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오늘 밤, 세계에서 이 눈물이 사라진다 해도'

자연스러운 망각에 대하여.

by 감상자

도서 소개

한국에서만 누적 판매 부수 30만 부, 한국·일본·중국을 합해 50만 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의 후속작. 전작의 남자 주인공인 가미야 도루가 갑자기 사라져버린 지 1년 후의 시점에서 시작되는 이번 책은 전작에서 반전의 핵심 키를 쥐고 있던 와타야 이즈미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또 한 편의 가슴 아린 사랑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밤에 자고 일어나면 기억이 리셋되는 ‘선행성 기억상실증’을 앓는 히노 마오리와 자신보다 상대를 먼저 생각하는 이타적 순애보를 보여준 가미야 도루. 그들 곁에서 도루를 향한 자신의 마음을 감춘 채 가장 친한 친구이자 조력자의 위치에 머물러야 했던 와타야. 전편에서 미처 다 풀어놓지 못했던 이야기, 와타야와 도루 사이에 있었던 숨겨진 일화가 와타야 앞에 나타난 새로운 사랑 이야기와 촘촘하게 얽혀 이번에도 이변 없이 독자들의 눈물샘을 건드린다.


출처 : 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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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너무나 익숙하고 뻔했던, 그렇지만 결국 또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던 전작의 스핀 오프 작품입니다. 자신의 이야기로 주인공들과는 다른 표현을 보여주던 여성의 시선을 주로 해서 다 담지 못했던 이야기들과 그 뒤의 이야기들까지 충실하게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감상


첫 페이지를 넘기자 들었던 생각은 모호함이었습니다. 분명 수많은 벚꽃잎이 페이지 전체에 가득했지만 흔히 떠오르는 그 색이 아닌 주황색에 더 가까웠고, 이 색은 어쩐지 해가 질 때의 색상이 담겨도 있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전작에서 보여주었던 각기 다른 색 표현의 의미를 시각화한 것도 같았으며, 이는 전작에서 보여주었던 표현을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했고, 전작의 주역들이 이번에는 어떤 표현으로 그 차이를 보여줄지 궁금했습니다.



하지만 예상했던 인물이 아닌 전혀 새로운 인물이 등장했고, 누군가의 뒷모습을 보며 그 사람의 감정을 이야기하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했습니다. 때로는 혼자서 끙끙거리며 서투르게 감정을 추측하기도 했지만, 어딘지 풋풋하고 순수한 모습을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물론 그 역시 표현력이 뛰어났던 것 같습니다. 전작에서는 두 인물이 하던 표현들이 전부 그에게서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빛을 표현하는 것도, 시간 경과를 이야기하는 것까지 그가 전부 해냄으로써 훨씬 다채롭게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익숙했던 인물이 나타났지만, 그녀는 어딘지 과거에 머무르며, 자신의 색을 표현하던 모습을 완전히 잃은 상태로 보였습니다. 더 이상 크게 감정 동요를 일으키지 않을 것 같았으며, 표현하지 않음으로 과거를 회상하고 있는 듯했습니다.



어쩌면 그녀는 억지로라도 아픈 기억을, 행복했지만 슬픔이 되어버린 상황을 의도적으로 피하고 잊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의도적인 절제처럼 보였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어서 등장한 전작의 주인공 마오리는 여전히 태양을, 햇살을 표현했으며, 늘 공백이 뒤따르는 마무리를 보였습니다. 말을 모두 끝맺지 못하고 연속되는 마침표가 이어지며, 그녀가 품고 있는 기억의 공백 같기도 하면서, 그녀 자체를 너무나 닮아 있는듯했습니다.



이 때문에 그녀의 변화가, 아무런 색을 내지 못하는 것 같은 그녀의 모습이, 아무런 색도 없는 듯한 감정을 품고 있는 듯한 그녀가, 모든 표현을 숨기는 듯한 그녀가 더욱더 안타깝게 느껴졌습니다.



어쩌면 이번에는 글자, 문자, 그들의 표현 자체가 각각의 인물들과 닮아있음을 더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더욱 자세하게 말하고 싶었던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감정적으로 크게 와닿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눈물샘을 자극하던, 뻔하지만 먹히는 이야기는 더 이상 없었으며, 훈훈한 느낌을 물씬 풍겼습니다.

이는 전작에서 죽음에 대해, 그들의 사랑과 우정에 대해 이야기했던 것과는 다르게 기억에 대한 이야기를 진득하게 풀어내며 그들의 또 다른 이야기를, 더 자세한 내막과 상황을 지켜봄으로써 기억이란 자연스러운 것임을 피력했기에 나타나는 평범함이 보이는 특징 같았습니다.



전작에서는 자연스러운 떠올림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이번에는 자연스러운 망각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망각이라는 단어가 주는 분위기가 그런 감정을 이끌어 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또한 전체적으로 주변 풍경과 색상의 표현보다는 감정 그 자체를 담아냈기에 다소 딱딱하고 차가운 분위기가 풍겼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결국 그 차가움은 또 다른 도루에게 이어지며 온기를 찾고 열정을 갖추며, 버드나무 잎처럼 바람에 흔들리던 그를, 어딘가 목표가 불분명하고 약하던 그를, 풍경과 주변 환경을 어설프게 말하던 그를 단단하게 변화시켰습니다.



아마 그는 이전보다 더욱 풍부한 표현을 할 수 있게 됐을 것입니다.

그들의 이야기는 끝났지만, 알 수 있었습니다. 그녀 역시 이전처럼, 아니 이전보다 더 많은 표현을 할 것입니다. 표현되지 않았음에도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은 그럴 것이라고 말입니다.



솔직히 기대를 많이 했고, 실망한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확연히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이 다름을 느낄 수 있었고, 변화된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아쉬웠습니다. 스핀 오프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했고, 전작의 감정을 충분히 이어나갈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완전히 뒤집었기 때문에 기대했던 감정이 아닌 다른 감정이 나옴으로써 실망할 수밖에 없던 것 같습니다.



아쉬운 점


전작의 설정들이 그대로 이어져 오면서, 역시나 가장 흔한 소재들을 이용합니다.

익숙했던 기억상실, 죽음을 뒤로 같은 이름을 통해 내용을 강조했기에, 식상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눈물을 많이 흘릴 것이라는 기대보다는, 어딘지 훈훈함을 남겨놓았습니다.

전작만큼 감정적으로 요동쳤는지는 판단하기 어렵지만, 눈물을 기대하던 독자들에게는 크나큰 실망으로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처음부터 두 권이 합쳐져 한 권인 듯, 부족했던 부분을 채우지만 그마저도 부족하게 느껴졌습니다.

어쩌면 또 다른 관점에서 그들을 이야기함으로써 진정한 마무리를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때는 아마 너무나 질질 끈다고 생각하며, 더욱 실망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총 평

전작에서 못다 한 이야기를 한다고 하기에는 표현이 되는 대상이 달라져 차이가 느껴졌습니다. 풍경과 빛, 색상 등을 담아내던 것과 다르게 감정을 다루는듯하여 전반적인 목소리를 내는 그녀처럼 차갑고 딱딱한 느낌이 의도적으로 표현되고 있음이 느껴졌습니다. 다만, 일어나는 사건들이 또다시 너무나 평범하고 익숙함의 연속이었으며, 이전에는 그런 것들을 통해 눈물샘을 자극하던 것과 다르게 그 어떤 자극도 없어 지극히 평범하고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전작을 돋보이기 위한 '서비스' 같은 도서가 된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스핀 오프라고 당당히 이야기했고, 전작의 감정이 고스란히 이어질 것처럼 했기 때문에, 이 도서의 새로움을 전부 폄하하는 결과를 만들어 낸 것 같습니다.



평점


★ 5개 만점


★★☆ (주제 5 구성 5 재미 6 재독성 5 표현력 8 가독성 6 평균 5.8)


자연스러운 망각에 대한 이야기가 뻔한 사건들로만 표현되자 그저 평범한 도서가 되어버렸다.


도서 속의 내용들


0은 무슨 수를 곱해도 1이 되지 않는다. 0과 1 사이에는 무환과도 닮은 거리가 놓여 있다.
단순히 지나가는 사람이나 배경의 일부로서 0으로 끝나고 마는 경우도 많다. 호들갑일지는 모르지만 나와 와타야 선배 사이에는 1이 있었다.
나는 그 1을 소중히 여겼다. 소중히 대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

P26


흔하게 어떠한 가능성을 이야기할 때 숫자를 이용하곤 합니다. 무척이나 진부한 방식이며, 그는 그렇게 진부하게 감정을 표현합니다. 하지만 늘 먹히는, 적절하게 표현되는 것이 고전은 영원하다는 말이 너무나 적절하게 느껴졌습니다. 단지 그가, 인생은 곱하기뿐 아니라 더하기, 빼기, 나누기 등 다양한 사칙연산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길 바랄 뿐입니다.



"그 남자애는 마지막에 어떻게 되는데?"
이즈미가 아무 말 없이 나를 바라보더니, 마침내 눈동자 깊은 곳에서 슬픔이 배어 나오는 듯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갑자기, 없어져."

P111


전작과 꼭 닮은, 그저 한 줄로 갑자기 전해주던 충격적인 죽음을 표현하였습니다.

그의 죽음을 한 줄로 표현한 것은 그때도 그녀였습니다. 어쩌면 죽음이란 찰나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미 그런 것을 너무나 잘 알아서, 그 짧음이 충분히 우리를 흔들 수 있다는 것을 아는 그녀의 표현은 그래서 더 무겁게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내가 나의 시간과 인식을 현재에 맞춰나가는 동안 이즈미도 나와 함께 앞으로 나아가며 자신의 시간을 맞춰갔다. 그리고 이제 내 앞에서 지금의 화장과 옷차림을 하게 되었다.

P122


흘러간 시간을 맞춰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그래서 그것에 발을 맞춰준 친구라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일지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아니 사실 이즈미도 그럴 것입니다.

그녀 역시 누구보다 다정한 것 같습니다. 그들이 친구가 되었던 것은 어쩌면 서로가 닮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부드러운 황혼빛이 가득한 하늘을 배경으로 선 도루가 내게 얼굴을 돌렸다.

P147


어딘지 이전의 그녀 모습이 묻어나는 표현이었습니다.

오히려 그녀가 지금처럼 제대로 표현하지 않는, 아니 숨기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를, 이제는 알고, 어떤 일을 계기로 그렇게 됐는지 알기 때문에 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말이란 항상 불확실하고, 과하거나 부족해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그대로 전달하기 어렵다.
애매한 암호이며 감정의 조각이다.

P188


말이란, 언어란 우리의 감정을 완벽하게 전달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 도서를 읽을 때 눈가가 시큰해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그런 감정이 묻어나고, 제대로 전달되는 것 같았습니다.

이후의 내용들이 역시 '슬픔'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 긴장되기도 했습니다.



나는 그에게 사과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제야 비로소, 그건 단순히 내 마음을 편하게 하기 위한 행동일 뿐이라는 걸 깨달았다.
이제 와 사과해봤자 그에게 마음만 더 쓰게 할 뿐이다. 그렇다면 미안한 마음을 짊어지고서 살아가는 것이 내 임무일지 모른다. 쉽게 편해져서는 안 된다.

P220~221


누군가에게 사과를 한다는 것은 무척이나 어렵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전달하는 수단이기도 하지만 죄책감을 덜기 위한 수단이 될 수도 있는 사과는 결국 받아들이는 이의 의중이 더욱 중요할 것입니다.

그 사람이 그것을 진정한 사과로 받아들이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먼저 용서를 구했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무언가의 시작은 무언가의 끝이기도 했다.

P272


시작은 끝이고, 끝은 새로운 시작입니다. 끝이라고 거기서 마무리한다면 정말 아무것도 아닐 것입니다. 그 뒤로 더 나아가야 합니다. 그렇게 우리는 해당 도서에서 평범하지 않음을 느낄 수 있으며, 고작 이 한 줄로 해당 도서가 특별하게 다가옴을 알 수 있었습니다.



울어도 소용없다는 건 알고 있다. 세상은 언제나 제멋대로 주고 제멋대로 빼앗아 간다.
사이좋았던 부모님도, 첫사랑도, 사람의 목숨마저도.
운다고 되돌아오지 않는다. 의미가 없다. 하지만 어쩔 수 없기에 그저 우는 거다.

P285~286


눈물과 욕설은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고통은 통증이며, 통증은 직접적인 스트레스를 줍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어 운다는 것이 아닌 자연스럽게 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 같으며, 그것이 정확한 것 같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울어도 될 것 같습니다.



그건 분명히 있으니까.
있는 것은 없어지지 않는다. 그저 인정하면 된다. 그대로 소중히 여기면 된다.

P299


기억, 추억 등 어떤 말로 부르는 그 무엇이라도 사실은 억지로 잊을 필요가 없습니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희미해지고, 옅어질 것이고, 몸에는 남더라도 머릿속에서는 점차 사라질 테니 말입니다. 이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결국 다른 기억과 함께하며 변화되는 것이지 잊히는 게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 일들을 모두 감싸 안고 시간은 여지없이 흘러갔다. 모든 것을 과거로 남겨두고.
아무도 시간을 멈추지 못하고 망각에 저항할 수도 없다.
그래도 사람은······, 무언가를 계속 이어나간다. 소중한 것은, 결코 잊지 못한다.

P313


시간이 흐르고 변화한 모습이 나타나면서 훨씬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억지로 잊고자 했다면, 고통과 슬픔만 남은 모습으로 남겨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으며, 시간이 약인 이유를 잘 보여주며, 우리가 결국 시간 속에 살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감상자(鑑賞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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