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덴부와 셜리 Jun 29. 2022

당신의 화양연화는 언제인가? 기억이 날 뉴욕으로

다 때려치고 뉴욕으로 04

뉴욕이었다.

나의 청춘, 20대 때 기억나는 장면들 중 하나는 뉴욕이었다.


슬프고 가슴 아픈 것들을 제외하고 어떤 사진 이미지 같은 장면을 떠올려 보시라.

좋은 기억이나 설레는 추억이 있다면 지금 그곳으로 다시 가보는 것은 어떨까.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 가장 꽃 같은 시기는 언제였을 까요?

당신의 화양연화는 언제였나요?


화양연화 같은 시절은 아니지만 나의 20대에 생각나는 이미지는 군산 그리고 뉴욕이었다.


군산의 여름. 넓은 논이 있었고 쨍쨍한 태양, 풀벌레의 울음소리들이 생각났다. 그것은 고요함과 아늑함, 묘한 평화로움이 느껴진 장면들이다.

왜 군산에 갔냐고? 그때는 한국이 약소국이라 미군들의 범죄나 살인에 대한 처분이 관대했다. 미군에 의해 한국사람이 죽어도 말 한마디 못했다. 그때 그런 유사범죄가 있어서 미군이 있는 곳에 항의하러 갔다.

아니 한국인이 멀쩡히 길을 가다 미군에 의해 맞아 죽었는 데 어디 하소연도 못하면 그게 20대 청춘인가? 당연히 항의해야지. 동참했다.

그러나 그때는 항의하는 것 자체가 대학생들에게는 구속감이었다. 결말은 어떻게 됐더라?


두 번째 기억은 뉴욕이었다.

29살. JFK공항버스 주차장이 생각났다. 무작정 갔던 뉴욕공항에서 담배만 한 10가치 피웠나.. 너무 무작정 가서 공항에서 어떻게 중심가까지 가야 하는 지를 몰랐다. 그 생각을 못한 거다.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하는지 몰라서 한참을 앉아 있었다. 그때 무심코 봤던 버스들이 기억난다. 담배를 안 피웠는 데, 너무 답답해서 담배를 사서 피웠다. 어떻게 담배를 살 줄 알았지?  그것도 미스터리 하네.



그냥 이 두장의 사진들은 그저 내 머릿속에 잠재되어 있다. 아름다운 논산과 황량한 뉴욕공항의 버스 대기 주차장.

사실 그때 마음속에 걱정과 두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아무런 일도 신기하게 일어나지 않았다.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즐거웠고 가슴 벅찼고 자부심이 생겨났다.


그렇다. 걱정할 필요는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왜 그렇게 걱정만 하고 살았는지 … 이제까지.






매거진의 이전글 월급쟁이 최적화 방법 그리고 회사원 상처에는 아까징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