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페페 Aug 08. 2021

남일이 아니게 된 결혼

<오늘 하루 어땠나요> 네 번째 기록

당신의 오늘 하루는 어땠나요?


어렸을때로 기억을 돌이켜 보면, 저에겐 절대 오지 않을, 고민하지 않을 것 같던 일들이 있었어요.


첫 번째로는 바로 군 입대였어요.

저는 남중, 남고를 나왔는데, 야간 자율학습이 시작하기 전에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서 "야, 우리 군대 가기 전에는 통일 되지 않겠냐?" 라는 농담을 주고 받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게 나곤 해요.


물론 그 당시에도 절대 통일이 되지 않을것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군 입대는 남의 일 처럼 여겼던 것 같아요. 어쨌든, 그 남의 일 같던 군 입대는 제 일이 되어, 잘 마치게 되었구요. 


두 번째는 직장인이라는 신분이 아닐까 싶어요.

집안 분위기 상 정식으로 아르바이트 한번 해보지 않았던 저는, 이상하게도 직장인이 된다는 것에 대해 로망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아요. 직장인이 되어 돈을 벌어 스스로를 책임지고, 멋있는 사회인이 된다는 것에 대한 로망이랄까, 하지만 로망이었기에 저에게는 더욱 쉽사리 꿈꿔보지 못했던 모습이었는데, 어느새 한 직장에서 프로젝트를 책임지는 위치까지 이르게 되었네요.


그 외에도 여러가지가 있지만,

최근 들어 제게 오지 않을 것 같았지만 시나브로 오고 있는 키워드는 '결혼' 이 아닐까 싶어요.


아직 어리다면 한없이 어린 나이지만, 요즘들어 주변에 결혼을 하거나 아이가 생기는 친구들이 참 많아졌어요. 대학교 생활 동안 함께 울고 웃던, 아직도 만나면 20대 초반으로 돌아가는 느낌을 주는 친구들이 청첩장을 나눠주고, 아이가 생겨서 모임에 나오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하는 모습을 보면 새삼 '결혼'에 대해 꿈꾸게 되는 것 같아요.


저는 비혼주의자는 아니지만, 혼자인 생활을 좋아하는 편이기에 결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은 없었어요. 만나는 친구가 있을때는 '이렇게 계속 만나게 되면 결혼도 할 수 있겠다' 정도로 가볍게 생각했었는데, 참 우습게도 이별을 겪고 하루를 공유할 수 있는 연인이 없게 되니 결혼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옛날에 유튜브에서 '강과장' 이라는 채널을 봤던 적이 있는데, 최근 들어 다시 재밌게 보고 있어요.

'강과장' 채널은 직장인 소시민 강과장님의 하루를 담은 콘텐츠가 주를 이루는데, 절약 및 가계부 콘텐츠로 많은 구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또 귀감을 주는 콘텐츠로 꽤나 재밌게 봤었어요. 최근에 우연히 다시 보게 되었는데, 그 당시에 연애하던 분과 결혼까지 하게 되었고 '적당히'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고 계시더라구요.


여기서 '적당히 행복한' 이라는 표현은 오해를 살 수 있으니 다시 정정하자면, '현실적으로 행복한' 이라는 단어로 치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결혼을 하게 되면서 환경이 엄청나게 바뀐 것이 아닌, 현실적인 환경에서 집을 꾸미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마음이 맞는 배우자와 서로의 하루를 공유 하는 그런 행복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아직 결혼을 해보지 않은 저는, 결혼을 하게 된다면 제 삶이 '엄청나게' 바뀌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왔던 것 같아요.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겠지만, 대체로 제 모습을 잃는 형태의, 부정적으로 바뀌는 모습들을 꿈꿔왔던 것 같아요. 이러한 이유로 결혼이라는 주제는 사실 진지하게 고민해보지 않은, 고민하고 싶지 않은 주제였는데 유튜브 영상들을 보다 보니 참 재밌게도 나도 저런 '결혼이 하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이번 10월에 첫 직장에서 아주 친하게 지냈던 친구가 결혼을 한다고 해요.

이성 친구지만, 직장 생활을 하는 동안 꽤나 많이 의지했고 자주 붙어 다녀서 참 애착이 가는 친구인데,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한다니 벌써부터 감회가 새롭고,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좋아하는 사람, 더 나아가 사랑하는 사람, 의지할 수 있는 사람과 평생을 함께 한다는 것,

상상만 해도 설레면서, 한편으로는 겁이 나는 '결혼'이라는 것, 언젠간 저도 눈 앞에 마주하는 순간이 오겠죠?



문득 외롭다고 느껴질 때, 고단한 하루를 보냈다는 생각이 들 때, 또는 오늘 하루 너무나도 좋은 일이 생겼을 때 나의 하루를 이야기하고, 위로받거나 축하받고 싶지 않나요?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서로에게 위안이 되고 응원이 되기를 바라기에, 우리들의 하루를 공유할 작가님도 찾아요 :)  


매거진의 이전글 맥주 한 캔, 재즈 한 곡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