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욱 vs 이진우

- 이 시대 최고의 섹시남을 논하다.

by 감나무감

이진욱. 그를 처음 알게 된 건 자주 가는 카페의 추천 글 때문이었다.


로맨스 드라마 추천을 바란다는 누군가의 글에 댓글 계속 등장하는 드라마. 이진욱, 정유미의 주연의 <로맨스가 필요해2> 였다. 휴 그랜트 쯤은 되야 어울릴 것 같은 펌이 그에게는 너무 자연스러웠다. 티셔츠 한 장을 쑤욱 상반신에 걸친 것뿐인데 벌어진 어깨와 길쭉한 팔의 핏이 그대로 살아나던 긴 팔 맨투맨 티, 무릎 살짝 위까지 내려오는 반바지와 그 아래로 드러난 가늘고 긴 종아리는 그가 걷는 드라마 속 동네 골목길을 그대로 런웨이로 만들었다.

https://youtu.be/ywiNvD1Mr6Q?si=oqPZl9BxyAmXY8fu

요즘(아니 어쩌면 옛날에도) 찾아보기 힘든 순애보를 간직한 남자, 거기다 말 못할 아픔을 가슴 깊숙이 박아두고 사랑하지만 여친의 결혼 요구를 줄곧 외면할 수밖에 없는 짠한 스토리. 거기에 더해, 공영 방송과는 달리 애정씬에 좀더 관대했던 tvN 때문에 이진욱은 키스 장인으로 거듭나며 나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더랬다.


참~ 잘생겼는데 중저음의 목소리와 눈빛에 묻어나는 왠지 모를 진중함. 그의 포텐은 다음 드라마 <나인 : 아홉 번째 시간 여행>에서 터진다.

https://youtu.be/5dQuJNvzO_o?si=3wca9D6Fv_OcVZ_x

주인공 이선우 기자(이진욱)는 형의 죽음을 수습하러 갔다가 히말리야 눈 속에서 우연히 향통 하나를 발견한다. 향에 불을 붙이기 시작하면 향이 다 타들어 가기 전까지 20분 간 정확히 20년 전으로 되돌아간다. 그 20분 동안의 선택이, 향이 다 타고 난 후 돌아온 그의 현재를 계속해서 바꾸어 놓는다는 설정.


그때는 넷플릭스도 없었는데 휴대폰으로 다시보기 1회를 보기 시작해서 1박 2일 동안 밥 먹는 시간, 잠자는 시간까지 줄여가며 마지막회를 끝내고 나서야 겨우 휴대폰을 내려 놓을 수 있게 했던 정말 독한 드라마였다.


드라마의 결말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드라마 하나를 보면서 이렇게 머리를 쓰고 연구를 해야 하나. 하지만 한 번 빠져들면 나올 수 없다. 끝까지 긴장감을 놓칠 수 없는 구성과 탄탄한 서사의 밀도는 작가가 천재다라는 결론을 내리게 했고, 나는 극본집을 주문했다.


<나인>에서 이선우 그 자체였던 이진욱. 그러나 이후 일반인과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공중파에서 더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사그러들었다. 최근에 드라마에서 변호사로 다시 나오던데. 여전히 <나인>에서의 영광은 찾기 어렵다. 그를 볼 때마다 그저 아쉽다.


요즘 내가 다시 발견한 섹시남은 이진우이다.

https://www.youtube.com/live/_dqyhS9CKrs?si=UYj5fDgHGmcMnyF-

[커피타임] ⭐이진우 14주년 기념⭐ 미적지근한 축하 라이브 - 이진우, 박정호, 박세훈, 김현우

#커피타임 #손경제 #이진우기자 #박정호교수 #김현우소장 #박세훈작가 #박정호교수⭐이진우 14주년 기념⭐ 미적지근한 축하 라이브

www.youtube.com


그러고보니 이진우님도 기자다.

코로나 시기, 금리 인하로 영 맥을 못 추던 국장에 피가 돌기 시작하면서 <삼프로>라는 경제 프로그램이 크게 인기를 끌었다. <삼프로>에서 이프로를 맡은 이진우 기자. 그때는 그냥 꼰대 부장님 같은 느낌이었는데...


재테크를 못하면 가만히 있어도 후진 가속도가 붙어 뒤처지는 시대. 다른 건 몰라도 오며가며 틀어라도 놓자며 친구가 추천해준 프로그램 <이진욱의 손경제-손에 잡히는경제>를 듣기 시작했다.


세상 어느 뉴스보다도 유익한 경제 관련 정보에, 다방면에 걸친 잡다한 지식 전달에, 그리고 지적인 남자들의 단체 수다인 커피타임까지. 주말에 동네 뒷산을 오르며 듣는 남자들의 수다는 그 누구와 함께 산에 오르는 것보다 유쾌하다.


지적인 남자. 섹시하다.


어떤 상황이든, 어떤 내용이든 경제 문외한인 나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풀어서 설명하는 그의 언변과 해박함은 늘 나의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 한 음절, 한 음절 스마트함을 꼭꼭 눌러담아 전달되는 그의 목소리는 또 어떻고.


물론 타인을 의식한 겸손함보다 자신에 대한 강한 확신과 자신감이 그를 더 매력적으로 만든다. 물론 방송에서 격의없이 그를 놀리는 주변의 후배들 때문에 그의 오만함은 오히려 천진함이 된다.


나도 나이가 드나보다.

내 맘을 설레게 하는 이진욱보다 나의 경제적 소양을 넓혀주는 이진우가 지금은 훨씬 더 섹시하게 느껴지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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