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의 마음이 살짝 그리워졌다
당신과
나사이
2.5그램
122번째 2.5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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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밤이 있었다.
공중전화 카드 몇 개를 가지고
아파트 단지 끄트머리
공중전화부스를 전세 놓고
까만 밤부터
하얀 새벽까지
얘기하던 그때.
상대방 집 무선전화기의
배터리가 다 해서
어쩔 수 없이 전화를 끊고
돌아가던 그때.
서로 상대방이 먼저 끊으라 얘기하며
그렇게 다시 한 시간을 넘게 통화하던 그때.
며칠 전
동네 산책을 하다 골목길 어느 한쪽에서 발견한
지금은 거의 사라진 공중전화부스를 보니
그때 생각이 났다.
나는 그때로부터
십 몇 년을 걸어왔지만
아직도 그때의 그 느낌들이 생생하다.
이제 누구나 하나씩 들고 있는 전화기.
어느 순간,
언제든지 연결되는 우리지만
그렇게 쉽게 연결되는 그 고리는
그때보다 더 가볍고
그때보다 더 헐겁다.
그때의 마음이
살짝
그리워졌다.
-덧붙임 1-
2004,2005,2006,2007,2008,2009,2010,2011,2012,2013,2014,2015,2016
13권의 시간기록장들.
그리고
14번째 시간기록장 이야기가
카카오스토리 펀딩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앞으로 두 달 동안 14년간의 이야기를 연재할 거예요.
많이들 들러서 이야기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https://storyfunding.daum.net/episode/9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