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200 10화

술과 사람의모습

술은과연 그사람을 보여주는 거울일까 ?

by 지켜보는사람


알코올 환자들의 입원부터 DT(Delirium Tremens : 금주로인한 섬망증세) 까지 이야기해보았다. 물론 내가 겪은것중 좋지않았던 사례를 하나가져와서 이야기한것일뿐 모두가 다그렇지는 않다. (그렇다고 조용히 입원한다는건 아니다.)

DT가 지나간 이후엔 사람마다 다양한 변화를 보여주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은 굉장히 협조적으로 변한다. 그리고 폭력적인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굉장히 얌전해진다. 먼저 인사해주고 병동생활도 무난하게 잘해낸다. 저번화에 언급했던환자역시 그렇게 난리를 쳐놓고 DT가 지나간이후엔 정말 다른 사람이 되어버린것. 그렇다면 이사람은 원래 착한데 술때문에 이렇게 난폭해진것일까?



'원래 천성은 정말 착한사람인데 술만마시면 저래요.'

글쎄..나는 술이란건 그사람의 본질을 보여주는것이라고 믿고있고 지금까지 이 믿음은 바뀌지않았다.술을 마시고 폭력적인 사람은 그 사람의 성이 폭력적인것이다. 다만 여지껏 그 천성을 눌러왔을뿐 술로인해서 고삐가 풀려 터져나오는거라고 생각한다.

다만 사회적상황, 주변환경, 가정환경 이런것들이 그 사람의 천성을 억제시키고있기 때문에 발현되지 않았을뿐 그 폭력적인 천성은 변하지않는다고 생각한다.


일을 하면서 입원하는 많은 알코올 환자들을 보아왔고 그들의 기본디폴트값은 폭력과 폭언이였다.

물론 스스로 뚜벅뚜벅 병원으로 걸어와서 내담후에 입원하는경우도있다. 그렇게 스스로 걸어와서 입원한사람들은 통상적으로 술을 마셔도 폭언을 하거나 폭력적이지않았고 조용히 잠만자거나 취해있어도 굉장히 협조적이고 말을 나근나근하게 했다.이분들은 알코올이 몸에서 빠지고 제정신으로 돌아와도 술에 취해있을때와 크게 다르지않았다. 이런분들은 천성자체가 느긋하고 온순한분이다.

하지만 이런 환자를 알코올병동에서 만날 확률은 겨울철부산에 함박눈이 내릴 확률다. 애당초 이런환자는 술을 마셔도 공격적이지않고 주변을 크게 힘들게 하진않기에 알코올병원 통원치료만으로도 충분할것이다.


뭐, 너무 극단적으로 알코올환자들에대해 안좋게 말하는가싶지만 일하는곳이 알코올병동이고 입원을 하는곳이다. 입원의 대부분은 경찰차를 타고오거나 사설구급차에 실려오거나 둘중하나였다. 경찰이나 사설구급차를 탄다는건 곱게 오는건 아니란소리. 그런 환자들만 계속 봐와서 이런 선입견이 생길수밖에.

물론, 술로인한 폭력이나 폭언을 일삼는 천성이 고쳐지는경우가 드문드문있긴하지만 천성은 어디가지않는다. 아니, 고쳐졌다기보단 주변환경과 본인의 노력으로 누르고있는거지 언제든지 주변환경이 안좋은쪽으로 틀어지는순간 그사람의 폭력성은 다시 발현된다. 그렇기때문에 주변에 술버릇이 감당안될정도로 안좋은사람이있다면 그사람과의 관계에서 거리를 두라고 말한다. 그 폭력성이 당장은 너를 향하지 않을수도있지만 잠깐만 수틀리면 그폭력성은 단번에 너를 향할거라고 말이다. 그렇기때문에 남자든 여자든 이사람이 어떤지 보고싶다면 술을 진탕마셔보는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술버릇을보면 100프로는 아니지만 대략적으로 이사람이 어떤사람인지 충분히 유추가 가능하다. 혹시나 친구가 아닌 남녀관계에서 막 사귀기시작했을때 남자쪽이든 여자쪽이든 술취해서 폭력적인모습을 보였을때 '내가 옆에서 잘 도와주면 괜찮을거야' 라고생각한다면 글쎄... 천성은 고치기가 힘들다는것이 내 의견이긴하다. 그렇기에 단박에 관계를 정리하고 런을 치는게 인생 이지 하게 가는 지름길이라 볼수있겠다.

적다보니 나도 참.. 부정적으로 변한것도 있는것 같다. 좋게 좋게 생각하고 노력하면 고칠수있어 라고 말을하는게 맞는거 같긴한데 겪어온환자들은 대부분 인성은 심해 밑바닥에있고 거기서 어떻게든 끌어올려보겠다고 손을잡고 끄집어내려하면 그손을 잘라버리려고하고 같이심해로 끌고 들어가버리려고하니 환자를 보는 인류애가 이미 박살나있다. 그렇기에 이런 부정적인 시선이 쉽게 사그러들지가 않는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환잔데 인류애가 박살날정도까진 아니지 않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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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올때마다 욕을먹고 수틀리면 욕을먹고 그냥 욕을먹고 환자들간에 싸우면 중간에끼여서 원치않게 주먹에 맞을때도있고 병동에 입원하기싫다고 때리고 밀치고 긁히고 그렇게 몇년하다보면 '술이들어간' 알코올환자들이 좋게보일리가 없다.









일하다보면 환자들과 이야기를 많이하게된다. 어차피 술마셨을때 한정으로 폭력성을 보이는거라 알코올이 쫙 다빠지고나면 바람빠진풍선마냥 사람이 온순해져서 이야기를 많이하게된다. 이환자 저환자와 이야기하고 다니는것도 내가 하는 일에 어느정도 포함이 된다.


환자들 대부분 본격적으로 술에의지하게된 순간은 모두 안좋은상황이였다. 힘들어서,마음이아파서,피곤함을 잊기위해서등등. 많은 사유가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마시는것들은 차곡차곡 누적되어 그런상황이오면 자연스럽게 술부터 찾게되는것이다. 알코올 의존은 그렇게 시작되는거 같았다.


안좋은상황에서 술을 진탕 마셨기때문에 주사 역시 좋을리가있나. 당연히 안좋아질수밖에없다. 주사가 안좋아지니 상황은 더 안좋아지고 그렇게 술이깨면 안좋아진상황에 다시 힘들어서 술을 마시게되고 그렇게 도돌이표로 생활하다가 결국 몸이 망가져 직장생활까지 영향이 가게 되는 굴레에 빠지게된다. 다니던 직장까지 못가게되어 상황이 더 나빠졌으니 술을 더찾게다.


안좋은상황 -> 술 -> 안좋은기분이 더 안좋아짐 -> 기분이반영된 좋지않은 주사 -> 주변을 힘들게함 -> 술을깨고보니 안좋은상황이 나아진건없음 ->결국 다시 안좋은상황 -> 술 -> 안좋은기분이 더 안좋아짐 -> 좋지않은 주사........ 그렇게 반복된다.

이렇게 반복되다가 결국은 마지막에들어서야 길거리에서 ,가정에서 사고를 대차게 치고 주변의신고 또는 보호자의 신고로 경찰차에 실려오거나 사설구급차에 실려온다. 아니면.. 삼도천강을 편도티켓주고 떠나거나..



















결론은 이거다.

술은 그사람의 본모습을 보여준다. 술을 마셨을때 나오는행동은 곧 그사람의 천성이다. 그걸 확인후에 할 행동은 그걸 안고 어떻게든 좋게 변화시키기위해 친구로서, 연인으로서 노력할지. 아니면 그냥 떠나갈지 그건 본인의몫.

천성과 성격은 다르다. 천성은 말그대로 타고나기때문에 고치는건 어렵다고본다. 하지만 성격은? 좋은환경으로 충분히 고쳐질수있다.

'그래서 좋은환경이 뭔데 ? !!'

라고한다면 흠... 글쎄 사랑을 받을수있고 사랑을 줄수있고 내가 즐거울때 다른사람도 같이 즐거울수있는환경 그런사람들 사이에 있는게 좋은 환경이라 할수있겠지.

한마디로 나 , 본인 스스로가 좋은사람이되면 자연스럽게 좋은환경이조성된다. 그렇게 된다면 힘든삶 그리고 자기비하로인해 술에 손을대고 중독되는 사람은 현저하게적어지겠지..


그런데 나도 힘들다. 하하.. 어차피 내 이상을 적는건 돈이드는것도 아니고 말그대로 이상일뿐인걸

사실 나도 하이볼을 좋아한다. 일끝나고 변두리 이자카야같이 고즈넉한술집에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오뎅한그릇에 하이볼 한잔 탁 털어넣어주면 여기가바로 지상낙원.

좋은환경? 멀리있는거아니다 바로앞에있다. 실컷 술마시지말고 폭력적이네 뭐네 했으면서 너는 왜 마시냐고?

에이~ 원래 사람은 이중적인거라구. 나도 일때문에 힘들고 돈에 쪼달리며살지만 뭐어때, 이렇게 좋은친구그리고 연인이랑 마치고 한잔할수있는 시간이있다는건 행복하잖아~ 힘듬이 행복으로 바뀌잖아 그럼 좋은환경이지뭐, 그러니 우리모두 딱! 한잔만 하고 아쉬워하지말고 1차에서 툭툭털고 일어나서 집에가자.

그럼 짠!

술한잔.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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