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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덴부와 셜리 Jun 27. 2022

월급쟁이 최적화 방법 그리고 회사원 상처에는 아까징끼

다 때려치고 뉴욕으로 03

두통 치통 생리통엔 아까징끼!!


벌써 오래된 유머이다. 예전에는 한국 구어체에는 일본어가 많았다. 아프면 복숭아 간소메(통조림)이고 긴 손톱에는 쓰메끼리(손톱깎기)이다. 1945년 한국이 독립을 해도 그렇게 식민지 잔재는 3대가 간다.



아까징끼는 요오드로 만든 상처 소독용 약이다. 일명 빨간약이라고 하는 데, 요즘에 약간 누런색으로 바뀌었다.


대학 때 그냥 술자리에서 함께 의미해서 외치는 말이었다. 그만큼 무대뽀 정신으로 하자는 뜻도 있었다. 정확한 처방이나 디테일한 것은 없다.


브런치 맞춤법에도 자꾸 “머큐로크롬”으로 바꾸라 한다. 무대뽀도 막무가내로 바꾸라고 하지만 말 맛이 안나는 관계로 그냥 쓴다.


직장생활도 그렇게 하지 않았나? 상처받으면 그냥 정확한 진단 없이 아까징끼로 대응한 것 같다.


그래서 아까징끼로 대응하면서 직장 생활을 잘 보냈다.팀원들과 늘 즐거웠고, 파트너 협력사도 잘 대해주었다. 보고서도 잘 쓰는 편이라서 직원들하고 즐겁게 썼다. 새로운 기획일을 좋아해서 팀원들이 버거워했지만 즐거웠다.



사실 수다스럽고 잘난  잘하는 나는 월급쟁이로 최적화되어 변신했다.


월급쟁이 최적화 변신 요건 대방출!!


윗사람과 술자리에서는 절대 말하지 말 것, 불만도 말하지 말 것 - 리액션만 할 것


회식자리에서는 늘 구석에 앉을 것,


윗사람과 동행할 때는 반 보 뒷걸음으로 걸어갈 것


소주잔을 마주칠 때는 내 잔을 1.52센티정도 낮출 것


엘리베이터는 항상 늦게 탈 것


윗사람의 지적질에는 늘 수첩에 경청하며 메모하고 반론을 제기하지 말 것


이런 비법들을 깨우치며 즐겁게 직장생활을 했다.

그러나 어느 날 제때 치료하지 못해 몸에 얼마나 흉이 졌는 가? 한번 나를 돌아보았다.


이런 … 몰랐다. 이렇게 흉터가 많은 


뒷머리는 아직도 많이 부어올랐다. 뒤통수를 너무 많이 맞았기 때문이다. 특히 직접 오는 게 아니라 쓰리쿠션으로 와서 어떻게 맞았는지도 모른다.


발등은 흉터가 선명하다. 도끼에 찍힌 적이 많아서 세로로 길게 나있다.

코도 무너졌다.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질 정도로 덫이 많았다.

몸에 바늘로 대충 꿰맨 적도 많다. 늘 힘든 프로젝트를 등따고 목 졸리고 배 째서 진행을 해서 완수를 잘 해왔기 때문이다.

무너진 코도 베어갔다. 훌륭한 실적은 눈뜨고 코 베어 가듯 낚아채가기 때문이다.

간과 쓸개는 내꺼를 안 쓰고 인공- 기계부품이다. 내 간과 쓸개는 이미 회사에 갖다 바쳤기 때문이다.


나의 흉터를 어느 날 보고 사랑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러기 위해서 브런치에 블로그를 쓰기로 했다. 위로일까?

흉터를 위해 나는 비타민을 먹었다. 그리고 요가를 다니고 헬스를 시작했다.

담배를 끊었다. (술은 아직…)

매일 1시간씩 걸었다. 술 취한 날에는 집에 걸어가는 한이 있어도 1시간 걸었다.


어느 날 문득 밤하늘을 보았다.


내 인생에서 기억나는 장면은 무엇 무엇인가?

싫고 울었던 것 말고

그냥 명징하게 기억나는 것은 무엇일까?


그래 거기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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