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페리테일 Aug 03. 2016

그런 밤이 있었다

그때의 마음이 살짝 그리워졌다


< 나는 이제 좀 행복해져야겠다>


#122




당신과

나사이

2.5그램




122번째 2.5그램


+


그런 밤이 있었다.

공중전화 카드 몇 개를 가지고

아파트 단지 끄트머리

 공중전화부스를 전세 놓고

까만 밤부터

하얀 새벽까지 

얘기하던 그때.


상대방 집 무선전화기의 

배터리가 다 해서

어쩔 수 없이 전화를 끊고

돌아가던 그때.


서로 상대방이 먼저 끊으라 얘기하며

그렇게 다시 한 시간을 넘게 통화하던 그때.




며칠 전

동네 산책을 하다 골목길 어느 한쪽에서 발견한 

지금은 거의 사라진 공중전화부스를 보니

그때 생각이 났다.


나는 그때로부터 

십 몇 년을 걸어왔지만

아직도 그때의 그 느낌들이 생생하다.




이제 누구나 하나씩 들고 있는 전화기.

어느 순간,

언제든지 연결되는 우리지만

그렇게 쉽게 연결되는 그 고리는 

그때보다 더 가볍고

그때보다 더 헐겁다.

그때의 마음이

살짝 

그리워졌다.



페리테일 인스타그램










-덧붙임 1-


2004,2005,2006,2007,2008,2009,2010,2011,2012,2013,2014,2015,2016

13권의 시간기록장들.



그리고

14번째 시간기록장 이야기가

카카오스토리 펀딩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앞으로 두 달 동안 14년간의 이야기를 연재할 거예요.

많이들 들러서 이야기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https://storyfunding.daum.net/episode/9903


작가의 이전글 <인생사란> 그때도 위험하고 지금도 위험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