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생후 5-6개월)
2003.8.3.
하루종일 비가 내렸다. 장마는 끝났다고 했는데...쉴세없이 비가 내리는데도 후덥지근하고 더웠다. 00이는 점점 키가 커지고 있다. 오늘 확인해보니 한달정 도 표준치 이상의 신장이었다. 아빠 닮아서 키가 크고 몸무게는 적게 나가는 것 같다.
일주일전부터 00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고 있다. 00이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지만...빨리 자라서 ‘엄마, 동화책 읽어주세요’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00이가 이제 자유자재로 몸을 뒤집으며 돌아다니기 때문에 00이 혼자 두는 것이 불안하다. 잠들지 않으면 00이와 한 방에 있으려고 한다. 00이도 엄마를 알아봐서 엄마가 방에 있으면 혼자서 잘 논다.
쌀미음으로 이유식을 하고 있는데 00이는 먹성이 좋아서 어른 밥숟가락 5-6 스푼 정도의 양을 뚝딱 먹는다. 10스푼 정도로 늘어나면 죽으로 넘어가야겠다. 쌀죽도 먹이고, 야채스프도 먹이고, 과즙도 먹이고...한 단계씩 잘 받아 먹었으면 좋겠다. 이것 저것 먹이고 싶은 것이 너무 많다.
2003.8.28.
감자스프, 당근스프에 이어 고구마스프까지 무난하게 이유식을 진행하고 있다. 먹는 것에 관심을 보이고 잘 받아먹는 00이가 너무 사랑스럽다. 오후에는 과즙으로 간식을 하고 있다. 앞으로는 브로콜리, 양파 등 각종 야채 스프를 계속해서 줄 생각이다.
00이는 요즘 데굴제굴 구르는 것에 능숙해져 있다. 잠깐 사이에 저 멀리까지 굴러가 버린다. 더더욱 안전사고 예방에 힘써야 할 것 같다. 벌써 혼자 앉을 수 있게 된 00이는 이제 서고 싶어한다. 하루하루 빠르게 성장해가는 00이가 너무 이쁘다.
어제는 보행기를 꺼내서 00이를 앉혔는데 자세가 아직 불안정하지만 너무 좋아한다. 앞으로 이유식 먹일 때 사용해야겠다. 그리고 아기요람을 접어서 보관해두었다. 이제 67cm가 된 00이에게는 작아져 버렸다. 정말 쑥쑥 자라는 것이 느껴진다.
이때는 작게 태어난 아이가 급성장을 하는 경향이 있고, 그래서 일찍 성장이 멈출 수 있다는 것을 몰랐다. 그래서 아이가 쑥쑥 크는 것이 마냥 행복하기만 했던 것 같다. 실제로 아이의 키는 초등 저학년까지 급성장하다가 정작 커야할 청소년기에 거의 크지 않았다. 그것이 아이 입장에서는 많이 속상했을텐데...크게 내색하지 않아서 대견했다.
집안 일중에서 먹거리에 가장 관심이 많다. 청소나 빨래는 남편이 많이 하지만 음식을 준비하는 것은 거의 나의 전담이다. 건강과 직결되는 일이라 생각해서 아이를 키울 때도 먹는 것에 많이 신경을 썼다. 다양한 야채와 과일을 먹였으나 아이는 커서 당근을 싫어하고, 과일은 당도가 높은 것외에는 먹지 않는다. 아마 스스로 사먹는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래도 어릴때부터 건강하게 먹이려고 노력해서인지 요즘 아이들보다는 건강하게 먹는 편이라는 것이 위안이라면 위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