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문화는 어느 순간 우리 생활의 일부를 차지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일본 여행을 가면 아기자기한 악세사리와 캐릭터에 열광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중학생 시절 내가 열광했던 것은 슬램덩크와 농구 그리고 엑스 재팬이었다. 만화는 만화방에 가면 쉽게 접할 수 있었다. 만화 잡지에 연재를 보면서도 단행본이 얼른 나오기를 기다리며 그 다음편이 나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곤 했다. 그러나 일본 음악은 쉽사리 얻을 수 없었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불법 테이프를 빌려 그 걸 고대로 녹음해서 듣곤 했다. 우리와는 다르다고 느끼는 문화와 왜색이 짙다는 이유 그리고 한일 관계로 인해 암암리에 거래 되는 것들을 몰래몰래 불법으로 듣는 것이 마냥 좋았다.
알아 듣지 못하는 일본어를 몇 번이고 되네이며, 의미도 모르는 말들을 몇 번이나 되내였다.
이런 나를 친구들은 쪽바리, 매국노라 욕했지만 꼭 문화를 접한다고 해서 나라를 팔아 먹을 정도로 나쁜 짓을 했나하는 생각들을 했다. 역설적으로 친구들은 일본 AV나 야한 잡지에 열광하는 모습들을 보여줬다. 모순적이었다.
시간이 지나 일본 문화가 적극적으로 수용이 되고 많은 사람들은 일본 여행을 가는 횟수도 늘었고 컨덴츠도 많이 발달이 되어 이제는 어디서든 전세계 어디에서도 많은 컨덴츠를 보고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원피스, 나루토, 나츠메 우인장 등 그리고 자니스의 아이돌들과 배우들을 좋아하는 사람도 늘었다.
어렸을 때부터 줄곧 일본 문화를 흡수하던 나로서는 이런 모습들도 낯설지가 않다. 하지만 이런 문화를 좋아하면 오타쿠 또는 덕후로 취급을 한다.
AKB48이라는 그룹을 좋아한다. 예전 어느 한 방송에서 보여줬던 투표 시스템으로 멤버들의 순위가 결정되고, 방송활동도 제약을 받는다. 게임 같은 아이돌 마스터가 되는 것이다. 이 친구들은 공연도 소극장에서 많이하고 팬들과의 교류도 많이 했다. 이런 걸 보고 있으면 아빠가 아이들의 성장을 보는 듯한 느낌일 것이다.
하이큐라는 에니메이션도 좋아한다. 일본에 배구붐을 보여주는 만화기도 하고, 슬램덩크 이후에 최고의 만화라는 극찬을 받고 있는 만화다. 일본 특유의 '화이팅'이 묻어나는 만화다. 그런데 나는 이 애니메이션을 전부 다운을 받아놓고 여러번을 보았다. 한 캐릭터의 성장도 있지만 같이 운동을 하는 사람의 성장까지도 함께 보여주어 오히려 더 몰입감을 주었다. 이 피규어를 갖고 싶어 일본 만다라케에서 고민했던 적이 있다.
좋아하는 것과 덕후의 개념은 다르다. 물론 요즘은 덕후라는 말도 어떠한 분야의 전문가이면서도 몰입하는 경향이 있는 사람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아직까지는 부정적인 의미와 이미지가 연상된다.
하이큐가 좋다. AKB는 팬심으로 좋아합니다.
그렇다고 저는 덕후는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