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때리치고 TOKYO06
긴자에서 조금 걸어가면 옛날 수산시장 터가 있다. 거기에 회나 초밥, 참치덮밥 등을 판다.
그렇게 일본을 가끔 갔어도 난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은 수산시장을 옮겼지만 횟집은 그대로 남아 있다.
가다 보면 전광판으로 큰 간판이 보이는 집이 있다. 사장님 얼굴이 크게 그려져 있다. 좋네.. 얼굴이
그 사장님이 1월 1일 참치 경매 때 늘 최고가로 입찰을 건다. 그냥 허세로 억 단위로 부르는 거다. 몇 천만 원짜리 참치를 억 단위로 부른다. 새해에 돈 복이 와달라고 통 크게 부르는 것이다. 한때는 34억 원 정도 최고가로 불렀다고 한다. 그럼 뉴스에서 난리이기도 하고, 긴자의 고급 스시집에서는 새해 그 집에서 제공한 참치로 스시를 또 제공한다. 그러면서 여기저기 새해에 그 참치집은 이슈화된다. 첫날 스시는 또 상당히 고가로 팔린다.
역시 돈은 써야 돈이 들어오는 것인가? 그래야 돈복이 들어오나..
간판 속에 사진을 보면서 나도 저 사장님과 사진을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괜히 돈복이 들어오지 않을까? 하는 희망 이런 거 있지 않나? 그래서 저 집에 가봐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혹시 포스터에 또 저 사장님이 나오는 게 있으면 셀카로 내 얼굴과 사장님 얼굴이 나와서 찍어야지
골목기로 들어가 그 사장님 집으로 들어갔다. 헉...
사람들 생각은 똑같았다. 모두 돈복이 들어오게 그 사장님과 사진을 찍고 싶은 것이었다.
입구에 KFC 할아버지처럼 사장님의 모형이 있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사진을 찍고 또 사람들은 SNS에 올리고 또 홍보가 되는구나. 억 단위로 통 크게 참치를 구입하는 것이 그냥 허세가 아니구나.
비즈니스는 남들이 똑같이 생각하는 것을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하는구나. 남들이 요구하는 것, 맨날 보고 맨날 듣는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라"라는 말이 이런 거구나 싶다.
난 월급쟁이를 갖 때려치워서 이런 거 잘 몰랐구나. 오늘도 긴자에서 한 수 배운다. 아리가또.
맛은 어떠냐고?
말해 뭐해. 오이씨데스하지. 맛있지. 싱싱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