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달다>
올겨울 우리의 두번째 슈톨렌이 왔다.
양평 쉐즈롤의 피스타치오 슈톨렌.
프릳츠것이 빵에 가깝다면 쉐즈롤의 슈톨렌은 좀 더 꾸덕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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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랑이는 항상 우리가 무언가를 먹을때 함께한다.
같이 먹는 것은 아니지만 자기도 빼놓지 말라는 듯
다른곳에 있다가도 식탁에 올라오거나
의자에 올라와 앉는다.
우리가 먹는 음식 냄새를 꼭 맡아보는데 그럴때마다 이 녀석의 표정이 어찌나 다양한지 볼때마다 웃긴다.
아무튼 나는 커피를 내리고 보라요정님은 슈톨렌을 썰어놓았는데
어느샌가 의자위에 올라앉아 호기심천국마냥 음식한번 보고 우리한번 보는 오랑이덕분에 둘다 빵터져서 오늘의 디저트 시간은 더 달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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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급속도로 나빠진 후로
매일매일 살얼음판을 걷는 느낌이라
일분일초가 더 소중하다.
매일매일 이런 달달한 시간들이 있다는 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모른다.
반복되는 일상의 조각들이
파편으로 조각나 사라지지 않고 고스란히 쌓인다.
그래서 나는 기록하는 게 좋다.
눈으로 보고,
말로 하고,
글로 쓰고,
그림으로 그리면
정말로 단단히 새겨진다.
달콤해서 더 단단해진 하루가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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