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리뷰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

냉철한 중립이 요구되는 레시피 선택.

by 감상자

도서 소개

“자유 시장의 자유에 맡겨 두면 경제가 저절로 발전할까?” “사람들이 가난한 건 게으르기 때문일까?” “기회의 평등만 보장하면 공정한 세상이 만들어질까?” “복지 제도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무료로 혜택을 베푸는 제도일까?” “기업은 과연 주주들의 것일까?” “정부의 개입은 정말로 경제 발전에 불필요할까?” “자유 무역은 정말로 자유로운 무역일까?” “뛰어난 기업가 개인의 역량이 기업과 산업 발전을 좌우할까?” “자동화가 우리의 일자리를 모두 빼앗아 갈까?” “이제 제조업은 끝났고 서비스업이 대세라는 주장은 옳을까?”


세계적인 석학이자 베스트셀러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나쁜 사마리아인들》의 저자 장하준 교수가 다양한 음식으로 요리한 경제 이야기로 다시 우리 곁을 찾아왔다. 이 책에서 저자는 마늘에서 초콜릿까지 우리에게 친숙한 18가지 재료와 음식으로 가난과 부, 성장과 몰락, 자유와 보호, 공정과 불평등, 제조업과 서비스업, 민영화와 국영화, 규제 철폐와 제한, 금융 자유화와 금융 감독, 복지 확대와 복지 축소 등 우리에게 밀접한 경제 현안들을 흥미로우면서도 영양가 만점인 지식과 통찰로 풀어낸다.


경제와 관련한 우리의 고정 관념, 편견, 오해를 깨뜨리고 대안과 비전을 제시하는 이 책은 팍팍한 살림살이와 불안한 경제 앞에 길을 잃은 모든 이들에게 어려움을 뚫고 성장해 나갈 힘과 희망을 전해 줄 것이다.


출처 : 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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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라는 것은 사회가 구성되어 있는 이상 절대로 멀리 놓을 수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알기 위해 공부를 해야 한다는 사실은 부담이 되었고, 낯선 학문을 접근하긴 어려웠습니다.

해당 도서는 그런 부분에 초점을 맞춰 조금 더 쉽고 이해하기 편하게 만들어 주는 입문서입니다.


감상

머리말부터 이야기하는 마늘은 한국뿐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이미 많이 사용되는 재료입니다. 그 재료가 갖는 친숙함과 범세계성 때문에 경제학에 대한 접근이 무척 용이하게 느껴집니다.


물론 저자가 선택한 모든 재료가 친숙했던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낯선 것들도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저자가 겪은, 경험한 것들을 토대로 선택이 됐을 것이며, 이는 독자들도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그래서 때로는 낯선 재료가 거부감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재료를 사용했는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단지 경제학적 관점으로 이야기를 이끌기 위한 수단으로써만 작용하고 음식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특히나 특정 음료가 이 레시피들 중 하나에 포함됨으로써 그런 의견을 뒷받침해 주었습니다.


그럼에도 음식을 선택한 것은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 음식이 필수인 만큼 경제도 같은 선상에서 아주 인접하게 놓고자 하는 의도가 엿보였습니다. 전반적으로 사회 전반을 이루고 있는 것들을 광범위하게 다루며, 폭넓은 범위를 지속적으로 언급합니다.


자칫 무겁고 딱딱할 수 있는 내용들은 음식 재료와 그것을 활용한 레시피, 그리고 이미지를 곁들여 무게를 낮춥니다. 한결 수월하게 접근 가능하며 쉽게 읽히기도 합니다. 그러나 깊이가 있는 내용들이 이어진다기보다는 소개에 가까운 느낌이 강합니다. 이는 저자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계속해서 다른 장이나 또 다른 도서를 연결시킬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요리책이 해당 요리의 기원이나 역사를 다루지 않습니다. 그저 그것들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따로 학습을 해 세부적인 내용들을 접하는 선택을 할 뿐입니다. 저자는 우리에게 레시피와 관련된 정보를 연결시키고 우리는 그것들을 선택할 '자유'를 제공받습니다. 적절한 '선택'을 할 뿐입니다.


또한 요리책 안의 모든 레시피를 시도해야 하는 의무가 없는 것처럼, 각자 자신만의 기준으로 선택해서 시도하며 때로는 실패하기도 할 것입니다. 어쩌면 레시피 제공자가 의도한 맛이나 모양이 전혀 나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레시피를 제공하는 것과 그것을 읽고 습득하는, 행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며 같은 결론이 나오지 않습니다. 이러한 부분들이 해당 도서의 제목에 '레시피'라고 일컬어지는 이유일 것입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해당 레시피에는 저자의 성향이 노골적으로 드러난다는 것입니다. 특정 주제를 반복하고, 자신의 신념을 지속적으로 비추며, 자신의 이야기는 무조건 옳다는 시선이 과도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면서 마치 정의인양하는 것처럼 보여 무척 아쉬웠습니다.


차라리 자신의 성향과 태도를 온전하게 인정했다면, 언급된 이슈들과 그에 파생되는 또 다른 문제와 수반되는 다른 이슈들까지 함께 다뤘다면 훨씬 범용적인 도서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노골적으로 그것들을 배제한 채 자신만의 이야기가 옳다고 하는 것은 결국 경제학 레시피가 아닌 음식을 매개로 꺼내는 본인의 의사를 전달하는 경제학자의 넋두리일 뿐입니다.


분명 다루는 게 좋을 수도 있고, 여러 시선으로 이야기를 나눠야 하는 주제이며, 그의 의견이 마냥 틀렸다고 할 수 없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해당 도서를 바라볼 때, 어떤 요리 재료를 선택할 때, 아니 그것보다 앞서 철저하게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시선을 갖출 필요가 있습니다.


레시피 제공자의 의도가 무엇이든 나만의 음식을, 나만의 방식으로 변화된, 나에게 적절한 재료 선택은 분명 독자들의 몫일 것입니다.


아쉬운 점

한 쪽으로 치우친 정치적 성향이 짙게 나타납니다.

그래서 최대한 중립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냉철함이 요구됩니다. 해당 성향을 갖고 있다고 해도 말입니다.


음식의 레시피 및 재료는 경제학적 이야기를 하기 위한 트리거일 뿐, 냉정하게 큰 연관은 없습니다.

특히나 음식 재료로 보이지 않는 것을 내밀면서 단순하게 그것을 위한 장치라는 생각이 짙게 들었습니다.


깊이 있는 내용을 담아내지 않는 듯 보입니다.

여러 사상적인 부분과 역사를 갖고 있는 학문이기 때문에 모두 다루는 것은 당연히 말도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소개서의 입장에서 기술된 내용들이 많아 추가적인 학습이 필수적으로 느껴집니다.


총 평

경제라는 개념에 접근하기 쉽게 소개된 음식 재료들과 레시피들은 냉정하게 그들과 연관이 없었습니다. 단지 그러한 내용들을 전달하기 위한 장치였을 뿐이지만, 어쩌면 아주 사소한 연결이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연결시켜 점차 확장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저자가 다소 한쪽으로 기울어진 성향을 보이고, 자신의 이야기가 무조건적으로 옳다는 듯한 강한 신념을 담고 있는듯하기 때문에 최대한 중립적으로, 냉정하게 자신에게 맞는 음식을 '선택'할 필요가 있습니다.


평점

★ 5개 만점

★★☆ (주제 6 구성 6 재미 6 재독성 5 표현력 5 가독성 7 평균 5.8)


요리 레시피에 나와있는 음식을 선택해서 시도하듯, 그의 경제학도 적절한 선택이 필요하다. 최대한 중립을 유지한 채.


도서 속의 내용들

우리는 무지 때문에, 그리고 어떨 때는 악의적 의도를 가지고 '낯선'문화에 부정적인 문화적 고정 관념을 적용할 때가 있다.
P86

꼭 무지 때문이 아니더라도 나 혹은 우리와 다른 문화를 폄하하고 배척합니다.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 오는 이질감 때문일 수도, 그들이 더 좋은 문화를, 실력을, 기술을 갖고 있음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질투심일 수도 있습니다. 그것을 '문화'하나로 표현하며 깔아뭉개는 것이 간편하기 때문에 그런 오류를 저지르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결국 늘 '바닥이 나고야 마는' 천연자원과는 달리 한번 습득한 기술이나 능력은 고갈되지 않기 때문이다.
P178

멸치로 시작된 이야기는 기술과 능력으로 끝맺음합니다. 이러한 것이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고, 결국 더 풍족한 결말을 이끌어내는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고갈되지 않는 자원 즉,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분투 중인 사회에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얻는 것이 잃는 것보다 더 이상 많지 않게 되면 제도를 수정하는 것이 옳다.
P254

분명 이상적인 이야기지만 정치 쪽으로 깊게 들어간다면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닐 것입니다. 이러한 내용들은 훌륭한 대안이 있을 수 있으나 사회는, 국가는 단 하나의 논리나 이론, 학문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복합적인 요소들이 존재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쩌면 이런 훌륭한 방안을 필두로 그것을 실체화하는 노력이 더 필요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국제 무역에 존재하는 힘의 불균형을 이해하고, '자유'라는 휘황찬란한 단어에 눈이 멀지 않을 수 있을 때야 비로소 우리는 자유 무역처럼 논란의 여지없이 모든 이에게 좋은 거라고 여겨지는 것을 두고 왜 그토록 많은 논쟁과 갈등이 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P294

자유라는 것이 억압받고 강제되는데 이런 이름이 붙는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어떤 측면에서는 맞는 말일 수 있습니다. 내가 자유롭게 물건을 가져온다는 표현처럼 말입니다. 이는 약탈이나 강도 행위와 같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 뜻을, 그 안에 숨겨져 있는 내용들을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서로 다른 필요를 가진 사람을 다르게 대하는 것은 특별 대우가 아니다. 그것은 공평함의 가장 중요한 조건 중 하나다.
P403

공평함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무조건 고려해야 할 사항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파고든다면 허점이 있을 것이라는 것도 사실입니다. 세상에 완벽한 이론이나 사상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이 부분도 분명히 인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어떤 재화나 서비스의 가격이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것을 필요로 하는지보다 사람들이 그것을 손에 넣기 위해 얼마를 지불할 용의가 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사람들이 거기에 돈을 지불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사람들의 생존에 얼마나 핵심적인지와 상관없이 시장에서 중요성이 사라지고, 결국 큰 의미를 발휘하지 못한다.
P441

당연하게 여기는 모든 것들이라면, 금액적으로 지불한다는 개념 자체가 성립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사회에서 이미 살고 있고, 앞으로도 살아갈 것이기 때문에 그런 인식에 대한 변화가 너무나 중요한 시기에 도달했으며 그것을 부종할 수 없습니다. 다만, 그것이 가치가 있다 없다에 대한 논의는 그 누구도 답을 내릴 수 없습니다. 어쩌면 그것이 당연해서가 아니라 정말 가치를 논할 수 없거나 논할 가치가 없기 대문에 그럴 수도 있습니다.


개인 행동의 변화가 단호한 대규모 공적 조치와 함께 이루어질 때 사회 변화는 가장 효과적으로 발현된다.
P482

개인을 무시하는 것이 아닌, 함께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무조건 정부, 국제기구 등만을 탓하는 것도 안됩니다. 다방면의 시각이 필요하며, 이 안에는 개인 또한 포함됩니다. 그렇게 할 때 우리는 더 살기 쉬운, 좋은 방향으로 가는 과정을 진행하고 이후에 그 안에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같은 향신료지만 넣는 음식에 따라 요리를 놀라울 정도로 향상시키기도 하고, 완전히 망치기도 하는 것처럼 같은 제도라도 맥락에 따라 매우 유용할 수도 있고, 큰 문제가 될 수도 있다.
P505

다른 그 어떤 장 보다 요리 재료를 직접 경제와 연결 짓는 마무리를 보여줍니다. 이전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되었지만 연결성은 부족하게 느껴졌습니다. 오히려 마무리에 그것을 다루기에 '아 이번 장은 그 재료였지'라고 상기시키는 것에 머물렀습니다. 그래서 이번 장이 가장 눈에 띄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향신료 자체가 제도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토록 사소한 연관성으로 경제에, 정책에 접근하다 보면 다양한 관점과 정책에 대한 관심이 유발될 것입니다.


자동화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해야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과학 기술 공포증('자동화는 무조건 나쁘다')과 젊은 세대의 절망감('우리는 필요 없게 될 거야')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P534

본질을 이해한다는 것은 너무나 추상적이고 어려운 과제입니다. 결코 쉽지 않습니다. 세세하게 살펴보고 판단해야 할 것들이 많고 그 때문에 계속해서 탐구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본격적이고 진중하게 파악이 가능한 선순환의 과정이 이행될 것입니다.


현실을 잘못된 또는 편향된 방식으로 반영한 정보를 경제학적 분석의 근거로 사용하면 적용하는 경제학 이론이 아무리 훌륭해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
P572

물론 옳은 말이자 좋은 말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느낀 감상으로는 저자도 매우 편향적인 내용들을 옮음으로 규정하고 이야기를 진행한다는 것입니다. 분명 어쩔 수 없이 일정 부분에는 편향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각자가 지지하는 정치적, 이론적 사상 등은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더 아쉬움이 느껴졌다. 차라리 그런 자신의 성향을 스스로 인정했다면, 옳다는 것이 아닌 자신의 관점임을 말했다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감상자(鑑賞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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