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생각은 자기 신뢰 부족에서 온다.

by 조랭

어릴 때부터 늘 생각이 많았다.

생각이 많은 건 그저 타고난 성향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우연히 본 인스타 릴스에서 이렇게 말했다.


과도한 생각은 자기 신뢰 부족에서 옵니다.


첫 문장에 나는 그다지 동의할 수 없었다.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자아성찰하는 것을 즐긴다.

평균의 사람보다 자기 객관화가 잘된다고 생각한다.

나이에 비해 정신적 연령대가 높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성향을 토대로 나는 늘 과거의 나보다 현재의 내가 더 낫고, 미래의 나는 현재의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일 거라고 믿어왔다. 나는 나를 신뢰했다.

하지만 이어진 말에 나는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과도한 생각 속 두려움이 현실이 될 때 느끼게 될 큰 불편한 감정을 다룰 수 있다고
자신을 믿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나는 스트레스에 약했다.

최악의 상황이 오면 이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나를 탓했고, 내가 부족하고 능력 없는 사람이 된 것만 같았다. 지금껏 나는 '두려운 상황에서 찾아오는 스트레스와 혼란한 감정들을 덤덤히 다루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상황이 오지 않도록 대책을 미리 세워둬야 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래서 대신 통제를 찾으려고 합니다.
당신은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고 전략을 세웁니다.
여러 개의 실행 계획을 세우면서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잘못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상상하며,
상처를 피하거나 최소화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구체적으로 정리합니다.
만약 당신이 이런 모습이라면
아마 좌절감과 피로감을 느끼고 있을 겁니다.


그랬다.

아무리 최악의 상황이 오지 않도록 여러 대책을 세우고, 최악의 상황이 결국 찾아왔을 때의 대책까지 세워두어도 미래는 종종 나의 상상을 웃돌았다.


내가 세워둔 대책이 무력한 혼란스러운 상황이 찾아오면 좌절을 느꼈다.

설령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지나가거나 상상 범위 내에서 미래가 펼쳐진다 해도, 나는 일이 일어나기도 전부터 상상한 수많은 불행한 경우의 수들에 의해 불안감을 느끼고 예민해졌다.

지인들은 나를 완벽주의라 불렀으나 나는 확실히 피곤했다.



당신이 찾는 통제와 안전은 외부 상황을 조작하는 능력에서 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것들은 외부 결과와 상관없이 꾸준히 자신의 능력을 발견하고 스스로를 지지하는 능력 속에 있습니다.

계획대로 된다면 좋습니다.
그대로 나아가세요.
계획대로 되지 않아도 좋습니다.
그대로 나아가세요.


나는 두려움이 현실이 될 때 느끼게 될 불편한 감정을 다룰 수 있다고 스스로를 믿어주지 못했다.


혹시나 발표를 망치면 어떡하지.

애인에게 버림받으면 어떡하지.

다시 취업이 안되면 어떡하지.


모두 오지 않은 외부 결과에 의한 두려움들이었다.


마음을 고쳐먹기로 했다.

현재의 나는 미래에 관해서는 목표만 생각다.

발표를 잘해야 하니 준비를 열심히 해야지.

애인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지.

취업 준비를 열심히 해봐야지.


그리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서는 미래가 닥쳤을 때 생각다.


발표를 망쳤다면 다음 발표를 잘해본다던가, 다른 점수로 성적을 커버해 본다던가 하는 계획을 가지면 된다.


애인에게 이별통보를 받았다면 나는 최선을 다 했는데도 애인은 우리가 안 되는 관계라고 생각했다는 걸 인정한다. 그러고 나서 한 번 더 잡아볼 것인지, 나도 이별을 받아들일 것인지 고민해 본다.


열심히 취업 준비를 했는데 하반기에 취업하지 못했면 하반기에 취업하지 못한 이유를 분석하고 상반기에 보완해 볼 스펙이 있는지 고민한다. 혹은 기술을 배우는 쪽이나 창업을 하는 등의 진로 변경을 고민해 본다.



나는 미래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관점으로만 바라보기로 했다.


부정적인 상황이 닥친다면, 미래의 내가 충분히 극복해 내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믿어주기로 했다.


오지도 않을 미래의 불안을 현재로 가져와 예민해지지 말기로 했다.


예민함과 스트레스는 나를 갉아먹었다.

호르몬계를 불안정하게 만들었고 수술할 일을 만들었다.

식욕이 없고 소화가 잘 되지 않았으며 살이 죽죽 빠져 다이어트 없이도 아이돌급 몸무게를 만들었다.


미래의 일은 미래의 나에게 맡겨두고 현재를 살기로 마음먹었다. 미래의 나는 충분히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다.


나는 나를 좀 더 믿어주기로 했다.





사람이 바뀌는 일은 늘 어렵다.

살아온 습관이 있는데 쉽게 바뀌면 사람들의 성격과 성향, 가치관이라는 게 왜 존재하겠는가.


그래도 바뀌는 것이 더 나은 방향이라고 믿는다면, 아득바득 노력해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바뀌기 어렵기 때문에 노력할 가치가 있는 것이고, 노력 끝에 조금이라도 바뀐다면 그 길로 나를 더 사랑하게 된다.


내가 변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고, 더 나아진 내가 자랑스럽고 기특하다. 더 나아지고자 노력을 하는 일이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스스로를 의심하지 않고 안온한 자세로 임할 수 있게 된다.


나는 더 나은 사람이 된다.

나에겐 더 나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

나는 내게 다가올 시련을 잘 이겨낼 수 있다.

나는 나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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