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을 이겨낸 사나이 5화

by 방덕 김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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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바야흐로 2009년 결핵에 걸리기 직전.

돌이켜보면 군대에서 제대후 점점 말라갔다.

결핵에 걸리고는 더 말라서 60kg 초반대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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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결핵에서 완치된후 무리하게 복학해서 익스트림 시범단 활동하던 시절. 주로 쌍절곤을 돌렸다.

잠깐이었지만 하고싶은걸 연습하고 무대에 오르고 아드레날린을 느끼는게 너무 좋았지만 당시엔 휴학 말고는 선택지가 없었다.

저때까지 쌍절곤 덕질을 했던 경험은 지금 방망이 덕후가 되는데에 아주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다.



다시 이야기로 돌아와서...

휴학하고 6개월 정도가 지날 무렵 나는 다시 천천히 걷기에 집중했다. 요가할때의 마인드 셋을 다른 활동은 물론 일상생활에 유지하려했다.

뒷산을 천천히 산책하면서 걷다 오는 시간을 매일 새벽 가졌다. 가끔은 맨발로 다녔다. 차가워진 흙을 맨발로 조심스래 밟는 느낌이 좋았다.

발에는 감각 중추 뉴런이 가득해서 약간만 자극해도 그 충격이 신경계 전체로 퍼진다지.

걷기는 이른 새벽 온 신경계를 깨우는 성스러운 의식이 되었다.

무리할 이유도 숨이 차게 빠르게 걷거나 혹은 달릴 이유도 없었다. 걸으면서 나자신의 움직임을 느끼고 호흡을 느끼고 지면을 느끼고 주변의 푸르름과 공기를 느꼈다. 따로 더 잘할 이유도 없었고 그냥 걷는 그 순간에 존재하는 나 자신을 느끼기를 즐겼다.

이때는 소마틱스적 이해도 없었다.

병리적 결함을 가지고 있었고 기능적 이해도 애송이 시절이었지만 그럼에도 충분한 만족을 느꼈다.

기상 - 아침 뒷산 걷기 1시간>

홍대로 이동 - 요가1시간 > 케틀벨 1시간> 요가1시간

집으로 이동 - 뒷산 걷기 1시간 > 케틀벨 1시간 > 사바사나 1시간

이런 루틴을 한동안 유지했다.

케틀벨은 약하게 저반복, 휴식을 많이하면서 몸이 힘든 느낌이 들지않도록 노력했다.

마지막 사바사나는 송장자세로 그냥 쉬다가 잠들다가 1시간은 족히 넘기고 했었다.

아무리 힘빼고 하려고 한다한들 케틀벨 하드스타일 자체가 톤이 너무 높아져서 차가운 마룻바닥에서 사바사나를 안하면 흉통과 열감이 너무 강해져서 도저히 밤에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마지막 사바사나까지도 충분히 시간이 많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난 백수였으니까.

(먼 훗날 시간을 덜 들일 수 있는 가장 미니멀리즘한 무엇인가를 찾게되었는데 그게 바로 고대운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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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에서 이기고 기록을 향상시키는 스포츠적인 삶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점차 건강을 회복하고 있었다. 겉으로보이는 강인한과 몸과 마음의 건강은 다른것이었다. 이때만큼 나 자신과의 대화를 충분히 하던 이 기회는 다신 없을 듯하다.

체중은 70kg 중반대로 다시 올라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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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비보면서 쉬는 시간엔 발가락 스트레칭도 자주했는데 나중엔 손가락의 도움없이 발가락만으로 서로 깍지를 끼고 풀 수있을정도로 발가락 움직임 통제력이 좋아졌었다. (고유감각 훈련의 정의도 잘 모르는 시절이었는데 고유감각 훈련을 찾아서 하고 있었다.)



결정적인 시기.

인디언클럽도 이 시기부터 시작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방망이 덕후가 될줄은 몰랐지.

이때가 방망이질 처음이라 생각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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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난 6살때부터 인디언클럽을 했다.

기억엔 없다.

그립이 조금 마음에 안들지만 나쁘지 않다.

결핵이 아니었다면 나는 다시 방망이를 잡을일이 없었겠지.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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