년대에 들어와 예능 프로에서 가장 많이 들어본 단어가 아마 ‘캐릭터’일 것이다. 출연자들은 서로 ‘캐릭터가 좋다’ 혹은 ‘캐릭터가 겹친다’라며 프로그램 내에서 자신들이 맡은 ‘역할’을 이야기한다. 캐릭터란 아마도 자연스러운 출연자의 모습이 아닌, 프로그램의 연출을 통해 ‘어떻게 보이느냐’를 이야기하는 것일 테다. 2010년대에 유행하기 시작한 ‘리얼’이라는 컨셉의 프로그램들도 결국엔 리얼하지 않았다. 한 번쯤 당신도 이런 생각을 해봤을지 모른다. “리얼 프로그램에 왜 작가들이 필요하지?”

물론 방송에 작가가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프로그램의 전체적인 그림은 분명 PD와 작가들이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가 ‘리얼’이라고 알고 있던 프로그램들은 대부분 드라마에 가까운 예능 프로그램들이었다. 큰 그림뿐만 아니라 누가 누구와 러브라인을 만들 것인지, 누가 이 상황에서 어떤 말을 할 것인지, 누굴 띄어주고 누굴 웃긴 캐릭터로 만들 것인지가 철저하게 계산되고 치밀하게 연출된 장면들이 대다수였을 것이다.

사진 출처: SBS

물론 이러한 프로그램들이 ‘잘못된 프로그램’이라는 말은 아니다. 다큐멘터리던, SF 영화이던 재밌고 유익하면 된다. 단, 억지스러운 설정과 그러한 설정들을 납득 시키기 위한 불필요한 자막과 효과음들이 부담스러웠던 것은 사실이다. 다 큰 성인들이 모여서 술래잡기를 하며 뛰어다니거나, 쿵쿵따 게임을 하며 웃고 떠드는 모습을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받아들이기는 조금 어렵다는 뜻이다. 그런 프로그램의 출연자들이 실제 사석에서 그런 행동을 할리는 만무하기 때문이다.

물론 ‘효리네 민박’ 같은 프로그램도 어느 정도의 가이드라인과 기획 방향이 정해져 있다. 하지만 그 안에서 행동하는 출연자들은 모두 지극히 자연스러운 모습만을 보여준다. 그들은 자신들이 실제 사는 집에서, 실제 하던 일들을 한다. ‘민박집’이라는 컨셉과 상황이 주어졌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실제 상황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들의 ‘진짜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반응한다.

일본의 한 예능 프로그램

방송이 우리나라 보다 조금 먼저 발전했던 ‘일본 방송’의 영향이었는지 몰라도 우리나라 TV 프로그램들은 유난히 ‘연출된 모습’에 집착했다. 일본 또한 이러한 방식의 프로그램 제작을 많이 했으며, 지금도 많이 하고 있다. 실제 90년대에는 일본 방송을 모티브로 제작한 프로그램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러한 문화에도 변화가 찾아오고 있다. 사람들은 조금 더 자연스럽고, 편안한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덕분에 프로그램들은 점점 다양해지고 있으며, 새로운 시도들이 계속해서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더 이상 TV 프로그램 하나가 ‘국민 프로그램’으로 독식하는 시대가 아니다. 시청자들은 단순히 눈 높이가 높아진 것이 아니라, 시아가 더욱 넓어졌다. 때문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도하게 되는 이러한 변화는 긍정적인 것이다. 온 국민이 보는 프로그램이 아닌, 보고 싶은 사람만 보는 프로그램들이 더욱 늘고 그로부터 각자가 원하는 감성과 재미를 얻을 수 있다면, 앞으로 더욱 다양하고 재밌는 프로그램들이 제작될 것이다. 느리지만 조금씩 확실하게, 우리는 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