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를 시작한 지 어언 10개월이 넘었다.
하나에 꽂히면 끝장을 보는 성격 탓인지, 퇴근 후의 한가함 때문인지 거진 매일을 연습장에 살았다.
출퇴근길은 늘 유튜브에 범람하는 골프 콘텐츠를 보면서 원리 이해에 몰두했다.
과유불급이라 했던가... 양손 새끼손가락 활차는 두꺼워져서 손을 접었다 펼 때마다 덜컹거렸고
작년 왼쪽 갈비에 이어 이번엔 오른 갈비가 말썽이다.
병원에서 당분간 골프는 하지 말라고 한다.
"저... 선생님... 그럼 헬스는 해도 되나요..?"
무리되지 않는 선에서 조심스럽게 하란다.
자의적 해석을 거쳐 운동을 해도 무방하다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헬스장에 가서 바보처럼 갈비를 부여잡고 끙끙거리면서 운동을 한다.
(글 쓴 이후 너무 아파서 다시 병원을 왔더니 7번 갈비 실금 판정..)
모처럼만의 소개팅이 잡혔다.
아침에 일어나 헬스장으로 향했다. 갈비가 아프니 팔 운동을 해야지.
오른 갈비를 부여잡고 운동하면서 기분 좋게(?) 땀을 흘리고 개운하게 샤워를 마쳤다.
떨리는 마음으로 소개팅 장소로 향한다.
진부할 수 있지만 가장 보편적인 메뉴 파스타와 함께 한다.
상대에 대한 호감 여부와 관계없이 나와 다른 분야, 다른 경험을 가진 사람과의 대화는 늘 즐겁다.
"오늘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조심히 들어가세요!"
집에 오는 길은 뭐랄까, 허한 감정이 늘 따라온다.
긍정적이지도 부정적이지도 않은 이 감정에 대해서 장황하게 풀고 싶진 않지만 무튼 그렇다.
문득 얼마 전 엄마와의 통화가 떠오른다. 엄마는 말씀하셨다.
"토비야, 결혼 꼭 안 해도 돼, 너만 행복하면 돼"
(엄마... '안'이 아니라 '못'....)
다음 주 주말에는 자격증 시험이 있다. 사실 공부를 안 했다.
그래서 기적을 바라진 않는다.
직장 안에서만큼은 나름 야물딱지게 일하는 것 같은데,
직장만 벗어나면 어눌한 바보가 되는 것 같은 어느 30대 중반 직장인의 직장 밖 요즘 사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