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때리치고 뉴욕으로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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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는..
내가 여기까지 와서 스타벅스야 했는 데...그것도 마트 안 구석에 허름하게 있는 스타벅스를 마셨다. 너무 맛있어서 눈물이 났다. 집에 들고 와 홀푸드마켓에 산 비스코티하고 스타벅스는 감동이다. 몸살 중에 먹었는 데 너무 맛있어서 힐링이 되었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아메리카노 하고 "블랙"이라고 하면 편하다. 자꾸 설탕 넣을 거니 우유는 안 넣니? 물어보니 귀찮다. 그리고 영어 닉네임 꼭 하나 쉬운걸로 만들어야 한다. 시내에서는 사람이 많은 데, 이름을 불러주면서 커피를 제공한다.
두번째는...
딱 양쪽의 꼬리를 잡고 있는 모습이 스타벅스의 로고와 같다.
사이렌은 인어공주이기도 하고, 바다의 요정이기도 하고 그렇다. 하지만 그렇게만은 이쁜 상징물은 아니다. 잔인하고 무섭다.
왜냐면 사이렌은 바다에서 감미로운 노래를 불러 뱃사람을 유혹하고, 뱃사람들은 그 유혹을 참지 못해 바다로 뛰어든다고 한다. 결국 죽음을 맞이 한다.
이 말에 교훈은 뭘까? 얕은 바다여도 암초들이 있어서 배가 부서질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것도 있고, 감미로운 노래와 사이렌의 몸매에 유혹당하지 말라는 뜻도 있는 것일까?
그래서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 나와있다. 사이렌의 유혹을 이기기 위해, 그 노래를 듣지 않기 위해 귀를 밀랍으로 발라버린다. 또는 노래를 듣고 바다에 빠지지 않도록 꽉 자신의 몸을 기둥에 묶어 버린다.
그렇다.
1. 그래서 유혹에 넘어가지 않으려면 기본적인 육체의 건강을 가꾸어야 한다.
2. 유혹을 멀리해야 한다.
3. 그러기 위해서는 유혹할 만한 사람, 환경에서 늘 멀리 있어야 한다.
4. 그래서 귀신이 드글거리는 듯한 장소나 사람을 만나면 안 되는 것이다.
5. 그래서 반대로 정신을 항상 맑고 향기롭게 가꾸어야 한다.
물론... 작정하고 유혹하는 데 안 넘어갈 수 있겠어. 오늘만 사는 삶인데..
글쎄. 단, 뉴욕은 날 유혹한 게 아니다.
그냥 내 자의식으로 내가 모든 걸 때리치고 간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