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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ntimental Vagabond Jan 18. 2016

Design of Design

無印良品과 하라 켄야 그리고 디자인

올해 나의 가장 큰 관심사이자 목표는 '디자인'이다.


주변에 많은 친구들이 디자인 전공자이고, 또 디자인에 종사하고 있기도 하다. 나 역시도 디자인에 대한 관심도 계속해서 있어 왔고, 중요하게 여기고 있을 뿐 아니라 내가 하고 있는 마케팅 업무 역시도 디자인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그럼에도 올해는 굳이 목표를 '디자인'에 두게 된 이유는 여러 가지 연유에서이지만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세상이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츠타야 서점의 대표 마스다 무네야키가 쓴 '지적 자본론을' 읽고 썼었던 글 에서도 언급했지만, 디자인은 이제 더 이상 부가가치가 아닌 핵심가치이며  일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을 포함한 모든 전략 과정에서 '디자인'이 필수 불가결하기 때문이다.


3월부터 실질적인 디자인 툴들을 배우기 전에 '디자인'에 대한 생각을 조금 정립하고 싶어 여러 책들과 자료를 찾아보는 과정을 기록으로 남긴다.


우선 그 첫 번째 책은 '무인양품'의 아트 디렉터인 하라 켄야가 쓴 'Design of Design (디자인의 디자인)'이다.


무인양품 아트디렉터 하라켄야와 그의 저서 '디자인의 디자인


하라 켄야는 이 책을 통해 본인 스스로 디자인의 사고를 정립하고자 하는데, 그 과정이 디자인을 처음 진지하게 시작하는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그는 디자인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풀기 위해 디자인의 역사를 되짚어 본다.


그의 말에 따르면 "존 러스킨과 윌리엄 모리스가 씨를 뿌리고 20세기 초기의 예술 운동이 밭을 갈아 놓은 결과로써 디자인은 독일 땅에서 바우하우스라는 작은 떡잎을  피웠다"라고 디자인의 시발점을 얘기하고 있다.


책에서는 아주 간략하게 소개된 '디자인의 역사'가 궁금해 찾아보다가 BBC에서 2010년에 만든 'The Genius of Design'이라는 5부작 다큐멘터리를 찾게 되었다. 19세기 말 시작되었던 디자인의  태동부터 전쟁, 산업화와 현재를 거쳐 미래까지 아주 일목요연하게 디자인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




 1회. 기계 속의 영혼 (Ghosts in the Machine) (19세기 말~20세기 초) :  산업시대가 되면서 수많은 수공업 품들이 기계를 통해 대량 생산하게 된 과정을 이야기하면서 산업디자인의 역사 이야기를 시작한다. 기계로 인한 분업화의 과정 속에서 등장한 도자기 도안가와 직물 패턴 디자이너 윌리엄 모리스 등 을 통해 산업디자이너의 태동을 조명해보고,  이후 포드가 발명한 산업시대의 상징인 자동차 산업이 어떻게 산업디자이너들을  성장시켰는지를 보여준다.

https://youtu.be/NkQXUKQYrsQ


2회. 주거를 위한 디자인 (Designs for Living) (1920~30년대) : 1920년대, 기계로 인해 생산성이 향상되면서 인간 생활을 개선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기 시작했다. 바우하우스로 대변되는 유럽의 모더니즘 운동은 그 중심에 있었으며, 이런 모더니즘이 유럽과 미국의 디자인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보고,  또한 그 영향으로 인해 사람들의 삶이 어떻게  바뀌어졌는지 시대의 생활상도  들여다본다.

https://youtu.be/hNboCSpEiIU


 3회. 전쟁을 위한 청사진 (Blueprints for War) (1930년대~1940년대) : 전쟁은 모든 걸 바꿔놓는다. 디자인도 예외가 아니다. 디자인도 전쟁의 도구가 된다. 모더니즘의 영향 아래 시작된 독일 공작 연맹으로 기초를 다진 독일의 질적 우위에 맞서, 연합국은 대량생산과 대량 동원이라는 양으로 대응한다. 결국 양이 질을 압도하고, 양의 승리는 전후 대량생산이 디자인과 융합하며 한 층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관련 전문가들과 전쟁 경험자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재구성해본다.

https://youtu.be/Q_0 z1 kvM6 ns


4회. 플라스틱 세상 (Better Living Through Chemistry)(전쟁 후 ~현재): 20세기 후반은 플라스틱의 시대라 불러도 좋을 만큼 모든 영역에 플라스틱이 사용되었고 현재도 마찬가지다. 이 편에선 다재 다능한 플라스틱이 산업디자인과 결합되면서 다양한 제품들을 쏟아냈던 과정과 함께,  플라스틱의 미래도 이야기해 본다. 특히 플라스틱 소재로 인해 더욱 발전해간 미니멀리즘 디자인의 발전사도 살펴본다.

https://youtu.be/1 XM3 wW6 yKNA


5회. 욕망의 대상 (Objects of Desire) (현재 ~ 미래) : 자본주의가 성숙해 가고 다양한 개인의 욕망이 표출되면서, 디자인 또한 그런 개인들 즉 소비자들의 욕구에 반응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 최종 편에선 인간들의 욕구에 맞춰 다양화된 현대 디자인의 경향들을 살펴본다. 마지막으로 물질 자원의 고갈과 하드웨어의 통합 그리고 소프트웨어 영역의 확장이라는 시대적 현상 앞에서 새롭게 요구되는 디자인의 역할과 가치를 고찰해 보며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https://youtu.be/GOY0 DyCoIqg




디자인의 역사와 함께 흔히 많이들  헷갈려하는 '아트'와 '디자인'의 차이점을 명쾌하게 설명한 부분이 마음에 와닿았다.


아트는 개인이 사회를 마주 보는 개인적인 의사 표명으로 발생의 근원이 매우 사적인 데 있다. 따라서 아티스트 자신만이 그 근원을 파악할 수 있다. 이 점이 아트의 고독함이면서 또 멋진 점이기도 하다....(중략) 한편 디자인은 기본적으로 그 동기가 개인의 자기 표출 의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 쪽에 있다. 사회의 많은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문제를 발견하고 그것을 해석해 나가는 과정에 디자인의 본질이 있다.


하라 켄야의 책을 읽다보니 그는 '디자인은 물건을 더 팔기 위한 경제활동과 관련된 부속물이 아닌 인간의 생활을 바꾸고 의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라는 믿음' 을 가지고 있는것 같았다. 이러한 그의 디자인에 대한 세계관이 녹아 들어가 있는 브랜드가 바로 '무인양품' 이다.



처음 디자인이 태동됐을 당시 기계문명과 대량생산에 반하여 휴머니즘을 근간에 둔 디자인이 자본주의와 만나면서 이미 포화가 된 시장에서 물건을 더 많이 팔기 위한 디자인으로 변모했다면 하라켄야가 말하는 지금 필요한 디자인은 결국 다시 사람을 향하는 디자인인것이다.



무지는 반드시 이 제품이어야 한다가 아닌 이 제품으로도 충분하다는 식의 합리와 이성에 바탕에 둔 브랜드이다. 최적의 소재와 제조법, 그리고 형태를 모색하면서 새로운 가치관이나 미의식을 만들어내고, 쓸데없는 생산과정과 군더더기 디자인은 과감히 버리고 현명한 가격대를 유지한다. 이러한 하라켄야의 철학이 전세계에서 사랑받는 브랜드로서 자리 매김할 수 있었던 이유이다.

하라켄야의 책을 읽으며 디자인에 대한 개념정립 뿐 아니라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세상에 내어놓는 마케터로서 우리 제품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과 어떤 방식으로 고객들과 커뮤니케이션 해 나가야할지 다시 한번 되짚어 보는 기회를 마련하게 되었다.


디자인을 이해하기 위해 함께 읽으면 좋을 책들


내일의 디자인 - 하라 켄야

우리 기억 속의 색 - 미셸 파스투로

비넬리의 디자인 원칙 - 마시모 비넬리

조너선 아이브 - 리앤더 카니

디자이너란 무엇인가 - 노만 포터

서양미술사 - 에른스트 곰브리치

디자인에 집중하라 - 팀 브라운

디자인의 인문학 - 최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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