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탐조는

해외 탐조에 대한 단상

많이는 안갔지만... ^^

by 김대환

새를 보는 사람들에게 해외 탐조는 꿈 같은 이야기다. 현직에 있을 때는 남들 다가는 몽골을 못가서 안달이 났었고 마냥 부럽기만 했다. 동남아에 얼마나 많은 새들이 있는지 다녀온 사람들이 포스팅을 보고 난 언제나 저런 여행을 해 볼까 고민을 하기도 했었다.


퇴직 전 겨울 방학에 일본 홋가이도에 다녀 왔고 퇴직 후 무작정 대만 타이페이에서 10일간 여행을 했다. 그 후 20일간 태국과 말레이지아에 다녀왔고 꿈에 그리던 몽골을 6월에 다녀왔고 보르네오에 10일간 탐조 여행을 했다. 일본 오키나와에 10일 간 여행을 했고 현재는 태국 남부와 치앙마이에 1달간 여행 중이며 24일 귀국할 예정이다. 나름 바쁘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


KDH_5020 복사.jpg 작은말레이쥐사슴(Tragulus kanchil)


어쩌면 짧은 기간 너무 많은 곳을 다녀서 이 새를 어디서 봤지 헷갈릴 때도 있지만 꾸준히 아이네이처리스트(아네리)에 자료를 올려서 정리를 하고 있다.


해외여행이란 것이 어쩌면 정말 복잡하지만 어쩌면 단순하기도 하다. 그 동안의 해외 탐조 여행을 다니면서 느낀점을 간단하게 소개해 보고자 한다.


우선 내가 가는 여행에는 몇 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 안전이다. 난 익스트림 스포츠를 좋아하지도 않고 하고 싶은 생각은 더더욱 없다. 난 아주 오랫동안 가늘고 길게 여행을 다니고 싶다. 더구나 겁도 많고 고소공포증도 있기 때문에 위험한 길은 다닐 생각이 전혀 없다. 그 곳에 아무리 보고 싶은 새가 있어도 안간다.


둘째 종추가는 별로 관심이 없다. 남의 나라 새를 언제 다시 본다고 외국 새를 많이 보고 종추가를 하겠는가. 그저 다니다 보면 새로운 새를 볼 것이고 그 때마다 새로운 새를 보는 것에 만족한다. 종추가 보다는 좀 더 가까운 거리에서 새를 잘 보고 찍는 것에 더 관심이 많다.


셋째 내가 새를 보는 사람이지만 새만 보기 위해 악다구니를 쓰고 싶은 생각은 없다. 더운 나라에서는 한 낮이 되면 새들도 쉬러 그늘에 들어간다. 그럼 나도 카페에 들어가 노닥거린다. 구글 지도를 검색해서 평가 높은 식당이나 카페를 찾는다. 아침도 8~9시쯤 숙소에서 나서서 새를 보러 돌아다닌다. 해 지기 전 빛이 약해지면 숙소로 돌아온다. 이렇게 다닌다고 몇 종 못 볼것 같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대략 10일 정도 다니면 최소 150종 정도는 평균적으로 본다. 이 정도면 만족한다.


KDH_6587 복사.jpg 우는뻐꾸기 plaintive cuckoo (Cacomantis merulinus)


넷째 직접 운전해서 돌아다닌다. 물론 몽골같이 렌트가 안되는 나라도 있지만 렌트가 가능한 나라에서는 차를 렌트해서 돌아다닌다. 우리나라와 찻길이 반대로 되어 있는 나라도 있지만 운전이 그렇게 어려지는 않다. 직접 운전을 해야 여기저기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


혼자 해외 여행을 하려면 좀 더 큰 용기가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못할 일은 아니다. 일단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 여행사나 개인이 운영하는 탐조 프로그램에 비해 많게는 100만원에서 50만원 정도 저렴하고 여행의 퀄리티가 매우 높다. 워낙 오지를 다니기 때문에 먹는 것이나 자는 것이 매우 불편할 수 있지만 개인이 움직이는 것은 그래도 어느 정도 자율성이 있다.


항공료가 워낙 비싸서 길게 다니는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모든 사회적 시스템이 한국보다 열악한 외국에서 너무 오래 있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많은 스트레스를 준다. 2주 정도면 적당하다는 생각이 든다. 5일 이하는 비싼 항공료에 비해 가성비가 떨어진다. 물론 직업이 있는 사람들에겐 어려운 이야기겠지만 난 백수다.


597827770_32768761349436444_2043138434375444682_n.jpg 태국 차앙라이 도이창


새사진은 그날 그날 정리한다. 골라놓은 사진은 대부분 아이네이처리스트에 올린다. 돌아다니다 보면 새만 있는게 아니다. 곤충도 있고 꽃도 있고 뱀도 있고 다람쥐도 있다. 난 보이면 무조건 찍는다. 그리고 아네리에 올린다. 일명 만종 프로젝트를 위한 작업이다.


더운 나라는 쉽지 않다. 더위, 모기에 질린다. 좀 더 선선한 나라에 가보고 싶다. 다음 여행에는 스탄이 붙은 나라에 가 보고 싶다. 그곳은 또 어떤 곳인지 궁금하다.


새에 대한 정보는 이버드나 아네리면 충분하다. 날짜와 장소까지 나와 있고 지금까지 새를 본 내 경험이 있으니 새를 찾는게 어렵지는 않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새의 용어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