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문 밑으로 코팅된 안내문 한 장이 들어왔다.
반려동물 목줄 미이행 관련 “현장 계도”를 위해 방문했으나 부재라서 안내문만 남긴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억울하지 않았다.
다만 황당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이 정도는 이제 일상에 가깝다. 동구청과 나 사이에서.
문제는 ‘사실’이 아니라 ‘방식’이다.
어떤 문서는 사실을 확인하고 특정해서 전달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 종이는 누가 봐도 “당신이 목줄을 안 했다”는 인상을 남길 수 있는 형태였다.
그래서 전화를 했다.
지나가던 누군가가 “목줄 없이 개가 돌아다녔다”고 봤다며 민원을 넣었고, 그 민원으로 특정 방문을 했다는 설명이었다.
나는 물었다.
“이미 코팅까지 하셨는데, 일회성으로 버리기엔 아깝습니다. 유리문에 붙여도 됩니까?”
상대는 잠시 말을 멈췄다.
금지할 근거도 없고, 그렇다고 ‘붙이세요’라고 말해줄 권한도 없는, 행정의 애매한 지점.
내 개는 동물등록이 완료된 반려견이다.
외출 시 목줄을 착용한다.
그 기본을 지킨다.
그럼에도 오인 신고 한 번이면, 종이 한 장은 도착한다.
나는 이 장면을 기록해 둔다.
신고의 대상이 아니라 기록의 주체가 되기 위해서.
그래서 나는 이런 문구를 따로 정리해 두었다.
[안내]
본 안내문은 제3자의 오인 신고에 따른 현장 계도 안내입니다.
본 사업장 반려견은 동물등록이 완료되어 있으며, 외출 시 항상 목줄을 착용합니다.
붙일지 말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종이는 버리지 않는다.
이 도시에서 관계는 종이로 남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