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구독자가 생긴 날, 250828

나도 구독자가 있다

by 정경진

나는 글을 쓸 때 빈 워드 문서에 타이핑하고 옮기는데 오늘은 바로 여기에 타이핑한다.

왜냐하면 첫 구독자가 발생했다. 오다 주워도 기쁜데 찾아와 주셔서 구독 신청해주셨다.

원시인이 캄캄한 동굴에 본인들이 생활하는 모습을 그린 암각화를 그리듯 나도 그렇게 나의 삶을 옮겼다. 누가 봐줄지도 모르고 좁은 내 시야로 보는 삶을 바라봐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이 참 신기하다.

생각같아선 가까운 곳에 사시는 분이라면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밥 한그릇 사고 싶다.(제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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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면 2025-2026년 새학기가 시작된다. 축구를 좋아하면 epl(영국프리미어리그)에 보면 2025-2026이라는 숫자가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지금에는 이해가 된다. 9월에 시작하여 5월에 끝내는 1년 과정을 이제 다음주 월요일(9월01일) 시작된다. 입학식에 축사를 부탁받았다. 단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한국어로 1분의 시간동안 신입생들에게 축하의 말을 전하란다.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어를 가르치는 000입니다. 000학교에 입학하신 여러분들을 축하드립니다. 4년의 시간동안 좋은 친구와 선후배를 만나 인생의 귀인들을 만나길 바랍니다. 여러분 또한 그들에게 좋은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또한 좋은 교수님들을 통해 지식을 배워 인생의 가치를 깨닫는 4년이 되길 바랍니다. 다시 한번 입학을 축하합니다" 라고 전할 예정이지만 내 입이 엉뚱한 말을 자주하기에 외우고, 연습해야겠다.

한국에 있는 아들 녀석이 연락이 왔다. 등록금 송금해달라고.. 아하~그동안 받았던 국가장학금의 혜택을 받지 못할 정도의 성적을 받았다는 것이다. 바로 성적증명서 보내라고 했더니 얼마 안되어 성적표가 날라왔다. 오와우~기대없이 봤는데 f만 없을뿐 다 그 주변에 멤도는 성적들이다.

그저 학교를 다닌 것이다. 나름 노력했다고 하는데 성적은 그렇지 않았다. 여러 생각이 들었다. 공부에 흥미가 없다면 학교를 그만두고 다른 미래를 준비하는 것도, 군대를 가는 것도....카톡을 통해 그런 메세지를 남겼다. 그러고는 응답이 없다. 내 호된 메세지에 상처를 받았는지..걱정이 된다.

그냥 달라는대로 송금할 것을..


하루가 지난 지금도 "열심히 할게요"라는 말이 듣고 싶은데 아무 대답이 없다. 이미 등록금은 냈다.

통장이 "텅" 비었다. 그래도 부모의 최소한의 도리를 해외에서 하고있다. 경쟁이 없는 해외학교에서 행복하게 다니다가 한국 그것도, in 서울 경쟁에서 쟁취한 동기들과 함께 공부하는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격차가 난다는 것과 그 환경에 밀어넣은 내가 미안했다.

고시원 좁은 방에서 하루 한끼 라면으로 버티고 있는 아들에게 한 끼 식사비를 송금했다. "오늘은 라면 먹지말고 제대로 된 식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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