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걸으면서 복잡한 생각을 걷어내다
페리의
감정가게
공기가 너무 좋아서
(사실 거의 매일 산책을 하지만)
늘 그렇듯 밤 산책을 했습니다.
이런 밤은 산책하지 않으면
손해 보는 그런 밤이니까요.
밤을 걷는 일은
제게 여러 가지로 의미가 있는 일입니다.
겸사겸사 커피도 한 잔 마시고요.
밤을 걷는 것은
하루를 다시 보는 것과 같습니다.
짧은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일들이 일어나는데
밤을 걸으면서
버릴 것들을 버려요.
제가 아는 생각을 걷어내는
방법 몇 가지 중에 하나죠.
짧으면 30분,
길면 1시간,
어느 날은 파란 밤.
어느 날은 손톱 달,
어느 날은 까만 바탕에 총총히 박힌 별.
그것들과 걷고 걷다 보면
버거운 하루의 몇 가지 것들을 걷어낼 수 있습니다.
그래 이렇게 아무 일 없이
밤을 걷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거라 느낄 수 있어요.
계획대로 되지 않아요.
마음먹은 대로,
생각처럼 되지 않아요.
사는 것은 그렇습니다.
그냥 걷는 거예요.
그렇게 걸으면서
걷어내는 겁니다.
오늘 밤에도
걷고
걷어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