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TAYHANZ Aug 29. 2016

생존 (Survival)

야생에서 살아남는 법 or  내가 살아가는 방법

    남극과 관련된 사진 중에 얼음에 뚫린 구멍으로 얼굴만 쏙 내밀고 있는 바다표범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 사진들 속의 주인공은, 몇몇 특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Weddell seal이라고 불리는 해표이다. 동그란 눈망울로 순진해 보이기만 하는 이 해표들이 평균적으로 영하 55도의 극한의 추위와 수 미터 두께의 얼음 밑을 누비는 상위 포식자들로부터 어떻게 스스로를 지킬까 생각해 본다면 아직도 이들이 살아남아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만 하다. 단순히 남아 있는 정도가 아니라 남극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해표이기도 하다. 이들은 다른 포식자들보다 빠르지도 않으며, 날카로운 이빨도 발톱도 가지고 있지 않다. 심지어 물밖를 나오면 배로 기어가거나 뒹굴면서 이동한다. 심지어 성격도 둔해서 사람이 다가가도 낮잠에서 깨어나지 않는 다고 한다. 이런 이들은 도대체 어떻게 혹한의 남극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온몸을 두르고 있는 두꺼운 지방층이 그들을 혹한으로부터 따뜻하게 보호해 준다고 한다면, 포식자들로부터 무슨 수로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것일까? 의외의 방법이 그들이 살아남고 번창할 수 있게 해주었다. 바로 얼음구멍이다. 포유류 기 때문에 그들은 숨을 쉬어야만 한다. 아니 반드시 물 밖으로 나와 한껏 공기를 들이마셔야 익사하지 않는다. 해빙과 바다가 만나는 곳에는 당연히 포식자들이 낚시 줄 끝의 찌를 바라보는 듯이 바닷속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당연히 선호하지는 않는 장소임에 들림이 없다. 그래서 그들은 스스로 얼음구멍을 뚫는다. 남극에서 유일하게 스스로가 숨을 쉴 수 있는 얼음구멍을 뚫을 수 있는 동물이 바로 이들인 것이다. 해빙의 얇은 층을 찾아 이빨을 박고 몸을 빙빙 돌리며 구멍을 뚫고 긴 턱으로 두멍을 갉아내어 숨을 쉴 수 있는 구멍과 자신을 잡아먹으러 오는 포식자들로부터 물 밖으로 피할 수 있는 구멍을 만드는 것이다. 이 얼마나 실용적인 방법인가? 자신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혹독한 자연에서도 두 눈 동그랗게 뜨고 하얀 눈밭을 뒹굴며 유유자적하게 보이는 그들의 모습은 야생의 삶치고 그리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수백 년 수천 년 동안 다듬어진 Weddell seal의 유유자적해 보이기만 하는 생존 방식을 인간이 따라갈 수 없다고 변명하기에는 지난 한 세기 동안 인간이 이운 업적과 발전의 속도가 너무 빨랐고 이를 따라가며 어느덧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기술적 진보에 적응하는 인간이 놀랍기만 하다. 그런에 왜 아직 우리는 자신을 위한 삶의 방식을 찾지 못한 체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느라 모든 에너지를 쏳고 있을까. 우린 지금 어떠한 방법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자비란 없는 혹독한 인간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나만의 생존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과연 스스로를 자본주의의 상위 포식자들로부터 지킬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아니 단 한 번이라도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찾으려 고민해 본 적이 있었던가? 왜 우리는 스스로가 살아남는 생존 방식을 찾지 못하고 있을까? 




    나만의 생존방법을 찾기 위해 스스로를 돌이켜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하는 노력이 절실해지는 오늘이다. 그것이 나만의 생존방법이 아니라 우리의 생존방법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그 간절함이 배가 되는 느낌이다. 혹독한 세상에서 우리만의 방법으로 자연 속에서 뒹굴며 호기심 어린 눈으로 이제껏 보지 못했던 세상을 바라보는 날들을 기다린다. 





작가의 이전글 약속 (Promise)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