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TAYHANZ Aug 30. 2016

표현 (Expression)

내가 하는 표현들은 나를 표현하지 못한다.

많은 표현을 하며 살아간다. 


순간의 느낌을 말로 포장하여 전달하기도 하고, 

두 눈에 새겨진 이 모습을 정방형 사각 프레임에 담아 보여주기도 하며, 

아리는 심장의 고통을 영원히 남을 글로 새기기도 한다. 


찰나 스쳐 지나가는 감정 하나 놓치지 않으려 깊은 두 눈에 푹 빠져 고백을 하고, 

기억의 잔상을 더욱 선명하기 남기기 위하여 초점도 맞지 않는 셔터를 눌려대며, 

터질 것 같이 벅찬 가슴을 움켜잡으며 흰 종이 위에 번지는 검은 잉크에 우리를 그린다.


하지만 정성껏 고이 접어 시냇가 곁에서 띄워 보낸 언어적 유희는 누구를 향하는지 그 방향조차 알 길이 없고,

무광의 빛바랜 흑백사진은 음화에 빛을 너무 많이 쬐여 쨍한 날 태양을 두 눈으로 바라본 듯 온통 하얗기만 하며,

습자지에 남긴 긁적임은 흘린 눈물에 번져 도저히 무엇을 전하고 싶었는지 알 길이 없다.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무엇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일까......

무엇을 남기고 싶었던 것일까......


내가 하는 표현들은 나를 표현하지 못한다.

얼마나 많은 표현이 과연 진실로 나를 표현할 수 있을까.

나를 표현하지 못하는 표현들로 나를 이해해 달라고 때를 쓴다.


그렇게 많은 표현을 하며 살아간다.




언제쯤 모든 표현들이 진실로 나일 수 있을까?

진실된 표현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할까?

멈추지 않는 노력은 결과를 가져다 주리라 믿는다.

언젠간 나의 마음이 일각의 왜곡 없이 온전히 전해질 수 있을 것이라.

 

작가의 이전글 생존 (Survival)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