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페스트세븐 Oct 20. 2020

오늘 점심 뭐 먹지?

부제 : 직장인은 점심 메뉴 선택에 진심인 편

직장인에게 점심시간이 주는 의미는 뭘까? 아니 나에게 점심시간이 주는 의미는 뭘까? 솔직히 말하자면 출근 이후부터 퇴근 전까지 가장 마음 편한 시간, 형광등 말고 진짜 햇볕을 쬐는 일광욕 시간, 점심을 먹으면서도 내일 먹을 메뉴를 고민하는 행복한 시간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페스트세븐 마케팅팀에는 마치 정해진 규칙처럼 점심시간이 가까워지면 어김없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질문이 있다. '오늘 점심 뭐 드세요?'

직장인이라는 모집단이 있다면 오늘은 나를 포함한 우리 팀원 6명의 표본을 두고 직장인 점심 메뉴와 점심시간에 대한 짤막한 관찰 결과를 내 맘대로 공유하고자 한다. 부족한 관찰력 때문에 오해한 부분이 있다면 댓글이나 메신저로 정정 요청해주시길!



오예! 점심시간이다! (출처 : EBS 자이언트 펭 TV)

우선 나의 경우부터 보자면 점심시간에 우리 팀원이 무얼 먹나 관심이 많은 편이다. 나라는 사람은 가족이나 아주 가까운 친구들 말고 주변 사람 일에 참 관심이 없다. 그냥 듣고 본걸 기억하기는 하지만 무얼 하나 어딜 가나 애써 관심을 두지는 않는데 유독 뭐 먹고 사는지, 그거 한 가지는 궁금하다.

그래서 나의 점심 메뉴를 선택할 때에도 사뭇 진지한 태도로 임한다. '오늘 밥이랑 반찬을 먹었으니까 내일은 간편식을 모레는 오트밀을 글피는 빵을 먹어야지!' 이런 식으로 일주일 동안의 점심메뉴 계획을 세울 만큼. 만약 귀찮음을 떨쳐내고 내일의 점심을 미리 챙길 준비가 되어있다면 아래에 적어놓은 간편 메뉴대로 구성해봐도 괜찮을 것 같다. 실제로 자주 먹고 직접 준비했을 때 그 과정이 간결한 메뉴들만 적어놓았다.



▶직장인 점심 메뉴 추천

1) 밥 없이 안 되는 한식파 : 밥+참치 계란전+어묵조림

밥은 한꺼번에 지은 다음 소분해서 냉동 보관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리고 가능하면 반찬도 미리 만들어놓아야 하니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어도 맛있고 두세 가지만 먹어도 든든한 것이 좋더라. 그러다 보니 단백질 중심에 채소가 곁들여진 참치 계란전, 계란말이, 어묵볶음, 어묵조림 같은 반찬을 준비하게 된다.


2) 간편한 건강식을 원한다면 : 오버 나이트 오트밀(일명 오나오)

오버 나이트 오트밀은 3분 안에 모든 준비가 끝난다. 우유나 두유를 포함한 다양한 동/식물성 음료 중 원하는 것을 골라 오트밀과 섞은 뒤 냉장 보관하다 다음날 아침에 챙겨가기만 하면 되니까 세상 빠르고 편하다. 부재료도 원하는 종류로 양껏 넣으면 된다. 내가 추천하는 토핑은 꿀, 시나몬 가루, 치아시드, 견과류, 건과일이다. 여기에 좀 더 되직한 식감을 원한다면 음료의 양을 반으로 줄이고 그 대신 떠먹는 요거트를 넣으면 된다.


3) 여유로운 주말 브런치 느낌 : 프렌치토스트 샌드위치

계란 물에 적셔 구운 식빵 2장 사이에 구운 햄과 치즈를 넣고 가볍게 눌러주면 끝난다. 우유식빵, 잡곡식빵, 브리오슈, 깜빠뉴 등 어떠한 빵이던 평평하고 넓적한 모양이면 된다. 출근하는 날 아침에 만들면 더 좋겠지만 나는 주로 전날 밤에 미리 만들어 냉장 보관하다가 다음날 먹기 전에 다시 데워먹는다. 따뜻한 프렌치토스트 샌드위치에 취향 따라 머스터드나 케첩까지 곁들이면 연차 없이 누릴 수 있는 여유로운 브런치가 완성된다.



이런 점심시간은 지양하자! (출처 : 실어증입니다, 일하기 싫어증/양경수 작가)

이제 우리 팀원들의 가지각색 점심 풍경을 공유해보려 한다. 아마 어느 회사 어느 팀에나 우리와 비슷한 모습으로 점심시간을 맞이하는 직장인이 있을 거라 예상하며!


조이 / 다양한 메뉴를 두루두루 섭렵하는 편이다. 다이어트식부터 백반, 라면, 샌드위치, 샐러드, 짬뽕 등 떠오르는 메뉴를 전부 나열하기 힘들 정도. 배달음식부터 포장, 새벽 배송 서비스, 집에서 싸온 도시락까지 그 형태도 제일 다양하다. 점심시간에는 주로 같이 사담을 나누고 핸드폰을 하며 휴식을 취하지만 가끔 넷플릭스와 함께하는 혼점을 즐기기도 한다.

비비안 / 점심 메뉴나 음식에 관심이 없는 편이다. 어림잡아 세어봐도 점심을 거르는 날이 절반을 넘고 주식으로 '아이스 녹차 라떼'를 마신다. 그래도 최근 운동을 시작한 후로 건강한 다이어트식을 조금씩 챙겨 먹는다. 비비안의 점심시간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지는데 마음이 편할 땐 온전히 쉬거나 이야기에 적극 참여하고, 분주할 땐 사무실 책상에 앉아 시간을 보낸다. 책상에서 무얼 하든 자유니까 상관하지 않는 것이 기본 매너!

레지나 / 점심 메뉴에 편차가 큰 편이다. 모든 팀원이 메뉴만 보고도 저녁 약속이 있는지 없는지 맞출 수 있다. 약속이 있는 날에는 닭가슴살, 감자, 계란 이런 음식으로 소식하고 그렇지 않은 날에는 집에서 싸온 도시락, 분식, 빵 등으로 든든하게 먹는다. 자유로운 점심시간을 추구하는 레지나는 팀원들과 같이 시간을 보내다가 자리로 돌아가기도, 외출을 하시고, 개인 업무를 하며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브린 / 집에서 준비해온 도시락에 컵라면을 자주 추가해서 먹는다. 점심 메뉴나 양과 상관없이 컵라면을 먹는 건 국물이 없으면 밥이 잘 안 넘어가기 때문이라고. 브린은 점심시간 중 식사가 끝나면 어김없이 바로 일어나 하고 싶은걸 하면서 자유시간을 보내는 스타일이다.

보노 / 편의점 선호도가 높은 편인데 요즘 워낙 다양한 종류의 신제품이 쏟아지다 보니 처음 보는 음식들도 종종 보인다. 샐러드, 샌드위치, 컵라면 등 선택하는 메뉴는 다양한데 구성은 항상 간단하다. 점심을 먹다가도 안 먹고 자리에 있다가도 없는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는 스타일.



외식이 그립지만 조금만 더 참아보자! (출처 : 네모네모 스펀지밥)

점심시간이면 가끔씩 밖에서 사 먹는 재미가 쏠쏠했다. 바깥공기를 쐬며 오고 가는 길도 즐거웠고 회사 주변 맛집이나 쇼핑몰에 입점된 식당을 한 곳씩 가보는 일도 참 설렜다. 이런 즐거움은 당분간 아니 조금만 더 미뤄두고 내일도 사무실에서 먹을 맛난 점심을 부지런히 챙겨 와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어느 날 갑자기 영어 닉네임이 생겼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