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돌아오는 맥박
정리가 끝난 뒤
나는 한동안 조용했다.
비워진 사람은
가벼워질 줄 알았다.
그러나 비워진 자리에는
공기가 몰렸다.
안쪽에서
무언가가 천천히 부풀어 올랐다.
나는 사소한 일에
지나치게 웃었고
지나치게 화를 냈다.
작은 지연에도
의미를 붙였고
스스로를 의심했다.
감정은
한 방향으로 흐르지 않았다.
기쁨은 불안과 붙어 있었고
안도는 분노와 맞닿아 있었다.
혼자 있을 때
나는 이유 없이 웃었다.
선처럼 가늘게,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웃음.
그 웃음은
해방에 가까웠다.
나는 더 이상 작아지지 않았지만
안정되지도 않았다.
팽창은
회복이 아니다.
눌려 있던 것이
형태를 갖지 못한 채
커지는 상태.
나는 터지지 않았지만
계속 커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는
늦게 돌아오는 맥박이 있었다.
이미 끝난 일을
몸만이 아직
끝내지 못한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