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대로 정한 올해의 OO
작년 10월부터 발행하기 시작한 방역 회사 마케터의 이야기들. 브런치 작가로 방역회사 직원으로 그리고 마케터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써보고 싶어 조금 무모하게 개요를 짜고 덜컥 작가 신청을 해버렸다. 서랍에 저장되어있다 세상에 나온 글 중에는 필력의 한계에 부딪혀 열외 된 것도 있고 이런저런 글을 작성하는 과정 중에 새롭게 떠오른 아이디어로 탄생한 글도 있다. 올해 첫 번째 브런치는 우여곡절 많았던 작년 한 해를 돌아보며 꼽은 나만의 어워드로 2020 연말정산의 시간을 가져봤다.
방역 회사 마케터가 뽑은 '2020 올해의 OO'
작년 한 해를 싫어하게 만듦과 동시에 잊지 못할 한 해로 만들어준 장본인이다. 코로나19는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우리를 괴롭게 하고 있다. 물리적으로는 좁은 공간에 스스로를 매어둔 채 수많은 주말과 기념일을 방구석에서 보내야 했고, 심리적으로는 마치 우물 안 개구리가 된 것 마냥 숨통을 조여 오는 답답함이 해소되지 않은 채 쌓여있다. 이런 물리적 심리적 제약이 우울감이나 화로 표출되어 '코로나 블루', '코로나 레드' 같은 신조어가 생겨났을 정도다.
사실 나는 예외일 거라 생각했다. 이런 답답함에도 잘 적응하고 팬데믹이 주는 스트레스나 피로감도 그때그때 해소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코로나19만은 예외인지 집 밖을 나서는 순간부터 신경을 곤두세우게 하는 긴장감과 주말이면 집순이를 자처하는 일에 익숙해질 듯 익숙해지지 않는다. 부디 올해 안에는 해방감을 만끽하며 바이러스 종식을 선언하는 한 해가 되길
아마 2020년 한 해 제일 많이 기사화된 해충을 꼽아보자면 매미나방이 아닐까 싶다. 나의 경우 작년에 모기, 초파리만큼이나 거리에서 자주 마주한 해충이 매미나방이다. 보도블록 위를 꿈틀거리며 기어가는 유충부터 나무나 전봇대에 붙어있는 매미나방 성충, 건물 로비나 주차장 천장에 자리 잡은 알집까지 매미나방의 생애 주기를 전부 목격한 셈이다. 만약 올겨울도 작년처럼 따뜻할 경우 내년에도 엄청난 개체 수의 매미나방이 부화하게 될 거라는 예측 기사가 이어지고 있다. 농작물뿐 아니라 도심과 일상생활에도 피해를 줬던 매미나방의 공포를 재현하고 싶지 않다면 알집을 시작으로 유충과 성충 방제를 위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12월 말까지는 겨울답지 않은 날씨에 걱정이 많았는데 요즘 같은 한파가 앞으로도 이어진다면 그 걱정을 조금은 덜어도 되지 않을까? 아 물론 방심은 절대 금물.
작년 설 연휴를 기점으로 연일 뉴스 속보로 코로나 바이러스의 국내 확산 소식이 전해지면서 손 소독제와 방역 마스크를 찾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었다. 그 시기에 나는 페스트세븐 이직 후 첫 번째 야근을 경험했다. 주문 수량에 맞춰 제품을 준비하는 것도, 외부 인력까지 동원해 밤새 포장하는 것도, 포장을 마치고 송장까지 붙여놓은 제품이 제날짜에 출고되는 것도 뭐 하나 내 맘 같지 않더라. 생산부터 포장, 배송까지 여럿의 이해관계가 얽혀있으니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그 단순한 이치도 직접 겪어보기 전까지는 잘 몰랐었다.
배송 지연에 제품 파손까지 고객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 상황이 정말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우리 모두가 준비되지 않은 채 처음 겪는 상황에 미흡한 점이 많았기 때문일 것. 정신이 혼미했던 고객 응대부터 모니터 밖 세상까지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 준 페스트세븐 클리닉크린겔이야말로 진정한 올해의 제품이다.
작년 5월에 출시한 제품임에도 당당히 2020년 제품 판매수 7위를 차지한 페스트세븐 초파리 트랩의 활약은 놀랍다. 8월부터 9월 초까지 전국의 수많은 초파리 퇴치 작전에 투입되었을 뿐 아니라 겨울로 접어든 후에도 종종 페스트세븐 초파리 트랩에게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 거기에 300개가 넘는 초파리 트랩 후기에는 보기 힘들 만큼 초파리, 날파리가 너무 많이 잡혀있는 포토후기도 많으니 올해의 신제품으로 꼽을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