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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덴부와 셜리 Jul 05. 2022

뉴욕 시내로 이동 - 안풀리는것은 사고예방의 징조

다 때려치고 뉴욕으로06


뉴욕에 드디어 혼자 있다. 집주인의 가족들은 모두 한국으로 갔다.  집을 관리하며 혼자 지내는 것이다.


아침에 베이글 먹으러 혼자 가보았다. 아침에 크림치즈가 듬뿍 처발린 베이글을 먹었다. 너무 많이 급히 먹었다.  베이글이  동안 지우개맛인줄 알았다. 너무 질기고 너무 퍽퍽했다. 그러나 동네 베이글가게에서 직접 구운 빵은 굉장히 부드러웠다. 크림치즈 역시 크림 같아서 먹다가 뚝뚝 흐를정도 였다. 내가 아는 크림치즈는 오로지 필라델피아 크림치즈  종류만 있는  아니었구나. 게걸스럽게  먹었다. 그런데  없이 다니기에는 생각보다 멀었다. 금방 더워졌다.



가는 김에 반대방향으로 마트에 들렸다. 우유와 치즈, 햄을 좀 사두었다. 닭가슴살 사고 혹시 모를 간식, 맥주도 샀다. 그걸 또 어깨에 메고 집까지 걸어갔다. 걸어갈 만 했다. 집에 도착해서 너무 더우니 방금 마트에서 산 저지방 우유를 벌컥벌컥 마셨다. 나는 보통 한국에서 서울우유나 상하우유 저지방을 먹는 다. 우유가 소화가 안되니 보통 저지방을 먹는 다. 그렇게 정신을 차리고, 집을 간단히 치우고 누워있었다. 이것만으로 오늘 일정이 끝이다.힘들다.


누워있다가 그래도 첫날이니 뉴욕 시내로 나가보는  낫지 않을 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갈까 말까하니 오후2. 해가  뜨겁지 않겠거니 하고 그럼 간단히 타임스퀘어 구경만 하고 오기로 했다. 우리 동네는 펜스테이션까지 직통으로 연결되어 있다. 거기서 그냥 걸어가면 대충 나올  같다. 목표를 타임즈스퀘어 지나서 센트럴파크 입구만 찍고 다시 오는 일정을 잡았다. 그러고는 집을 나왔다. 집에서 기차역까지 20분을 걸어가야 한다.



징조다. 위험한 징조다.


마치 나의 위장과 대장에 쥐들이 산다면 위험을 직감하고 뛰어내렸을 것이다. 옛날 배들이 위험에 처하면 쥐들이 중간에 들리는 선박장소에 모두들 “하선한다고 하지 않았나.


살짝 배가 아팠다. 분명 저지방 우유를 먹었는  말이다.  이제 생각났다. 배가 잠깐 따끔거렸으나 그냥 무시했다. 왜냐면 기차타러 가는 길은 너무나 멀고 더웠는 , 다시 집으로 돌아가 화장실 가기 귀찮았다. 그리고 잠깐 배가 따끔할 , 괜찮았다.  정도는 괜찮다. 징조를 무시하고 기차역으로 갔다. 너무 더워서 집으로 돌아가기도 애매한 거리까지 걸어왔다. 기차 떠나는 시간을 맞춰서 즐겁게 걸어갔다.


지하철이나 기차에서 자동판매기로 사면 간단하다. 동네에는 보니까 한글 번역도 있다. 왕복으로 살까하다가 10회권으로 샀다. 아니 살려고 했다. 기차 롱아일랜드 꺼하고 뉴욕시내에서 간단히 돌아다니는 메트로 권도 통합해서 된 티켓도 있다. 그거 사야지. 그러고는 카드를 넣었다. 카드는 IP번호를 요구했다. 이건 뭐지? 카드비밀번호를 눌렀다. 아니다. 아니면 카드 뒷면 세자리 수를 눌렀다. 안된다. 뭐지? 할 수 없이 10회권을 사지 말고 왕복티켓을 구매하기로 했다. 현금도 되니까 말이다. 50달라를 넣었다. 자판기는 나의 50달라를 토해 냈다. 50달러는 너무 큰 현찰이라 안 받는 다고 한다. 20달러까지만 받는 다. 아…그냥 돌아가야 하나. 하필 현금은 50달라 지폐만 있다. 돌아가야 하나.  뒤를 돌아보니 내가 자판기 앞에 허둥대다가 결국 기차는 떠났다. 아…기차는 갔구나. 집으로 돌아가기에는 너무 더웠다. 허탕치는 발걸음도 그럴 것 같다. 기분이….


안 풀린다….어찔까..


그때였다. 갑자기 신호가 왔다. ..배가 아프다. 이건 베이글에 처발처발한 크림치즈와 미제 우유의 합작품, 정말 강력한 뱃속에서 강력한 한방을 예고할 최상의 듀오, 크림치즈와 우유..이게 하필 지금 신호가 왔다. 동물적인 신호다. 나는 직감했다. 무조건 뛰었다. 당연히 기차역에는 화장실이 없다. (사실 닫혔다. )  곳은 모르겠고 여기는 없다.  스타벅스로 갔다. 제발 제발 있어다오. 필사적으로 뛰었다. 스타벅스에 들어가서 동물적인 느낌으로 화장실 직진, 다행히 문이 열렸다.


휴 살았다. 사색을 했다, 예전 깐느로 출장을 갔을 때다. 그때도 몰라서 카드회사로 전화를 했었다. 그렇다. IP번호가 생각났다. 번호는 6자리이다. 숫자를 6개 누른다는 것만 생각나고 사실 숫자는 기억이 나지 않았다. 일을 보고 천천히 기차역으로 다시 가서 카드를 넣고 번호를 눌러보았다. 세번 만에 여섯번호를 찾아 낼 수 있었다. 티켓을 사서 이제 20분만 더 기다리면 된다.


 풀리는 것은 사고예방의 징조이다.

사실 좋은 것이다.


내가 만약 표를 기차역에서  방에 샀으면 어떻게 됐을 ? 바로 표를 끊고 바로 시간 맞춰 기차를 탔다면 어땠을 ? 나는 대참사를 기차 안에서 맞이했을 것이다. 뉴욕 여행 첫날 부터 .. 끔찍. 그러나 표를 사는 것부터 버벅됐던 것이 결국 다음 기차를 탔으면 됐을 것이고 화장실도 무난히 갔다와서 상쾌한 마음으로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풀리는 것은 그냥 사고예방의 징조인 것이다. 다행으로 생각했다.  되는 ,  풀리는  모든 것이 감사했다.


기차를 탔다. 여기는 옛날 서울역처럼 직원이 돌아다니며 표를 일일이 검수하고 확인한 표를 스탬플러같은 것으로 찍는 다. 우리 처럼 모든 것을 기계로 바꾸지 않는 다. 물론 앱으로도 표를 살 수 있고, 검수자도 핸드폰을 보고 확인해 준다. 나 역시 편안하게 앉아 표를 보여주었다.


그러고는 뒤를 돌아보았다. 내가 타는 롱아일랜드 기차는 안에 화장실이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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