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 하면 여러가지가 떠오르지만
아마 대부분 오랫동안 사회를 봐온 김혜수배우님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겁니다.
며칠전 청룡영화상은 30년간의 긴 여정을 마치는 김혜수배우님의 마지막 사회였습니다.
영상으로 보니 2017년에 12월에 사인받은 일이 생각났어요.
2017년의 우리는 하루의 일과를 거의 카페에서 마치곤 했습니다.
바깥양반(보라요정님)이 가게를 마치고 내가 마중을 나가면 삼청동이나 연남동, 연희동, 합정즈음에서 하루를 마감하곤 했거든요.
그중에서 제일 많이 가던 곳이 연남동이었고,
카페는 테일러커피에 제일 많이 갔었습니다.
(그때는 테일러 마감이 11시라 늦게까지 있을수 있는 카페중 하나)
겨울이 시작되었고 마침 2018년 새 다이어리(그때는 제가 만들던 시간기록장)
를 펴놓고 내년의 계획을 막 적고 있을때였어요.
그날도 둘이 시간기록장 펴놓고 이것저것 쓰면서 얘기하고 있는데
우리 바로 뒷자리에 김혜수배우님이 일행이랑 딱! 온거예요!!!
가장 좋아하던 메뉴 아인슈패너(테일러의 시그니쳐이기도 했고)마시고 있었는데
배우님도 이거 정말 맛있다고 막 일행분들이랑 시켜서 마시고 계셨습니다.
(보라요정님 바로 뒤라 얘기 소리 다들림)
두근두근 사인이라도 받고 싶었지만 괜히 지인들이랑 시간보내는데 방해될까봐 그냥 있었죠.
다른 사람들도 의식은 하는데 다들 그냥 있길래.. 우린 또 소심하니까요! -0-)
아무튼 우리는 이제 슬슬 갈때가 되어 일어나는데 바로 뒷자리고
(테이블 매우 가까움) 일어나니까 김혜수배우님 테이블쪽도 살짝 의자를 비켜주시다가
보라요정님이랑 눈이 마주친거예요.
눈이 마주치니 보라요정님이 간단하게 인사를 했는데
김혜수배우님이 ‘어머 안녕하세요!’이러면서 진짜 아는 사람처럼 인사를 받아주는거!!!!
(나는 정말 여친님이랑 김혜수 배우님이랑 아는 사이인줄 알았음 -_-;;)
그래서 보라요정님이 용기를 얻었는지 2018년 새 시간기록장에 사인을 부탁해서 받았어요.
어찌나 친절하게 대해주시는지 지금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둘다 놀라서 가게를 나와 주차한 곳까지 걸어가다가 "자기야 혹시 아는 사이야?"라고 다시 물어봤을정도였어요.
(-__-;;; 정말 넘나 아는 사람처럼 반갑게 해주었단 말이예욧!!)
말도 안되긴 하지만 그렇게 오해할만한 이유가 있긴 합니다.
당시 보라요정님 로드샵을 하고 있었는데
가게랑 골목이 예뻐서 영화나 드라마 cf촬영을 많이 했었거든요.
그래서 전에 가게에서 촬영한 적이 했었나? 한번 본적이 있었나 생각을 한거예요.
10년동안 정말 많은 드라마,영화, 광고 촬영들을 가게앞과 골목에서 했었거든요.
물론 보라요장님의 가게 혼자만의 힘은 아니고
그 앞에 커피방앗간과 함께 골목자체가 어우러져서 그런것이기는 하지만요.
넘나 재미있게 보았던 드라마 또 오해영의 유명한 키스신도,
이 뒷골목은 이번 책 <귀여운거 그려서 20년 살아남았습니다>의 표지로 쓰이기도 했습니다.
드라마 도깨비도 이곳에서 촬영했어요.
이것 말고도 진짜 많은데….
이 골목이 그렇게 참 예뻤습니다.
우리는 이 골목에 앉아 10년동안 커피를 마셨어요.
2012년부터 2021년까지
봄여름가을겨울을 열 번 보냈습니다.
(바깥양반이 하던 가게는 저 작고 하얀가게)
이 골목은 봄, 여름, 가을, 겨울 다 예쁘지만
지금은 겨울이니까 겨울의 사진을 몇 장 더 보여드리면..
그리고 이렇게 눈이 온 날,
이 골목 끝
커피방앗간에서 따뜻한 비엔나커피를 마시던 날의 기억을 떠올리면
지금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아무튼 보라요정님이랑 청룡영화상 보다가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났습니다.
아무튼 김혜수배우님은 원래도 호감이었지만
(가장 최근 영화 밀수도 넘아 재미있게 보았죠)
그 날 이후 더더더 극호감이 되었다는 뭐 그런 작은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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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날도 날이니 따뜻한 아인슈패너 한 잔 마셔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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