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걷습니다

파주 여행 4: 감악산 출렁다리 – 백운계곡 – 범륜사

by 친절한 상담쌤

올해 1월부터 걷기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평일에는 집 근처 호수공원을 한 바퀴씩 걷고, 주말에는 걷기 좋은 길을 찾아 나섭니다. 걷기는 단지 몸을 단련하는 행위에 그치지 않고, 마음까지 돌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에요. 걸을 때마다 나 자신을 살뜰히 돌보고 있다는 기분이 들거든요. 가능하다면, 언젠가는 우리나라 구석구석을 두 발로 걸으며 천천히 둘러보고 싶답니다.


이번에는 파주로 여행을 떠나며, 어디를 걸을지 고민하다가 현지에 사는 친구가 추천해 준 코스를 선택했습니다. 바로 감악산 출렁다리 – 백운계곡 – 범륜사 코스예요. 인터넷 블로그 후기를 보니 길이는 길지 않지만, 계단이 많고 경사가 심하다는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무더운 여름이기에 얼린 생수, 손수건, 무릎 보호대, 선글라스, 모자등을 꼼꼼히 챙겼습니다.


주차장에 도착해 첫 계단을 오르려는데, 6·25 전쟁 당시의 전투 현장을 알리는 안내판이 눈에 띄었습니다. 파주는 곳곳이 역사의 현장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공간 속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전투현장 알림판.jpg

나무 데크로 된 계단길은 생각보다 훨씬 가팔랐어요. 거리로만 보면 산책길 정도의 코스일 텐데, 가파른 경사 때문에 땀이 비 오듯 흘렀습니다. 미리 챙겨 온 얼린 생수와 손수건이 큰 도움이 되었어요.

감악산 데크길.jpg

한참을 올라 도착한 감악산 출렁다리는 꽤 길었습니다. 무더위 탓인지 다리를 건너는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다리는 꽤 출렁거렸어요. 산 중턱에 매달린 듯한 다리에서 바라본 풍경은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다웠어요. 특히 범륜사에 올라가서 내려다본 출렁다리의 모습은 사진으로는 다 담기지 않을 만큼 장관이었답니다. 그 아름다움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출렁다리위.jpg

이번 코스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백운계곡이었어요. 며칠 전 비가 많이 내려서인지 계곡물이 아주 풍부했답니다. 무엇보다도, 계곡 물소리와 함께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몸과 마음을 시원하게 씻어주는 듯했어요. 그 자리를 떠나기 아쉬울 만큼 평화롭고 청량한 공간이었습니다.

백운계곡

범륜사는 아담한 절이었어요. 학업, 취업, 성취를 기원하는 곳이 있어서, 대학 졸업을 앞둔 딸아이의 취업을 간절히 빌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인이라면 한 번쯤 해보는 돌탑 쌓기도 했어요. 평소엔 큰 바람 없이 지내지만, 딸아이 문제만큼은 기도하게 되는 것이 부모 마음인 듯합니다.

취업을 비는 곳.jpg

내려오는 길은 올라갈 때보다 오히려 더 힘들었습니다. 경사가 심해 다리에 더 많은 힘이 들어갔거든요. 스틱 있으면 훨씬 수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차가 다니는 도로로 내려오는 방법도 있었지만, 좀 더 자연과 가까이하고 싶어 다시 계단을 택했습니다. 그 선택 덕분에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었어요. 물론, 다음 날 인어공주가 된 것처럼 걸을 때마다 다리가 아팠지만 말이에요. 앞으로 더 열심히 근력을 키워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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