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이 운다

6년 만에 다시 돌아온 볼리비아

회사에서 내부 세미나를 주관하는 일을 맡았다. 참석자들이 먹는 커피와 쿠키를 구비해야 한다.


세미나가 끝나고 뒷정리를 한다. 커피와 쿠키가 많이 남았다.


"남은 것들은 버리면 됩니다" 선임이 일러주었다.


'아이고, 아까워라' 이런 생각이 절로 나서 굳이굳이 그것들을 싸들고 사무실에 올라와,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줬다.


나는 먹는 양이 적다. 그래서 볼리비아에서 음식을 많이 남기곤 했다. 그러면 꼭 한 친구가 내게 이렇게 말했다. "내가 어렸을 때 아버지는 절대 밥을 못 남기게 하셨어. 밥을 남기면, 밥이 운다고"


그말이 가끔 맴돈다.


휴일을 맞은 오늘, 요리를 한다. 순두부 조림을 해먹었다. 조금 남았다.


룸메이트 선생님이 말한다. "제가 버려드릴게요!"


그러면 밥이 우는데? 이런 생각이 절로 들었다.


굳이 굳이 그 그릇통을 붙잡고 영화를 보면서 간식 삼아 먹는다.


아 배부르게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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