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 있지만 통과할 수 없는 경계에 대하여
사람들은 잠겨 있지 않은 문을
자주 공공물처럼 대한다.
열어보고, 들여다보고,
자기 판단으로 경계를 넘는다.
이 철문도 그랬다.
잠그지 않았다는 이유로 열렸고,
결국 고장 났다.
그래서 나는 문을 잠그는 대신
다른 선택을 했다.
‘꽃’이라고 쓰고,
‘플라워샵’이라고 쓰고,
문은 열린 상태로 두되
안으로 들어올 수 없도록
오브제를 설치했다.
출입을 막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해를 끝내기 위해서였다.
이 안쪽에는
내 건물의 창이 있고,
이 문은 길이 아니다.
통과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자물쇠가 아니라
맥락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잠그지 않았다고 해서
열어도 되는 것은 아니다.
경계는 때로
닫힘이 아니라
정확한 배치로 만들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