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침입 — 경계가 허물어지는 순간

by Peppone

처음에는 무엇이 달라졌는지 알 수 없었다.


겉으로 보이는 것은 그대로였고

일상도 변하지 않았으며

특별한 사건도 없었다.


그러나 어떤 순간부터

익숙했던 것들이

조금씩 낯설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말의 의미는 같았지만

톤이 달라졌고

표정은 그대로였지만

머무는 시간이 짧아졌다.


나는 그것을 변화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단지 피로하거나

기분이 좋지 않은 날이라고 여겼다.


그래서 아무것도 묻지 않았고

아무것도 확인하지 않았다.


수면은 여전히 평온했고

표면에는 파문이 없었다.


그러나 아주 작은 균열은

소리 없이 퍼진다.


눈으로 보이지 않을 뿐

이미 구조는 변형되기 시작한다.


그의 시선은

나를 향하고 있었지만

나를 통과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말은 이어졌지만

어딘가에서 끊어져 있었고

대답은 정확했지만

질문과 맞물리지 않았다.


우리는 여전히 같은 공간에 있었지만

같은 상태에 있지는 않았다.


가까이 앉아 있어도

거리는 줄어들지 않았다.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었지만

도달할 수는 없었다.


그때 나는 처음으로 통증을 인식했다.


겉으로 드러난 상처는 없었고

아무것도 부서지지 않았지만

분명히 손상된 곳이 있었다.


그러나 어디가 다친 것인지

확인할 수 없었다.


경계는 여전히 존재했지만

기능하지 않았다.


닫혀 있어야 할 곳이

열려 있었고

막혀 있어야 할 곳이

통과되고 있었다.


우리는 아무것도 잃지 않았고

아무것도 얻지 않았지만

무언가가 분명히 달라져 있었다.


그 차이는 설명할 수 없었고

측정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더 위협적이었다.


침입은

소음을 동반하지 않는다.


부서지는 소리도

충돌의 흔적도 없다.


단지

원래 있어야 할 것이

제자리에 있지 않다는 사실만 남는다.


그 이후로

나는 계속 확인하게 되었다.


그가 여전히 거기에 있는지

우리가 여전히 같은 상태인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지.


그러나 확인할수록

확신은 줄어들었다.


보이는 것은 같았지만

느껴지는 것은 달랐다.


우리는 여전히 서로를 알고 있었지만

더 이상 예측할 수 없었다.


그 순간

나는 알았다.


무언가가 들어온 것이 아니라

무언가가 빠져나갔다는 것을.


그러나 무엇이 사라졌는지는

끝내 확인할 수 없었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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