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다시 돌아온 볼리비아
대학 때 한국 경제사를 공부하고, 런던정경대에서 개발주의(developmentalist) 계파의 개발학을 배우다 보니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국제개발협력 담론은 한계가 크다. “인간중심개발”과 “지속가능개발목표(SDGs)”로 국개협의 판도는 바뀌었지만, 그래서 매년 여러 선진국들이 한 개발도상국가에 수백 억 원을 쏟아붓고도 신경 쓰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경제개발이다.
현재 선진국 모델은 철저히 도시 중심의 산업화를 거쳐 왔다. 집적 투자를 하고, 대기업을 만들고, 고용을 늘리고, 재개발을 하고, 도시를 재편하고, 교통 수단을 바꾸고 산업화를 해야 한다.
그런데도 매년 수백 억의 돈이 소상공인을 지원하고, 트레이닝을 하는 데 허비된다.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 것을 선행한다. 대규모 물질적 투자는 뒷전이다. 아마 산업화를 얘기하면 아마 ‘기후변화 빌런’이라고 비판받을 것이다.
하지만 기후변화 경감은 선진국에서나 잘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너나 잘하세요'다. 예컨대 AI 기술 개발과 데이터센터 설립만 멈춰도, 전 세계 개도국이 산업화하면서 배출하는 탄소량보다 더 많은 환경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본국에선 무분별한 기술개발과 소비로 오염을 일으키면서, 다른 개도국에 가서는 환경을 지키라며 시골마을에서 ‘깔짝대는’ 현실. 명백한 사다리 걷어차기다.
나는 기업 파트너십 전문가로 일하고 있는데 우리 리더십은 항상 말한다. 기업엔 돈을 주는 게 아니라 받아야 한다고. 기업이 납부하는 세금으로 국개협이 운영되기에 그 돈이 기업으로 다시 돌아가면 안 되고 서민에게 가야 한단다. 엔쥐오 출신 리더십이기 때문에 하는 말들이다. 대기업이 지원을 받아야 경제가 성장하고 하청업체가 늘어나며 양질의 고용이 증가해 결국 서민들이 혜택을 보는 건데... 구조를 보지 못한다.
국제개발협력 담론이 바뀌지 않는 이상, 선진국과 개도국의 격차는 절대 좁혀질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