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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YHANZ May 23. 2024

양조장을 차릴까 고민하고 있다면...

고민하지 마라. just Do!


draw from the letter of Sol LeWitt to Eva Hesse in 1965 "just Do" in banksy style by DALLE-3



just Do

from the letter of Sol LeWitt to Eva Hesse in 1965






 양조장을 차릴지 말지에 대해 고민을 하는 분들이 주변에 많다. 양조장을 운영하고 있어도 지속적으로 공부를 하기 위해 각종 수업 들을 듣다 보면 만나게 되는 동문들의 고민 중 대다수가 '나도 양조장을 차릴 수 있을까?'이다. 그들이 살아온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어떠한 계기로 술과 만나 한 번 빠지면 해어 나올 수 없는 길 앞에서 고민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다들 '뻔한 길'을 두고 갈지 말지 고민하는 모습에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처음에는 하지 말라고 말렸었다. 아주 적극적으로. 뭐 처음부터 돈으로 발라 각종 장비를 다 갖추고 시작한 양조장이 아니었다 보니 해 뜨지도 않은 새벽녘부터 해 한 번 못 보고 하루 종일 일하고, 어깨가 빠질 것 같은 작업들에 허리 한 번 피면 곡소리가 나오는 날이 하루 이틀이 아니었었다. 잘 만들었다 자만했다 술 한두 통 버리는 건 우스워지며 쌀 수백 킬로를 버리면서도 또 술을 빚어야 했다. 술이 나와서 병에 잔뜩 담아 놓으면 또 팔아야 할 것이 고민이고, 하루 종일 술독 껴안고 밑술 끓어오르는 소리와 그 온기에 평온함을 느끼는 내가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에게 술 좀 마셔보라고 권하고 다니는 것도 고욕이었다. 그리고 못다 팔은 술을 짊어지고 와서 양조장에 홀로 앉아 술잔을 기울이며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양조장을 차리면 뻔한 일이다.


그런데 시간이 점점 지나고 술에 대해 더 많은 것들을 알아나가다 보니 '내가 다른 사람 보고하고 싶은 거 하라 마라 할 수 있는 능력이 되는 사람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게  되었다. 경험과 의견을 공유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상대방의 의사결정 -혹여 인생이 변화할지도 모르는-에 피벗 포인트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오히려 힘들었던 것들을 힘들지 않게 해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하며 일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점점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졌고 상대적으로 해야 하는 것들도 많아지며 술을 만드는 것들 이외에도 양조장을 운영하면서 해야 하는 일들이 늘어나고 그러면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에 힘을 쏟기 시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고민하시지 마시고 작업실이라 생각하시고 일단 시작해 보세요. 다른 사람 도움받지 말고 주류면허도 직접 받아보고 술도 원하는 대로 만들어 팔아보세요."

맨땅에 헤딩으로 양조장을 시작한 지 591일째 되는 날이다. 연애로 치자면 1000일도 안된 아직 눈에 콩깍지도 안 벗겨졌을 시기이다. 시작했을 땐 벌써 월 매출이 1억이 넘었었어야 하지만 현실이 그렇게 녹록지 않다는 것도 알았고 지금 15평 양조장 주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술이 아니라는 것도 배울 수 있었다. 양조장을 차려서 그렇다기보다는 무언가를 도전하고 목표한 것을 실현하려는 노력이 이어진 나날 속에 성장이란 생각지 못한 빵 부스러기를 지나온 길에 뿌려왔음에 따라올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쉬운 길을 내어 줄 수 있다는 것이 기분 좋은 것이 아닐까. 어차피 마녀가 지은 과자집에 모여 달달한 쿠키와 사탕을 안주 삼아 술을 마시고 있을 사람들이 늘어나면 술동무 할 사람이 늘어나 좋은 일 아닌가. 오늘도 나가 빵 부스러기를 뿌리고 다녀야겠다. 






아래는 A letter from Sol LeWitt to Eva Hesse in 1965의 원문


“Dear Eva,


Just stop thinking, worrying, looking over your shoulder, wondering, doubting, fearing, hurting, hoping for some easy way out, struggling, grasping, confusing, itching, scratching, mumbling, bumbling, grumbling, humbling, stumbling, numbling, rambling, gambling, tumbling, scumbling, scrambling, hitching, hatching, bitching, moaning, groaning, honing, boning, horse-shitting, hair-splitting, nit-picking, piss-trickling, nose sticking, ass-gouging, eyeball-poking, finger-pointing, alleyway-sneaking, long waiting, small stepping, evil-eyeing, back-scratching, searching, perching, besmirching, grinding, grinding, grinding away at yourself. 

Stop it and just 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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