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망진창인 상태로 물건들을 쌓아두고 있었다.
그 쌓인 것들 사이에는 선물도 있었고 쓰레기도 있었고, 버리지 못한 것과 버릴 수밖에 없는 것이 뒤섞여 있었다. 구분은 이미 오래전에 흐려졌고, 나는 그것들을 하나씩 가려내기보다 그냥 쌓아두는 쪽을 택했다. 정리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정리할 수 없는 상태에 가까웠다.
누수가 있었고, 비도 왔다.
물은 천천히 스며들었고, 포장도 뜯지 않은 채 놓여 있던 것들까지 젖어들었다. 한때는 의미가 있었을 물건들도, 손도 대지 못한 채 방치된 것들도, 물을 먹고 썩어갔다. 나는 그것들을 구하려 하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구할 수 없는 상태가 될 때까지 그냥 두었다. 결국 버리지 않을 수 없게 될 때까지.
지금 생각하면 그 광경은 내 상태와 닮아 있었다.
무엇이 아직 남겨둘 것인지, 무엇이 이미 썩어가고 있는지, 무엇이 선물이고 무엇이 폐기물인지 더는 분간하지 못한 채, 한자리에 뒤섞어 쌓아두는 상태. 의미와 무의미가 섞이고, 애정과 피로가 섞이고, 미련과 혐오가 섞인 채 오래 방치된 시간. 나는 그 안에서 무엇 하나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
버리지 못한 것이 아니라,
끝내 버려질 수밖에 없는 상태가 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건 정리가 아니라 방치였고,
보존이 아니라 붕괴의 유예였다.
나는 한동안 그렇게 살았다.
젖어가고 썩어가고 무너져가는 것들 사이에서,
내가 무엇을 붙들고 있는지도 모른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