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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덴부와 셜리 Apr 07. 2023

돈은 을이 번다.

헤맴 - 건방진, 갑도 아닌것이 갑인척했던 나를 반성하며

(이 글은 얼마전, 사업계획서작성법 관련 책을 한번 써보면서...그 책의 프롤로그이다.)


Prologue


서문


돈은 을이 번다.


돈은 을이 번다. 이걸 언제 생각했을 까?


자주 들었던 말이기도 하지만 피부로 느낀 건 언제였을 까?


아마도 어느 산업분야의 기업 간담회를 열었을 때다. 오래전 일인데 이 간담회에는 고관대작분이 납시었다. 그렇다고 장차관급은 아니었다. 어쨌든 이몽룡으로 예를 들면 머리에 어사화를 쓰신 분이 주재하시는 기업간담회였다.


참가한 사장들은 하나같이 "힘들어 죽겠다"고 했다.

거기에 참가한 기업체는 해당 산업이 어렵고, 앞으로 갈수록 위태위태하다며 정부의 지원책을 마련해달라고 했다. 그리고 지원금도 많이 늘렸으면 한다고 했다.


어사화를 쓴 고관대작은 격려의 말을 하셨다.


그리고는 앞으로 이 분야의 산업전망은 이렇게 될 것이고 저렇게 될 것이라는 예견을 하셨다. 그래서 기업들은 이렇게 가는 게 좋지 않을 까 하는 말씀을 하셨다. 기업의 이야기를 듣는 거보다 거의 혼자 말을 다했다.


그당시 나는 간담회를 준비하느라 커피와 음료, 명찰, 발언 순서 등을 챙기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리고 나는 이 간담회의 "하청기업"이니 맨 구석에 앉아야 했다. 나는 아마 갑도 을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사람취급을 계약 순서대로  "갑을병정 무기경신 임계" 순서를 정한다면 그때 내가 느끼는 위치는 임 또는 계 정도 되려나. 을과 병까지는 내 위치가 아니었다. 그때는 그랬다. 지금은 모르지만…


그 당시 행사가 끝나면 다음 날 한 시간 정도는 전화로 "그 따위로 준비할래. 결과보고서가 이게 뭐냐"로 마라맛 호통을 중간간부인 갑에게 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어쨌든 기업가의 간담회가 끝났다. 훈화말씀 같았다.


끝나고 자리 정리하니 높으신 분들과 양옆에 수행원들은 지하철을 타고 갔는지 떠났다. 나와 스텝들은 행사장을 치우고 자료들과 명찰, 남은 간식들을 무겁게 들고 주차장으로 갔었다. 그때 본 광경이 있었다. 바로 고급차 행렬이었다.


힘들다는 기업가들은 모두 G바겐, TT, GT를 몰고 각 자 주차장을 빠져 나갔다. 벤츠, 아우디, 베엠베 차들이었다.


그렇게 힘들다는 기업가들은 벤츠를 탔고,  "우리가 힘써 볼 테니 기업가들은 잘 하라"라고 덕담을 주신 양반들은 모두 지하철을 타고 갔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는 것은 물론 청렴한 공무원의 상징일 수 있다. 그리고  국가 산업을 위해 애쓴 고관대작과 이방, 서리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는 순간이기도 하다.


 그러나 간담회에서 "고개를 조아렸던"(물론 이것은 은어적 표현이다.) 기업가들은 모두 고급차를 타고 갔다. 그때 알았다 .아.... 돈은 을이 번다.



을의 자세에 대해 많이 배웠다. 나는 갑을병도 안되는 회사에 다니면서 갑인척했던 내 자세가 심각하게 부끄러웠다.


경청하는 자세, 겸소한 자세, 인정해주는 자세, 리스펙트해주는 자세가 을이었다.

그러나 실속은 을이었다.


비굴한 것이 아니라 실속을 챙기되, 상대방을 존중하는 자세가 사업가의 마인드일까?

어릴 때 그렇게 비추었다. 어린것도 아니지 뭐...


어쨌든



돈은 을이 번다.


 을의 자세는 비굴하거나 눈치 보는 서열이 아니다.


기획을 하고 좋은 서비스를 하는 사람이다.


을은 좋은 서비스와 좋은 제품으로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결국 돈을 버는 사람은 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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