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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너의 시간을 충분히 즐기지 못해?-링컨센터 재즈바

다때리치고 뉴욕으로30

by 덴부와 셜리
왜 너의 시간을 즐기지 못해? 즐길 수 있을 때 충분히 즐겨. 개망나니가 된 듯 여유 부리며 놀아도 되는 데 말이야.



링컨센터에 자메이카 재즈 공연을 예약했다. 공연이라기보다는 술집을 예약한 표현이 맞다. 인터넷에서 뉴욕재즈 검색해서 예매하면 된다. 이 바는 술집이라기 보다는 정말 으음...우리의 허영심을 충족해주는 멋진 재즈바이다. 공연장같은 느낌이지만 재즈바라는 자유로움을 겸비하고 있다.


바 이름은 Dizzy’s Club이다. 맨하튼 야경을 배경으로 멋진 뮤지션을 볼 수 있다.


링컨센터 재즈바는 바로 센트럴파크에 있다. 66st - lincoln center에 내리면 된다. 처음엔 구글맵이 59st-Columbus circle에 내리라 했는데 말 안 듣기 잘했다. 지하철 표시를 보니 링컨센터는 66번가ㅡ남쪽 센트럴파크 바로 앞에 있다.


재즈 공연은 다채로웠다. 전형적인 서남부 아프리카의 민속 머리를 하고- 레게 머리를 하는 뮤지션과 백인 아티스트들이 섞여 있다. 아마 첫 곡은 자메이카 애국가인 듯했다.



공연은 흥겨워져 가고 있다. 멋졌다. 그러나 난 숙소가 멀다. 여기서 지하철 타고, 또 기차 타야 한다. 그리고 한 20분을 걸어야 한다. 여기 공연은 9시 30분 공연이다. 정말 문을 9시 30분에 열어서 입장시켰다. 나는 바 쪽으로 예약해서 와인을 시켰다.


그러나 좀 늦게 공연이 시작됐다.


물론 뉴욕 지하철-기차는 밤새 운행한다. 막차 없다. 그러나 12시 전까지 가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계속 시계를 보았다. 지하철 10분 + 지하철과 기차 대기 시간 10분 + 기차 40분 + 걷은 시간 20분.. 이렇게 머릿속으로 계속 생각을 했다. 또 시계를 보았다.



바에서 옆에 아르헨티나 총각이 혼자 왔다. 나보고 하는 말


“ 왜 즐기지 않고 시계만 보세요.. 자 이 디저트 음식 맛있는 데 같이 먹어요"


인디오 피가 있나? 선뜻 자기가 먹던 디저트 음식을 나눠 먹자는 거다. 피칸파이와 자메이카 재즈. 뉴욕의 밤. 이렇게 난 시간을 즐기는 법을 배웠다.


물론 나는 이 총 각하고 몇 마디 대화를 나누긴 했다. 그렇다고 난 여행지에서 낯선 사람과 대화법을 모른다. 쑥스러움과 무서움, 낯섦 때문이다. 영화처럼 몇 마디 나누고 친구가 되고 서로 집에 방문하고 비즈니스까지 되는 그런 것은 별로 기대를 안 하는 편이다.


아.. 난 내게 주어짐 시간과 공감을 감사하고 즐기지 못한 거다. 늦으면 어때. 기차는 있어. 24시간 운영되는 데


안절부절못하는 내가 창피했다. 밤늦은 뉴욕 지하철. 난 조커 같은 인간들이 활개 칠 줄 알았다. 그러나 세계 제1도시는 그렇지 않다. 밤 12시가 넘어도 관광객은 가득하고, 퇴근하는 직장인들이 있을 뿐이다. 조커는 없군요.. 그래도 한 시간 즐겼다. 입장료에 술값에 너무 비싼 돈을 냈나.


아니다. 충분히 얻었다. 아르헨티나 인디오 피가 흐르는 그 청년에게 배웠으니까


“네 시간을 즐겨라. 재즈를 들어라 “



물론 나는 신데렐라처럼 벌떡 일어나 집으로 갔다. 동네 기차역에서 또 20분 걸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밤 12시 넘어 기차에서 내렸다. 동내는 조용했다. 잠 못 이루는 할아버지가 개랑 산책하는 분을 두 분이나 계셨다. 안심이 됐다. 밤거리가 걱정돼서 빠른 걸음으로 집에 갔다. 물론 이 동네는 안전하니까.


뉴욕의 시간은 그렇게 흘러간다


나의 시간도 그렇게 흘러간다. 흘러가는 시간을 붙잡으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충분히 즐기는 것이 삶에서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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