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가는건가.
대한민국.
5100만명의 인구가있는 내가 태어나고 자라온 나라.
2023년기준으로 공황장애 인구수는 25만명 정도라고한다.대충 0.39% 정도가된다. 물론 공황에는 여러가지 종류가있을것이고 나는 다른분들이랑다르게 약한축에 속했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겪었던게 공황이였을까? 라고 생각이 들기도했다.
지금와서 가벼운느낌으로 적지만 그때당시엔 정말 나는 심각했다.
처음 공황을 느낀건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갈 무렵이였다.
코로나가 창궐하기 시작하고 점점 그 영역을 넓히고있던 초기부터 내가 일하던곳은 정신과병원에다가 폐쇄병동이라서 외부의 출입을 막고 모든직원은 누구보다 청결을 유지했었다. 아마 인생통틀어 나라는 인간이 가장 깨끗했던 기간이 되지않았을까 싶다.
병원의 철통같은수비는 계속된 코로나병균의 공격에 결국틈을 주게되었고 틈이보이는 그순간 균은 불특정다수의 콧구녕으로 골인하게 되어 숙주로 삼아버렸다. 숙주는 잠복기동안 병원에 있다가 코로나라는 거대한 폭탄을 병원에 투하하고 격리되어 사라졌다. 당시엔 코로나걸렸다 하면 구급차가 와서 코로나 환자는 그즉시 차에 실어서 격리조치가 되었다.
코로나걸린사람들은 후송이되고 남은사람은 이제 지옥문이 본격적으로 열리기시작했다.
병원에 코로나가 터지기전엔 기본적으로 마스크는 KF94를 끼고있었으나 코로나 터진후엔 N-95 마스크로 바뀌었다.
정말 거들떠 보기도싫은 마스크다. N95마스크의 느낌은 과장 조금만 보태서 두꺼운솜이불을 머리끝까지 덮고 숨쉬는 느낌이다. 그리고 N95마스크만 쓰면 끝이냐?
그럴리가, 이렇게 끝나면 그나마 다행이지.
완벽한 풀세팅은 이런식으로 면봉마냥 세팅을 하게된다.
내부열기는 배출되지않아 땀은 정수리부터 흘러내린다. 얼굴은 고글과 마스크가 보호하고 있다. 일하다가 눈이라도 간지럽다? 한번 긁기위해서 방역복 전부를 폐기하고 온몸을 소독후에 새로운 방역복으로 갈아입어야한다. 그냥 참는게 정신건강에 이롭다. 온몸의 땀은 배출되지않고 용암마냥 방역복안에서 흘러내린다. 겨울엔 땀이흐르다가 땀이 얼음이되어 온몸이 얼어버려 추위에 죽고, 여름은 그냥 죽는다.
저걸입고 일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머리꼭대기부터 스팀이 팍팍 돌면서 인성수치가 급감하게된다.
방역복내부에서는
'코로나고 뭐고 누구한명 걸려라, 바로 다정한 몸의대화를 시작할것이야 '
직원들은 예민해져있었고, 환자들역시 모든게 통제되니 예민해져있었다. 모두가 예민해져있는 이시기에 직원들도 계속해서 코로나 걸리면서 한명두명 리타이어 되버리고 그 자리는 코로나가 걸리지않고 남아있는 사람들이 메워야하니 그야말로 죽을맛이였다.
연차는 당연히 쓸수가없는 분위기였고 휴일마저 반납하고 일을 하러 나갔다. 코로나는 고사하고 그냥 몸이갈려서 과로로 먼저 죽을판.
코로나전엔 담배도 폈었고 술도 좋아했었다. 그리고 직장에 코로나가 터지고 방역복을 입기시작한순간부터 흡연량은 늘었고, 유일한 낙은 마치고 집에왔을때 녹초가된 몸을 샤워시키고 개운한 기분으로 살얼음이 얼어있는 맥주를 꼴깍꼴깍 넘기는데 목구멍을 타고흐르는 탄산이 참새마냥 목구멍을 쪼아댔고 그 청량감은 그야말로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해주었다.
그렇게 '일(담배) -> 집 -> 행복한술한잔' 이라는 루틴이 만들어져버렸고 코로나펜데믹이 끝나갈시점까지 일을했다. 신기하게도 남들 다걸리는 코로나는 나만 걸리지않았다.....코로나 휴가? 그딴건 나에겐 없었다.
끝나지않을거 같았던 펜데믹은 끝이보이기시작했고 거리두기도 점점풀리고있는 추세였다. 방역복 역시 간단한 걸로 대체되기시작했고 한시름 놓기 시작했다. 이제는 조금 느긋해진 어느하루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퇴근후에 맥주를 한잔하고 컴퓨터에 앉아서 간단하게 게임을 하고있었다.
그러다 밤12시정도가되었을까. 큰발표를 하기위해 수많은사람들 앞에서있는 긴장감이 몸에서 흐르기시작했다. 심장박동은 나에게 긴장감을 고양시켜주었고 호흡마저 거칠어지고있었다.
순간 머리에 든생각은 ' 아, 이거 뭔가 잘못됬다 ' 라는 생각이 스쳤다. 그리고선 바로 집대문을 열고 차에 시동을건후 가장가까운 종합병원으로 튀어갔다. 늦은밤이라 도로에 차는 없었고 종합병원까지 금방 갈수있었다. 병원에도착후에 응급실로 뛰어올라갔고 아직 펜데믹이 완전히 끝난상황은 아니라서 응급실 바로 앞에서 들어가진 못하고 대기하고있었다. 하지만 심장박동은 점점 쎄게 뛰기시작했고 식은땀마저 나고있었다.
응급실에서 치료진이 한명나오더니 나에게 이것저것 물어보기시작했고 증상을 말해주었고 손가락에 끼우는 기계를 하나 가지고오더니 수치를 보고 바로 응급실 안쪽으로 데리고가주었다. 손가락에 끼웠던 기계는 산소포화도 측정기 였고 심박수와 산소포화도를 보여주는 기계였다. 바로 들어오라고했으니 정상적인 수치는 아니였던거같았다.
그리고 응급실 침대에 누워있으니 드라마에서 보던 삑~ 삑~ 거리는 기계를 가져와서 내몸에 장착시키고 링거를 하나 놔주었다. 하지만 심장 박동수는 여전히 내려가지않았고 계속해서 호흡은 가팠다. 내가누워있던 침대는 응급실 치료진 스테이션 바로앞에 있었고 지나다니면서 간호사들이 수시로 모니터를 보는듯했다.
바로앞에 간호사들과 의사들이 있어서 그런가 마음이 어느정도 안정되기시작했다. 이사람들은 내가 잘못되어 저승문턱앞에서 저승사자손을 잡고 따라가려하면 저승사자를 아주 반갈죽으로 만들어놓고 내멱살잡고 현생으로 끌고올것만같은 든든함이 느껴졌다. 하지만 어느정도 안정됬다뿐 긴장감은 여전했다. 엑스레이나 시티나 뭐 이것저것 검사할줄알았는데 딱히 검사는 하지않았다. 내가했던 검사는 '심전도검사'만 했었다. 가슴팍에다가 뾱뾱이를 몇개 붙히고 검사하는 기계였다.
의사는 내게 와서 집에가서 쉬다가 병원내의 심장내과로 가서 진료받으라고했다. 하지만 이대로 집에돌아가면 더 심장이 뛸거같아서 무서웠고, 그냥 여기있다가 진료받으러가면안되겠냐고했고 의사는 알겠다고 했다. 응급실은 한산했었고 나포함해서 환자는 3명정도밖에없었다.
그렇게 아침해가뜰때까지 뜬눈으로 밤을세웠고 잠깐 안정되었을때 나는 유튜브로 내증상을 검색해보았다. 공황에서 내최고의 실수가 여기서 시작되버렸다.
- 심장이 빨리뛴다. 라고 검색했다.
어떤게 나오는줄아는가? 유투브의 모든썸내일은 마치 짜기라도 한듯 똑같았다.
이런증상이면 심장마비 전조증상입니다.
이런증상이면 당장 응급실 가야합니다.
심장이 이렇게뛰면 심근경색 전조증상입니다.
지금 이걸 놓치면 사망확률이 올라갑니다.
지금 내증상에서 이런자극적인 글귀를 보면 어떻게되냐면 진정해질 심장도 다시 뛰게 만들고 풀릴 긴장도 다시 바짝 긴장하게 만든다.
물론 저런 영상을 클릭해서 보면 틀린 정보는 아니다. 다 맞는말이다. 그리고 의사들이 앉아서 이야기 하고있으니 신뢰도는 올라갈것이고 올라간 신뢰도와함께 두려움은 같이올라간다. 무서울수밖에없다. 진짜 잘못되나? 이렇게 가는건가? 오만가지 생각이 다든다. 그런 정보들을 계속 보다보면 진짜 내가 그렇게되고, 그런증상을 따라가게되는 느낌마저온다. 과도한 정보가 오히려 나를 망치는 경우가 되버린것이다.
향후 공황이 지나간후에 내친구들이나 주변에게 이야기할땐 어디가 아프거나 뭔가 몸이좀 이상한데? 싶으면 유튜브나 인터넷검색은 절대 하지말고 당장 의자에서 궁둥짝띠고 일어나 병원으로 튀어가서 의사와 직접 상담하라고 말한다.
어쨌든, 당시에 유튜브 검색하다가 진정되다가도 다시 심장이 뛰고 긴장되어버려서 내상황에 전혀 도움이안된다 생각하고 그냥 유튜브를 꺼버리고 응급실 침대에 누워서 천장만바라보았다.
매일보던 천장의무늬인데 그날따라 유독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천장무늬였다.
'아아... 이렇게 가는건가.. 먹고싶은게많은데.. 내가하던 게임 스토리의 끝을 아직 보지도 못했는데....'
여러가지 생각이 스치면서 그렇게 천장을 바라보다보니 아침해가 떠오르기시작했고 긴장감은 여전했다.
바로 일하던 보호과 주임에게 전화했고 간밤에있었던 이야기를 전부했다. 그리고선 짤릴 각오하고 일을 그만두겠다고 말했다. 이상태로 일도 안될뿐더러 당장 죽을거같은데 일이 무슨 소용이냐며 거의 울먹거리듯이 이야기를했다. 그랬더니 주임은 알겠다고 한후 조금있다가 전화할테니 일단 치료를 잘받고있으라고했다.
이후 전화가왔고 나에게 한달동안 병가를 내주겠다고했다. 그러니 한달동안 몸을 잘 추스르고 다시 오라고한다. 주임에겐 감사하다고 말을한후 핸드폰을 내려두고 응급실 천장을 또 조용히 바라보았다.
이 한달은 나를 새롭게 개조시켜주었고, 공황이라는 놈과 제대로 질척거리면서 진흙탕싸움을 시작하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