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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페퍼 Apr 12. 2021

갑자기 떠오르는 미국 출장의 기억

왜 미국일까

과거에 여행이나 출장으로 다녀온 나라의 어떤 순간을 그리워해 본 게 당연히 처음은 아니지만 며칠간 연속적으로 생각이 나서 적어본다.


#맛있는 녀석들을 즐겨 보는데, 양식 특집 미국식 바비큐 편을 보는 순간 맨해튼의 거리를 걸어 다니던 일들이 생각났다.

별로 친하지 않은 분과 저녁을 먹으러 한식당을 찾아갔던 길, 비타민 사러 cvs를 찾아갔던 길, 다른 지역에 있던 동료들이 pho를 먹으러 간다는 말에 입맛이 확 당겨서 베트남 식당을 찾아가던 길.


#또 바비큐 하니까 텍사스에서 바비큐로 차렸던 점심 케이터링이 생각났는데, 새벽에 체한 것 같다며 응급실 다녀오느라 진을 쏙 빼놨던 아이가 그 기름진 고기 덩이와 맥앤치즈 등을 먹는 모습에 열불 터져하던 기억까지.


#언젠가 시카고에서는 친구와 다른 숙소에 묵었는데, 그 호텔 1층의 인텔리젠시아 커피가 맛있다며 친구가 사주었는데 산미가 있어서 내 입에는 영 별로였던 기억. 이제야 산미 있는 커피에 눈을 떴는데! 지금 먹으면 얼마나 맛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설거지를 하다가 다시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다시 여행도 가고 출장도 갈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냉정히 생각해 보면 힘들 것 같다.


#떠나지 못한 후 만 2년 정도 지났지만 자타공인 애매하게 너무 많은 나이가 되어 버렸고, 이제 나에겐 그런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평생 다시는 이런 경험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든 다음에는 떠오르는 기억들을 생각날 때마다 기록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일기장에도 SNS에도 쓸 수는 없어서 묵혀뒀던 브런치에 기록해 본다.


(2021년 4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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