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온기가 그리운 가을, 당신을 어루만질 영화 처방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2022)

by 약방씨네마


알 수 없는 회의감과 공허한 마음이 자꾸만 삶을 압도하는 세상에서
적어도 우리는 혼자가 아닐 때 원하는 모든 걸 다 할 수 있다.




'세상이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다가와 창을 두드렸지만 나는 힘이 없어 고래처럼 길게 누워 있었고 찬란해 슬픈 봄이 왔다' 고, 언젠가 일기에 적었습니다.




I contain multitudes (내 안에는 수많은 우주가 있어요) 라고 밥 딜런은 노래했습니다. 아마도 이 사랑스러운 멀티버스 영화의 서곡으로 알맞을 것입니다. 당신 안에 수많은 우주가 있다면, 그리고 우주와 우주를 건널 수 있다면? 이라는 작은 상상력에서 이 이야기는 출발하기 때문입니다. 그 끝없는 가능성은 얼마나 찬란할까요. 혹은, 그 끝없는 혼돈은 얼마나 음울할까요.



내게 안겨진 모든 가능성 뒤편에는 실패와 낙오의 슬픔이 도사리기에, 때로는 내 세상의 무한한 가능성들이 바닥을 구르는 별먼지처럼 느껴지지요. 그랬던 그 봄, 저를 일으켰던 것은 언제나 사람이었습니다. 창을 열어 고래처럼 길게 누운 제게 햇빛을 쐬이고, 제 손을 잡고 우주를 건넜던 사람들.



We meet as multitudes (우리의 우주는 만난다) 라고 이 영화는 노래합니다. 너무 많은 가능성이 주어져 세상이 버겁게 느껴지는 당신에게 단 하나의 찬란히 빛나는 가능성이 있다면, 그것은 우리의 우주가 맞닿는다는 사실이라고. 입자와 입자가 물질을 만들어냈듯, 우리의 만나는 눈길, 맞잡은 손, 포옹에서 사랑이 생겨난다고. 그 무한한 힘에 몸을 던져, 이 영화는 수많은 우주를 건넙니다.


그 어느 때보다 사람과 사람의 온기가 필요한 가을, 극장가 상영의 막바지를 달려가는 이 영화를 놓치지 않으시길 권하며 영화처방전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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